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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나이트를 다녀 온 뒤로 허리가 아팠다. 지금까지 허리가 아픈 적이 한번도 없었기에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하다못해 군대에서 완전군장을 메고 매일같이 뛰어다녀도 멀쩡한 허리였는데 말이다.
"이제 나도 늙은건가?"
며칠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하면서 사다 놓은 파스를 붙이고는 버텼다. 그러나 어제 아침에 일어나자 허리의 통증은 최고조에 다다랐다.
"하앍! 살려줘!"
얼굴에 작은 뽀록지가 나도 하루종일 신경쓰이는데, 허리에서 전해지는 욱신한 통증은 쉴 새 없이 나를 괴롭혔다. 그러던 차, 어머니에게서 안부전화가 왔다.
"엄마! 허리 아파!"
"그렇겠지! 너의 나이트 경험담은 이미 블로그로 보았다! 그러길래 좀 작작 쳐놀아! 너 혹시 딴 짓한 거 아냐?"
2010/01/04 - [가츠의 옛날이야기] - 가츠의 옛날이야기, 나이트
"아니라구! 딴 짓했으면 억울하지도 않지! 춤만 췄다구!"
"암튼 빨리 병원가봐! 젊으니깐 금방 나을거야!"
"싫어 싫어! 병원은 무섭다구요!"
그렇게 통화를 끊고, 외출 준비를 서둘렀다. 이상하게 오늘따라 교차로마다 빨간 신호에 걸렸다. 신호대기를 받으며 기다리고 있는데, 휴대폰문자가 왔다.
"가...가야겠다!"
어머니가 보내 주신 문자를 확인하자, 꼭 가야될 것만 같았다. 이때만큼은 나를 키워주신 어머니가 아니라, 한 여자의 진심이 느껴졌다. 충분히 버림받을 수 있을 거 같았다.
마침, 주위를 둘러보니 한의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잽싸게 주차를 하고는 한의원으로 달려갔다. 접수처에는 아리따운 간호사가 해맑은 미소로 나를 반겨주었다.
"지금 진료 가능하죠?"
"어서 오세요! 처음 오셨어요? 어디가 불편하세요?"
"아! 그게 허...허리요!"
"여기에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작성해주세요!"
젊은 남자가 허리 아프다니 말하자니, 왠지 쑥스러웠다. 이내 원장님과 상담을 하고 침을 맞으러 갔다. 그러고보니 한의원은 처음 와봤다. 물론, 침도 처음 맞는 것이다.
"자 여기 올라와서 허리띠 푸시고!"
침구실로 들어가니 따끈따끈한 돌침대가 있었다. 바지도 벗어야 되는건가? 나는 원장님이 시키는 대로 허리띠를 풀고 바지를 벗을려고 하는 찰나,
"바지는 벗지 마시고!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
"하하하"
그렇게 원장님의 정성어린 침, 물리치료, 부황까지 받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원장님은 만족스런 표정을 지으며 허리를 움직여보라고 하였다.
"오옷! 한결 좋아요!"
신기하게도 며칠동안 괴롭혀 오던 통증이 많이 가셨다. 다시 강해진 기분이랄까? 한결 가벼워진 몸으로 한의원을 나왔다. 걱정하시는 어머니께는 침 맞고 많이 좋아졌다며 문자를 보내 드렸다. 겨울날씨는 여전히 추웠지만, 하늘은 푸르기만 하였다.
하지만, 난 남자구실할 때도 없잖아! 어흐흑흑ㅜㅜ
추천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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