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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가까이서 봐야돼!"
2010 경주 술과 떡잔치의 메인행사가 시작되었다. 작년까지만 하여도 미스코리아 경북 선발대회가 열렸는데, 올해부터는 선덕여왕 선발대회가 열린다는 것이다. 작년 한 해동안 MBC에서 방영한 선덕여왕의 인기에 힘입어 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에 어울리는 대회로 탈바꿈 한 것이다. 上편을 아직 읽지 않으신 분은 먼저 보고 오시면 한결 쉽게 이해가 되실 것이다.
2010/04/18 - [가츠의 옛날이야기] - 가츠의 옛날이야기, 술과 떡잔치 上편
"오늘은 프레스증이 없어!"
평소, 군부대 취재나 각종 행사에 가면 미리 정식으로 등록되어 있기 때문에 보다 수월하게 사진촬영 및 인터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냥 아무생각없이 구경 온 거였기 때문에 정식 프레스증이 없었다. 메인 무대 주변에는 이미 통제선이 둘러져있었고, 스태프가 지키고 있었다. 통제선 안에는 각종 방송용 카메라와 스태프 옷을 입은 인원들이 신나게 사진 촬영을 하고 있었다.
"가츠님 반가워요!"
무대 위에서는 선발대회에 참가한 미인 분들이 자신의 끼를 한창 뽐내고 있었다. 망원렌즈가 없었기 때문에 멀리서 찍을 수 밖에 없었다. 부채춤을 추던 그녀가 나를 향해 부채를 펼쳐보이며 마치 오라고 유혹하는 것만 같다. 더이상 멀리서 그녀를 바라볼 수만은 없었다.
"이대로 있을 수만은 없어!"
"나는 기자야! 나는 기자다! 나는 취재하러 온 거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세뇌하며 당당하게 카메라를 들고 통제선 안으로 들어갔다. 괜히 뻘줌해하면 안된다. 마치 취재하러 온 기자인 척 자연스러워야 된다. 얼굴 표정은 개선장군 마냥 당당하였지만 사실 관계자들이 쫓아낼까봐 무척 떨렸다.
다행히 나를 크게 신경쓰지 않는 거 같았다.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방송용 카메라 위치를 확인하고 최대한 걸리지 않게 요리조리 피하며 무대 앞으로 다가갔다.
"오! 잘 보여! 바로 이거야!"
무대 코 앞까지 다가가서 그녀들을 생생하게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가까이서 보니 더욱 예뻤다. 기존의 미인대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물론 외모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는 보다 선덕여왕에 걸맞는 고귀함과 아름다움이 강조되는 대회였다. 어차피 내 눈에는 그저 다 여신같았다.
"심사해야 되는 심사위원들이 정말 대단할 따름이야!"
"그냥 찍을까? 괜히 심사위원한다고 했어!"
각계에서 내노라 하는 심사위원들도 출전한 참가자들을 보며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며 점수를 매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어느새 무대는 절정에 다다랐고, 이제 출전한 참가자들이 팀별로 개인기를 뽐내는 시간이다. 무대에서 들려오는 낯익은 멜로디, 그것은 바로 소녀시대의 노래였다. 곱게 한복을 차려 입은 참가자들은 어느새 깜찍한 소녀시대로 변신하였다. 이미 행사장의 모든 시선은 무대로 집중되었다.
"오 오 오 오빠를 사랑해!"
망원렌즈에 삼각대 또한 없었기에, 동영상 촬영 상태가 매우 안습이다. 볼륨조절하는 버튼 오른편에 있는 숫자를 클릭하여 720p 를 선택하면 그나마 HD급 고화질로 시청할 수 있다.
"헐! 손발이 오그라드는 이 분위기! 어쩔? 그래도 완전 귀여워!"
소녀시대와는 급이 다른 댄스를 보여주었지만 그래도 풋풋함이 느껴지는 무대였다. 사실 무엇을 한들 안 예뻐보이겠는가? 이미 많은 분들이 그녀들의 매력에 푹 빠져있었다.
"늘 오늘만 같아라!"
열심히 촬영하시는 카메라감독은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였다. 멋진 영상을 담기 위해서는 당연한 거 겠지만, 유독 더욱 더 열정적이신 거 같다.
"오 마이 갓! 한쿡 너무 좋아요!"
한편에서는 톰크루즈 닮은 형이 무대를 바라보며 정신을 못차리고 있었다. 역시 그들의 미모 앞에서는 국경도 없었다. 한국의 미가 곧 세계의 미다.
"다음 순서는 멋진 국악연주가 있겠습니다! 모두 큰 박수로 환영해주세요!"
"헐! 그녀들도 바로 참가해도 될 듯!"
초대손님으로 온 국악연주팀도 한결같이 아름다운 외모를 뽐냈다. 전통 음악과 현대 음악이 잘 조화된 멋진 무대였다. 그들의 무대가 끝나고 마지막으로 참가자들과 인터뷰하는 시간이 시작되었다. 사회자들의 질문에 대답을 하는 방식인데, 다행히 세계평화를 지키고 싶다라는 식상한 멘트는 나오지 않았다.
"여왕은 내꺼야!"
다들 마지막 발표만을 초조하게 기다렸다. 얼마나 떨리겠는가? 수많은 관중, 뜨거운 조명, 그동안의 합숙기간, 이 모든 것이 그녀들에게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될 것이다. 마음같아서는 모두 다 선정되었으면 좋겠지만, 선덕여왕, 미실, 천명 이렇게 3명만이 수상의 영광를 맛볼 수 있다.
"두두두두두!"
"제가 당신의 비담이 되어드리겠습니다!"
"..........."
선덕여왕에는 동국대에 재학 중인 이진화양이, 미실은 우혜진양, 천명은 박연주양이 각각 선발되었다. 그렇게 무사히 모든 행사가 끝났다. 행사장을 나서면서 그제서야 한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정작 떡은 구경도 못했어!"
추천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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