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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때 친한 친구들과 결성한 패밀리가 자칭 악랄패밀리다. 나의 닉네임에 악랄이 들어가는 이유이다. 가츠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일본 만화 베르세르크의 주인공 이름이다.
악랄가츠란 아디를 본격적으로 사용한 시점은 2000년인 고등학교 2학년 때이다.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포트리스를 하면서 악랄패밀리가 본격적으로 결성되었다. 평소 마음이 잘 통하던 우리들은 항상 같이 뭉쳐다니며 즐거운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었다.
저녁시간, 식사를 마치고 교실로 돌아와서 야간 자율학습을 준비하여야 했다. 그날따라 너무 하기가 싫었다. 곧 나는 친구들을 유혹하기 시작하였다.
'야~! 오늘 감독 누구야?'
'수학샘인데....'
'하늘이 주신 절호의 기회로구나~! ㅉㅐㅈㅏ~!'
'걸리면 어떻해~!'
'노노! 절대 안걸림~!'
이렇게 떡밥을 던지자, 한명, 두명 물기 시작하더니, 몇분후 교문을 유유히 걸어나가는 한 무리의 남학생들이 있었다. 교문을 나가는 길에 마침, 하키부 부원들도 오후 훈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우리학교는 도내에서 유일하게 필드하키부가 있었다. 우리를 발견한 하키부원이 외쳤다.
'야야 너거들 또 야자 제끼고 어디가노?'
'아이씨 소리치지마! 걸리잖아~!'
'쫄기는~! 어디가는데?'
'음~! 피시방이나 가볼까?'
'요즘 포트리스가 재밌다는데 한판 붙을까?'
'후훗~! 이것들이 포트리스가 하키인줄 아나보네~! 키보드로 하는 거거든요?'
그렇게 가츠일행과 하키부는 PC방으로 갔다. 도착하자마자 각자 자리를 잡고, 작전을 구상하였다. 일단 아이디부터 통일하기로 하였다. 우리는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였고, 악랄하게 짓밞아주자는 의미로 악랄패밀리라는 길드를 창단하기에 이르렀다.
사실, 하나같이 뛰어난 입담과 유머와 독설로 인해, 우리끼리 있으면 마치 한편의 무한도전, 1박 2일를 보는거 같았다. 1분 1초도 방심할 수 없는 모함, 기습, 폭로, 반전, 배신, 동맹, 회유, 눈치, 설득, 다굴 등으로 우리는 서로를 강하게 단련시켰다. 아마 이들 덕분에 군생활은 참 널널하게 느껴졌다. 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오히려 더 위험하다.
'난 악랄교관할래~! 내가 가르쳐주마~!'
'난 악랄장교해야지~! 모두 내 지시를 따를수 있도록~!'
'그럼 난 악랄장군이다~! 내가 최고다~!'
'머야 군대냐! 난 악랄가츠할래~!'
그렇게 창단된 악랄패밀리, 하키부와의 자존심이 걸린 한판승부가 시작되었다. 사실 우린 평소 틈틈히 하였지만 하키부녀석들은 처음 하는거였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처음한다고 속였다. 그리고 게임방비와 야식을 옵션으로 걸었다. 후훗~! 순진한 것들, 우리에게 딱 걸렸다~!
포트리스를 해본 사람들이면 잘 알겠지만, 정말 팀워크가 중요하다. 4:4로 붙는데 일단 상대방의 수를 줄여야된다. 고로 철저하게 한 명만 집중공격하여 빨리빨리 아웃시켜야 한다.초반 분위기는 역시 운동으로 단합된 하키부녀석들이 우세하였다. 물론 우리가 살살 상대해주었지만 말이다.
'악랄패밀리 같은 소리하고 있네~! 상대가 안되는구나~! 후훗~!'
'까불지마~! 우린 지금 발로 하고 있다~!'
자칫 방심하다간 하키부녀석들에게 지겠다. 우리들은 본격적으로 게임에 임하였다. 고각과 각샷을 적절하게 구사하며 하나 둘씩 처리해나갔다. 어느덧 전세는 역전되었고, 이내 하키부는 전멸하였다.
'우하하하 허접들~! 가서 하키나 해~!'
'크윽 분하다~! 이길 수 있었는데... 오후에 운동을 너무 심하게 했군~!'
'즐거웠다~! 패자는 카운터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악랄패밀리의 데뷔전은 화려하게 승리로 장식하였고, 분식점으로 넘어가서 신나게 떡볶이랑 순대, 오뎅, 튀김을 닥치는대로 먹었다. 냠냠~! 역시 공짜로 얻어먹는 맛이 최고다~! 한껏 고무되어 있는데, 우리들의 휴대폰이 동시에 울리기 시작한다.
'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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