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보기
지난 시간에 이어서 계속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지난 편을 안 읽은 분은 먼저 102보충대 上편부터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언제나처럼 시간적 순서에 따라 전개되지 않으며, 그때그때 기억나는 사건을 재구성하여 작성하고 있습니다. 고로 예전 글을 안 읽으시고 바로 보셔도 무방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신 분은 윗부분에 위치한 지난 글보기를 이용해주세요!
정오가 되자, 휴대폰에서 알람이 울린다. 한달 전 입대영장을 받고, 손수 D-Day에 입력해놓았던 축입대가 반짝반짝 거린다.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휴대폰의 전원을 종료하고는 어머니 손에 쥐어주었다.
"여기 내 사진 겁나 많아~! 보고 싶을때 봐~!"
어머니는 나의 휴대폰을 한번 보시더니 쿨하게 핸드백 속으로 던져 넣었다. 아버지의 차량이 102보충대 바로 앞까지 도착하였다. 역시나 정문 앞에서 차량들로 가득 차 있었다. 주자창은 이미 만석이었고, 앞 도로까지 양 옆으로 길게 주차되어 있었다.
평소 시끄러운 곳을 싫어하시는 아버지 성격이라면, 이렇게 붐비는 곳에는 얼씬도 하시지 않을텐데, 아들 군대 간다고 짜증 한번 안내시고, 주차할 곳을 찾아 연신 두리번 거리신다.
주차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차를 세우고, 102보충대로 다시 걸어가고 있었다. 주위에는 나와 같이 부모님, 친지들과 같이 온 청년, 친구들에게 둘려쌓인 청년, 여자친구 손을 꼭 잡고 있는 청년 그리고 외로운 시라소니처럼 혼자 묵묵히 걸어가는 청년 등 많은 사람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본 적도 없고, 살아온 곳도 다르고, 하는 일도 천차만별인 그들과 나의 공통점은 단 하나였다. 오늘부터 민간인이 아니라는 거. 지금까지는 자신을 위해 살아왔다면, 당장 내일부터는 자신이 아닌 조국을 위해 살아야 된다는 거다.
내가 먹고 싶을때 원하는 것을 먹지 못하고, 나라에서 정해진 시간에 주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 음식 뿐만 아니라, 속옷부터 시작해서 신발, 모자, 치약, 칫솔까지 모두 나라에서 주는 것을 사용하여야 한다. 지금은 개성있고 다양한 우리들이 내일부터는 통일된 복장과 행동방식으로 생활하여야 되는 것이다.
"아들 뭐 필요한 거 없어?"
"에이~! 가면 다 줄텐데~!"
"그래도 깔창 같은 거 사갈래? 반창고는?"
"에이~! 어차피 전투화 신으면 물집 다 잡히고 까진데~! 괜찮아~!"
어머니는 뭐가 아쉬운지 계속 상인들이 파는 군용품을 보시며 나에게 물어보셨다. 그러나 튼튼한 손목시계 하나만 있으면 되기에 나는 필요없다고 하였다. 동생이 매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사가지고 왔다. 위 사진은 오마이뉴스의 양동정기자님께서 아드님을 입대시키면서 찍은 사진이다. 내가 입대할 때만 하여도, 엄격한 사진통제 때문에 한 장의 사진도 찍지 못하였지만, 요즘에는 찍을 수 있나보다. 이에 허락을 구하고 공수해온 사진이다.
추운 겨울, 우리 가족은 부대 정문 앞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서 있는데, 정문 앞으로 교관과 조교들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출입문이 개방되더니 입영 병사와 가족들을 안내하기 시작하였다. 그들의 모습은 모터쇼의 레이싱걸들 만큼이나 친절하고 멋있었다.
"입영 장정들과 가족들은 입장해주십시오~!"
교관과 조교들은 간결하고 절도있는 목소리로 좌중을 압도하였다. 그곳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은 교관의 목소리에 따라 조용히 입영행사장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우리도 그들과 함께 정문을 통과하였다. 102보충대 정문을 통과하는 순간, 심장이 두근거렸다.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었어~!"
의외로 부대안의 전경은 평화로웠다. 드넓은 연병장과 규격화되어있는 건물들, 잘 정리정돈되어있는 나무와 화단, 내가 생각하던 군대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 비록 3박 4일동안 잠시 머무는 곳이지만,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다. 그때까지는.....
부내내 길을 따라 얼마나 올라갔을까? 앞쪽에 스탠드가 보이기 시작하였고, 경쾌한 음악이 흘러 나오고 있었다.
그 곳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가운데 행사장에는 군악대 장병들이 우리들의 위해 공연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경쾌한 연주도 나에게는 슬프디 슬픈 멜로디처럼 들려왔다. 스탠드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한계단 밑에 부모님이 앉아 있었고, 나와 동생은 바로 뒷편에 앉았다.
"민아 형 덕분에 미리 체험도 하고 좋겠네~! ㅋㅋ"
"하하 이런거 별로 체험하고 싶지 않아~! ㅋㅋ"
평소 괴롭히기만 하던 형이 떠난다고 좋아라 하던 동생도 막상 헤어짐의 시간이 임박해오자 긴장하였나보다. 나를 바라보는 그 눈빛... 지금도 지워지지가 않는다. 그래 지금이 아니면 또 언제 나를 불쌍한 눈빛으로 보겠니~! 만끽해라~! ㅋㅋㅋ
사람들이 다 모이자, 군악대의 연주가 중단되었고, 중앙 단상에 교관과 조교들이 올라왔다. 중앙에는 간부들이 있었고, 그 양 옆으로 길게 조교들이 도열하였다. 삐까번쩍 빛나는 조교모, 화려한 휘장과 복장으로 하여금, 연신 눈부셨다. 그들의 등장으로 장내는 일순 적막감이 흘렀고, 곧 간부 한분께서 마이크를 잡으셨다.
"반갑습니다. 소령 아무개입니다. 추운 날씨에 먼 곳까지 와주신 가족 친지분들과 지인들께 감사드립니다. 입대장정들은 이곳에서 3박 4일간 머물며, 기초 보급품과 훈련소를 배정받게 될 것 입니다. 솰랴솰랴~!"
102보충대에서는 하는 일이 딱히 없다. 그냥 머물면서, 군복과 전투모, 세면백등 간단한 보급품을 지급받고, 기수에 따라 필요한 특기병들을 차출한다. 간부는 간략한 소개와 앞으로 입영 장정들이 생활하게 되는 것들을 알려 주고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쥐 죽은듯이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경청하고 있었다.
그리고, 여성 간부가 올라오더니 육군에 관련된 정보를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평소때 같으면, 빨리 좀 끝나라~! 라고 생각 하겠지만, 지금만큼은 영원히 말하였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어김없이 앞에 있는 간부도 모든 멘트를 마치고 인사를 하고 내려갔다. 그 순간, 옆에 있던 군악대가 장엄하고도 엄숙한 연주를 시작하였다. 그들이 연주하는 곡은 이등병의 편지~♪
순간 장내는 술렁이기 시작하였고, 단상에 올라온 간부가 마이크를 쥐고 말하였다.
"입영장정들은 모두 내려와서 체육관으로 이동해주십시오~!"
간부의 멘트가 끝나자, 도열해있던 조교들이 양 옆으로 갈라지더니 체육관으로 가는 길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하나둘씩 내려오는 장정들, 아마 그들은 혼자 온 사람들인가보다. 작별인사를 할 상대가 없으니 바로바로 내려와서 체육관으로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나도 엉거주춤 일어나서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내려 갈려고 하였다. 그런데 어머니는 나를 보지도 못하시고 펑펑 눈물을 쏟아내시는 것이 아닌가?
나는 어머니가 그렇게 우시는 것을 태어나서 처음봤다. 4형제중에 혼자 여자인 어머니는 어릴때부터 오빠들과 남동생 사이에서 선머슴처럼 강하게 자라오셨다. 24살의 어린 나이에 나를 낳으시고, 누구보다도 엄하게 키우신 우리 어머니, 나에게는 항상 강한 존재였다.
20살 어린 시절, 나 혼자 중국으로 유학을 간다고 하였을때도, 활짝 웃으시며 배웅해주시던 그 분이 지금 펑펑 우시며 나를 쳐다보지도 못하고 계셨다. 아버지도 당황하셨고, 나도 당황하였고, 동생도 당황하였다.
"야야~ 니 엄마 운다 빨리 드가라~!"
아버지는 나와 마지막 악수를 하며, 건강하게 잘 다녀오라고 하셨다. 내 귓가에는 군악대의 빌어먹을 이등병의 편지와 어머니의 울음소리가 합쳐져서 울려퍼지고 있다. 계단을 내려가던 나는 돌아서서 어머니에게로 뛰어갔다. 그리고 어머니의 어깨를 만졌다.
"울지마 쪽팔리게! 잘 갔다올께 민아 엄마 챙겨!"
그렇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계단을 내려갔다. 내려가는 계단 사이로 보이는 수많은 사람들, 한쪽에서는 친구들의 헹가래가 벌어지고 있었고, 떠나가는 남자친구를 보며 연신 발을 동동굴리며 울고 있는 소녀도 보였다. 아마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많은 사람들의 눈물을 본 거 같았다. 어느덧 그들의 울음소리와 파이팅소리는 군악대가 연주하는 이등병의 편지를 압도하였다.
이시간, 나는 대한민국 땅에서 가장 슬픈 곳이 되어버린 현장에 있다. 천재지변이 일어난 것도 아니고, 죽거나 다친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단지 사랑때문이다. 자신의 목숨보다도 소중한 이를 떠나 보내야만 하는 현실, 그 것이 이 곳을 가장 슬픈 곳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렇게 나는 뒤도 안 돌아보고, 체육관으로 향하였다. 나는 울지 않았다. 아니 우리들은 울지 않았다. 이제 우리는 마음대로 울지도 못하는 군인이기 때문에...
저 멀리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교관의 전투모가 유난히 반짝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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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사단 신교대에서 촛불 의식(?)을 두번 했습니다.
306에서 신교대로 온 그 날인가 하고, 신병교육 수료식 전날 한번 하고....
두번 다 어버이은혜를 불렀는데 정말 짠하더군요.
하하 촛불 의식...
저도 한번 같은데.. 기억이 안나네요 ㅜㅜ
훈련소에서 한거 같애요~! ㅎㅎㅎ
음.... 기억이 안나요 엏그;;
어머니의 눈물부분에 괜시리 코끝이 찡해지네요ㅠㅠㅠ
저도 입대할때 부모님의 눈물보고 제대하면 세상에서 제일가는
효자가 되겠다고 조국에 대고 맹세를 하였건만 ㅋㅋㅋㅋㅋㅋ
조국을 버리고 나왔더니 맹세도 사라져버린듯하다능 ㅋㅋㅋㅋㅋㅋ
다시 효자가 되야겠어요 홀홀홀
전... 백일휴가때 깨달았어요....
군대가도 안변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랜만에 들러봅니다.^^
한학기만 지나면...저도 입대를 하겠네요...
저는 무덤덤하게 입대 할 수 있을것 같은데 말이죠...ㅎㅎ;;
하하~!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분위기 안그렇더라고요 ㄷㄷㄷ
수천명의 울음소리...
웃는 사람마저도 울게 만들더라고요 ㄷㄷㄷ
전 4년정도남았군요...
하.......ㅠ
하하!! 4일전부터 걱정해도 됨!!!
아.. 가츠님 글 읽으면서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니...
그립군요(?) ㅋㅋㅋㅋ
이 뭐랄까
다녀온 사람의 여유라고 볼 수 있겠지만
지나간 제 청춘의 일부분의 기억이라는 느낌이릴까요??
암튼...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그때 그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르네요 ㅎㅎ
내일 下편도 기대합니다~
하하하 정말...
작성하면서도 ㅋㅋㅋㅋㅋㅋ
왠지 모를 뿌듯함 ㅋㅋㅋㅋ
다시는 안가도 된다라는 안도감이 밀려오네요 ㅋㅋㅋ
저 교관...ㅋㅌ
입대하던날은... 무덤덤했는데...
어머니의 눈물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더군요...
겉으론 강하디 강한 마치 강철같은 어머니지만...
결국엔 가슴속에 자식을 얹어놓고 살아가시는 위대한 존재더군요...
아... 엄마 보고 싶다^^ 너무 멀다...
하하~! 어머니는 위대하다~!
맞습니다! 누구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토달 수 없지요~! ㅎㅎ
외로운 시라소니처럼 혼자 묵묵히 걸어가는 청년
이 구절이 팍팍 꽂히는군요~~ 예~~~제가 그랬습니다~~
나: 나 지금 출발해
엄마: 잘 갔다와~~
나: 터미널까지도 안 데려다 줘??
엄마: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닌데 유난떨고 그래~~~
그래도 내심 걱정이 되셨는지 자대 배치 받고 첫 생일에 양양까지 면회를 오셔서 감동먹었슴당~~
하하;;; 어머니 일부러 강하신 척 하신게 아닐까요? ㅜㅜ
저도 제 생일날 면회오셨는데 ㅜㅜ
위병소에서 저 붙잡고 우시더라고요 하하하
상병달기 한달전인데 말이죠 ㅋㅋㅋ
가츠님 이기자부대 맞으시죠??
저아는형도 27사단 79연대 수송대 이기자부대? 갔다던데ㅎㅎ
네~! 전 77연대에 있었어요 ㅎㅎㅎ
하하 웰컴 투 이기자입니다 ㄷㄷ
땅을 치며 후회한다능 ㅋㅋ
이번 블로그는 코끝이 찡해지네요 ;ㅅ;
입대하는 분들이 겉으로 울지는 않아도 마음속으로는 어머니와 함께 눈물을 주륵주륵 흘렸을거란 생각이...
아 또 편지한장 안보냈던 친구들한테 미안해지네 ㅠ
근데 친구들 입대할때 생각해보니까ㅡ 가족이나 애인과 함께 가는게 아니더라도
여자친구 (애인말고 친구)는 왜인지 안부르는것 같아요.
정말 친한사이라도, '그냥 우리가 배웅해줄께' 라는 반응 ㅋㅋㅋㅋ;
항상 보면 남자녀석들끼리만 배웅하는 모양새. 랄까.
남자들끼리만 통하는 어떤게 조금은 있는걸까요
하하.. 약한 모습 보이기 싫은게 아닐까요 ㅋㅋ
그리고 항상 여자친구랑 붙어다녔는데
마지막날은 평소 미안했던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것도..
나쁘지 않죠~!
우리는 친구아이가~! 흑흑..
ㅎㅎㅎ 딱 일주일전에 다녀온곳이라서 그런지 아주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데 정말 다시는 가고싶지 않은곳...
저 군악대가 시끄럽게 노래를 부르는데 전혀 흥은 안나고, 스탠드에 굴러다니는 돌이라도 던져주고 싶은 마음이었죠..."시끄러!!!!" 하면서 ㅎㅎㅎㅎㅎ 생각해보면 하고싶어 하는일도 아닐텐데말이죠.. ㅎㅎㅎ
떠나는 사람도 마음이 복잡하겠지만 남겨지는 사람들이 타격이 더 큰것같아요.. 도쿄에 어학연수를 받으러 떠나는데 저는 물론, 불안하긴 하지만 앞에 뭔가 기다리고 있는 일들이 있어서 그런지 별 생각이 없었는데 의외로, 공항에서 가족들이 울어주더라는... ㅎㅎㅎ
흠흠.. 여튼, 남의 이야기가 아니기에 눈시울적시고 갑니다... ㅎㅎㅎ
이긍 가장 최근에 경험하신 betta_j님 ㅎㅎ
15사단이면, 송승헌이랑 장혁횽아가 근무한 곳이예요 ㅋㅋ
비록 거기서 신교대 생활만 하지만 ㅎㅎㅎ
강원도 최전방 GOP랍니다 ㅎㅎ
저희 부대 바로 위이기도 하구요 ㅋㅋㅋ
이제 훈련열심히 받고, 전화 오기만을 기다리면 되겠군요 ㅎㅎ
요즘엔 후반기 교육마칠때즘 면회가 가능하던데..
이게 좀 부대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ㅎㅎㅎ
금방이라구요! 꾹 참으세요!
나또한 옛날생각이 나기에....이글을 읽고 몇편 적어보려합니다.
오랜만이지요..
제8화? 입대.....上
지금으로부터 4년하고도...4개월전......
4월 12일 입대를 배정받은 난 10일날까지 친구들과 술은 진탕먹고 떡이되고 온 전신으로 아스팔트를
청소할정도로 만취가 되어있었다.
다음날 난 머리를 싸매며 일어났다...
"아버지...??"
"일어났냐...술도 적당히 먹어라..오늘은 먹지않아야겠지? ....
그렇다..내일이 입대다...오늘은 가족들과 함께 있어야하기에.....
하지만.......그당시 어머니는 많이 아프셨다. 영동 세브란스 중환자실에 계셔서 아들의 입대를 보질 못하신다.
동생은 고등학생이라 학교로 가고..........
내일 난 집을 떠난다.
아직 술이 덜 깬 상태로 난 냉장고문을 열고 페트병의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리고 내방 침대에 누워 시계를 본다.....4시...앞으로 열두시간이후에 집을 나서겠지....?
조용히 문을 닫고 내방의 책상을 열어본다...
챙길것이 뭐가 있을까? 인터넷을 봐도 입대할땐 그냥 몸만 가라..다준다...시계나 하나 차고가라..
이런글귀뿐이다.....앞으로 휴가전까지 없는 내방의 모든 물건들을 걸레로 한번 쓰윽 닦고....친구들 사진..
애인 사진은 없었다...ㅡㅜ 애인이 있지도 않았다....
가족들 사진....이렇게 챙겨넣고...내일 몇시간동안 입을 옷을 걸어두었다.
오늘따라 시간이 유난히 빠르게간다...
어느덧 열시.....
"xx아..일찍자라......."
"네...아빠............"
잠이 안오는데 어쩌지......안오는 눈 억지로 눈을 붙여보려 노력하다...얼마나 흘렀을까?....
일어나라는 아빠의 목소리가 들린다...6시반이다.
맘대로 자고싶은 날도 이젠 없다..ㅜ
오로지 내일부턴 기상시간이 정해져있는 곳에서 잠을 자야만 한다...
하루..아니 딱 한시간 전으로 돌릴수있다면...
아빠와 동생과 조용히...조촐하게...식사를 마치고........동생은 날 비웃으며 학교로 향한다.
여동생이라 뭐라 말도 못하고......
친구들은 곧 우리집 앞으로 스타렉스 한대 렌트하여 온다고 연락이 왔다.
그렇게 나는 7시반쯤 모든 준비를 마치고 2년이란 대장정의 삶을 겪으러 집을 나섰다.
형은 그때 유격 뛰면서 울고 있었다 임마! ㅜㅜ
어머니때문에 마음이 더 아프셨겠군요..
지금은 어떠하신지...
"관심병사급 이미지"를 느끼게 한 윤이병님 특유의 "우울한 표정"엔 이유가 있었네요.소중한 어머님께서 그렇게 병원중환자실에 입원하고 계시는 와중에 군입대를 하셨으니... 입대 즈음의 복잡한 심리상황이 섬세하게 다가오네요. 댓글 잘 읽었습니다.
전 친구들이랑.. 갔었지요... 논산으로... 엄마가 간다고 했었는데... 마지막에.. 울거같아서... 괜찮타고.. 친구랑 가겠다고 했습니다.
지금도 그때가.. 생각나네요 다른가족들보다.. 엄마하고 헤어지는게 정말 가슴아팠던....
네... 모르는 사람들인데...
처음 보는 사람들인데...
그들의 흐느낌은... 마음으로 통하더라고요 ㅜㅜ
흑.. 또 슬퍼졌어요 ㅜㅜ
마지막 멘트 멋지네요....
전 동생 군대 갔을 때는 집에서 그냥 배웅했었어요.
응~ 잘 갔다와라~^^
별 생각없이 지내고 있었는데, 동생 옷이랑 물건 몇개 박스에 담겨 왔더라구요..
박스 한켠에 동생이 삐뚤삐뚤하게 쓴 편지 보고는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던 기억이 나네요..
비도 오는데 괜히 감상에 젖게 됩니다..ㅎ
흑.... 장정소포에 급하게 휘갈겨쓴.... 동생의 편지
그걸 보고 안 울 사람이 없죠 ㅜㅜ
참 안쓰럽답니다 ㅎㅎㅎ
가끔씩 뉴스에서 정치판 뒤집어지는 뉴스나, 군대에 대해서 막말하는 여자들 보면 군대 정말 가고 싶지 않았어요.
내가 저딴 소리까지 들어가면서, 군대에서 2년을 보내야하나.. 그런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집에 있는 누나를 저 대신 군대에 보내라고 한다면.. 그것도 보내기 싫을 것 같더군요..
어느시점부터는 차라리 집에서 부모님 속 썩이느니 군대에서 2년동안 보내는 게 낫겠다고 생각되어지더군요..
그런데, 그것도 아니었어요. 배웅하시는 어머니께서 우시는 것을 보니, 차라리 이럴거면 왜 가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가야지요,,,
너무나 큰 희생이지만....
그래도 부모님의 희생이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죠 ㅜㅜ
ㅋㅋㅋ 아 전역한지 6일째인데 이거보니 어잌후~!
저때는 그냥 별 생각없이 들어갔는데 들어가고 나서
참 막막했죠 ㅋ
하하~! ㅋㅋㅋ
와우~! 축하드려요~!
건강하게 전역하신 그대가 챔피언~!
어머니의 울음에서 가츠님이 많이 가슴 아프셨겠어요...
내가 가지는 어려움보다 부모의 힘듬을 볼때 왜 더 힘들어지잖아요... 그래도 이렇게 멋진 남자를 만들어 다시 집으로 리턴 시켜준 군대도 멋지네요...
역쉬 엄마는 가장 강하고 멋진 존재인듯...
재밌게 읽고 가요~~~ 좋은 하루요~~~ *^^*
네.. 정말 마음이 너무 흑흑...
그날의 기억은 영원할 거 같습니다 ㅜㅜ
사랑합니다 어머님~!
보충대도 참 악랄하죠잉..
어쩜 그런노래를 연주한담 ㅋㅋ
후훗... 은근히 군대도 감성적이라능 ㅋㅋㅋ
감동을 안다고 할까요? ㅋㅋㅋㅋ
개뿔 ㅜㅜ
이등병의 편지.....
GOP에서 FEBA로 철수한 병장 4개월차의 어느날 .
내무실 옆 벤치에 모여앉아 기타치고 이등병의 편지를 불렀던 기억이 납니다.
아무 느낌 없더군요.
하하하~! 앞에 신병을 앉혀놓고 불러주셔야지요~! ㅋㅋ
은근히 많이 울게 되는 자리죠.
솔직히 친구나 아는 오빠,동생들 배웅할땐 아무생각없다가 (친구들과 사진찍고 놀던..;;
3년내로 제 남동생을 보낼생각을 하니 은근히 마음이 무겁네요.
나이차가 많이 나는 귀하게 본 동생녀석이라...
벌써 고3인데 훈련소갈날이 멀지 않았네요.^^;
이긍~! 아직 많이 남았어요~! ㅎㅎ
걱정말아요~! ㅎㅎㅎ
남동생... 여자친구 생기면 ㅋㅋㅋ
누나는 잊을거예요~! 울지 마세요 ㅋㅋㅋㅋ
인생은 그런거임 ㅜㅜ
ㅎㅎ 연병장 오솔길 딱 꺽고 나니 세상이 틀려지던 기억이...
말투가 어찌나 무섭던지....ㅎㅎ
하하.. 이제서야 확인했네요 ㄷㄷ
정말 저희때는 체육관에 들어가는 순간 ㅋㅋㅋㅋㅋ
표정과 말투가 확 바뀌더라고요 ㄷㄷㄷ
정말 암울했어요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