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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바야흐로 1994년, 나는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 5학년이었다. 나에게는 남동생이 하나 있다. 근데, 한 두살 차이가 아니고 5살이나 차이난다. 원래 부모님께서는 나 하나만 낳고 잘 키워보고자 하셨는데 가망이 없어보였는지, 부랴부랴 동생을 하나 더 가지셨다.
부모님께서는 항상 출근을 하셨기 때문에 나랑 동생은 주로 할머니께서 키워주셨다. 하지만, 할머니께서는 내가 어느정도 자라자 파업을 선언하셨고, 훌쩍 휴가를 떠나버리셨다. 고로 몇달간, 나랑 동생은 부모님이 퇴근하시기 전까지 집에 보호자가 없었다.
학교수업을 마치면, 친구들과 놀다가도 어린이집에 맡겨놓은 동생을 데리러 가야했다. 한창 여자아이들과 재밌게 노는데 동생을 데리러 가는 것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가츠야~♥ 우리 떡볶이 먹으러 가자~!'
'흑.. 정말 너랑 먹고 싶은데.. 지금 동생 데리러 가야돼~!'
'흥! 나보다 동생이 더 좋아?'
'미안해~! 흑... 후다닥~!'
정말 멋진 형이지 않은가? 그렇게 나는 여자와 떡볶이의 유혹을 뿌리치고, 동생이 다니는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가면서도 온통 후회와 안타까움의 연속이었다. 방금 내가 한짓이 정말 잘한 짓인가? 그녀에게 상처를 준거는 아닐까?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나에게는 어린이집이 훨씬 더 중요하니깐 말이다. 왜냐하면 그 곳에는 바로 나의 동생이 아니 여신님이 있기 때문이다.
오! 나의 여신님, 동생이 다니는 어린이집 선생님은 정말 아름다웠다. 여자친구와 떡볶이와는 비교할 수도 없다. 후훗~ 항상 동생을 데리러 오는 내가 기특해서 였을까? 선생님은 항상 나를 반겨주셨고, 간식도 주셨다. 나는 그녀와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행복했다.
그리고, 동생 손을 잡고 집으로 향한다. 집에 도착하면, 나는 大자로 누워서 연신 동생을 부려먹는다.
'야~! 리모컨 가져와~!'
TV에서는 농구경기가 한창이었다. 당시 최고의 인기 스포츠는 당연 농구였다. 장동건, 심은하, 손지창, 이종원 주연의 당대 최고의 인기 드라마 마지막 승부와 연세대, 고려대로 이어지는 농구대잔치가 한창이었다.
남자아이들은 하나같이 농구만 하였다. 언제나 농구장은 항상 학생들로 붐볐고, 어딜가나 농구공을 들고 다시는 아이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또한 밖에서 하는 것만으로도 모잘라서, 집집마다 미니농구대를 하나씩 가지고 있었다. 물론 나는 내방 벽에 떡하니 하나 붙혀놨다.
TV를 보고 있으니 몸이 근질근질했다. 나는 방에서 연신 슛연습을 하였다. 하지만 혼자 하면 심심하다. 곧 얌전히 그림책을 보고 있는 동생을 꼬셨고, 같이 하였다. 나름 둘이 하니깐 재미있었다.
'나는 우지원할께~! 넌 현주엽이야 알겠지~!'
각자 인물까지 정하고, 방안에서 현란한 드리블과 덩크 슛을 하며 신나게 놀았다.
'현주엽, 오늘은 절대 봐주지 않겠다!'
'흥~! 웃기지마!'
'비켜라~! 애송이 너는 나의 적수가 아니다~!'
나는 동생을 제끼고, 골대를 향해 비상하였다~! 그림같이 날아서 멋진 원핸드 덩크를 성공시키고는 연신 즐거워 하였다. 상대는 고작 7살짜리 꼬마였지만....
이내 실증이 난 동생은 그림과 같이 농구골대 바로 밑에 앉아서 쉬고 있었다. 나는 아랑곳 하지 않고, 슛연습을 하였다. 슛이 들어갈때마다 골대 밑에 앉은 동생의 머리에 농구공이 떨어졌다. 미니 농구공이기 때문에 맞아도 전혀 아프지 않다. 동생은 머리에 공이 떨어지면 헤딩을 하며 즐거워 하였다.
'자 이젠 3점슛이다~! 받아랏~!'
나는 방구석으로 가서 장거리 3점포를 날렸다. 쓩~ 내 손을 벗어난 농구공은 골대를 향해 날라갔다.
쾅~! 우당탕~! 아아~! 퍽~!
맙소사~! 벽에 걸린 농구골대가 농구공에 맞더니 그대로 떨어져버렸다. 근데 그 밑에 동생이 해맑게 웃고 있는데... 농구골대는 정확히 동생 머리를 향해 떨어졌고, 동생은 머리에 정통으로 맞더니 그대로 쓰러졌다.
'야~! 괜찮아~!'
나는 놀라서 황급히 달려갔다. 머리를 움켜지고 있는 동생, 다가가서 살펴보는데, 나의 손에 뭔가 끈적끈적한 액체가 묻어나왔다. 어어... 이건... 피.. 피다! ㄷㄷㄷ
동생도 그제서야 울기 시작한다. 나는 머리에서 피가 철철나는 동생을 보니 순간 어떻게 해야 될지, 몰랐다. 휴대폰도 없던 시절, 부모님에게 바로 연락도 할 정신도 없었고, 119를 불러야 되나? 고민을 하였다.
'야 괜찮아? 기다려봐~!'
일단 화장실로 달려가서 수건을 가져왔다. 수건으로 머리를 지압한뒤 상태를 지켜보았다. 그 짧은 시간동안 나의 머릿속은 무수히 많은 생각이 들었다. 동생과 함께한 추억, 부모님께 맞아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무엇보다도 동생에게 너무 미안했다. 항상 부려먹기만 하고, 잘해주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어흐흑흫ㅜㅜ
'죽으면 안돼!'
피가 멈추지 않으면, 119를 불러야겠다고 생각하고 수건을 떼보았다. 다행히 지혈이 된 거 같았다. 그제서야 안심을 한, 나는 마음을 추스리고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 흑흑 나 사고쳤어~!'
'왜? 뭔데?'
'농구하다가 동생 머리에 농구골대가 떨어져서 피났어~!'
'푸하하하~! 그래? 피 많이나? ㅋㅋㅋ'
'엄마 지금 웃을때가 아니잖아? 난 진짜 하나뿐인 동생이 죽는 줄 알았다니깐~!'
'알았어~ 엄마 퇴근하면 바로 갈께~! 잘 데리고 있어~! 큭큭~ 바보들~!'
하아.... 우리 엄마지만 정말 쿨하다~! 나는 울다가 지쳐버린 동생을 재우고는 옆에 앉아서 손을 꼭 잡아주었다. 그리고 굳게 다짐했다.
'이제 안 괴롭힐께~♥'
그리고 다음날, 평소처럼 어린이집으로 가서 동생을 데리고 집으로 왔다. 들어오자마자 나는 大자로 누웠고, 동생을 향해 소리쳤다.
'야 리모콘 가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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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랄가츠님 어머님~ 터프하고 대범하신 것이~
아들이 다쳐도 피 많이 났냐~ 며 웃고 넘어가는 저 여유와 쿨함..
우리 와이프를 보는 것 같아요. ㅋㅋ
하하~! 강자의 여유~!
정말 멋진 형수님이시군요 ㅎㅎㅎ
어쩐지 내공이 깊으신거 같았어요~! ㅎㅎ
가난해서...유치원도 못나왔는데^^^옛날이야기라...그립네요^^^
앗 오랫만이예요~! INNYS님~!
헐.. 텍큐로 이사가셨군요~! ㄷㄷ
어쩐지 RSS에 없는 블로그라고 나오더라고요 ㅜㅜ
이제 자주 찾아뵐께요~! ㅎㅎ
이야..농구대잔치...예전 생각 나네요..
우지원, 서장훈의 연세대
현주엽, 전희철의 고려대.....
저희 집안이 대대로 고대라서 저는 현주엽 응원만
실컷 했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하하~! 저는 연대 응원했답니다~!
이거 숙명의 라이벌이시군요~! ㅋㅋㅋ
한강 고수부지로 나오셔요!!!
재밌게 봤습니다.
동생이 착하네요.^^;
하하 순둥이랍니다~! ㅎㅎㅎ
재미있는 글 잘 보고갑니다.
^^
일요일 주말 잘 보내고 있는지요^^
아직 주말의 아침이고 시작이니까
오늘 주말을 행복하게 열 수 있답니다.
날씨가 흐리더라도 마음은 화창하게
주말을 즐겨보세요.
행복은 마음에 있다고 하네요
행복하세요.
^^
네~! 오늘은 시원하고 좋은데요~! ㅎㅎㅎ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아 너무 웃겨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농구공 그림 작렬!ㅎㅎㅎㅎㅎ
아리따운 어린이집 선생님은 지금 어디서 무얼하고 계실까요?ㅋㅋㅋㅋㅋㅋㅋㅋ넘 재밌게 잘보고 갑니다 크크크
후훗.. 진화하는 그림실력~! >.<
지금쯤... 아줌마가 ㅜㅜ
안타까워요 ㅋㅋㅋ
10년만 그대로 기다려주셨으면 ㅎㅎㅎ
참 좋은
아니
참 나쁜 형입니다.
ㅋ ㅋ ㅋ
하하~! 그래도 맛있는거는 꼬박꼬박 사줬답니다~! ㅋㅋ
저는 제 바로 밑에 동생이랑 9살 차이 난답니다 //ㅅ//
숙제 열심히 했는데 오줌싸면 무지 미웠죠ㅠㅡㅠ
딸만 둘이 되어버렸지만 뭐랄까, 그정도 차이나니 동생이라기 보다는 진짜 딸내미 같아서 싸우거나 한 적은 없어요
자!! 이제 동생 연락처를 남기시는겁니다~! 퍽퍽~!;;;
ㅋㅋㅋ 왼손은 거들뿐.... 슬램덩크 정말 재미있었는데....
동생 괴롭히는 나쁜형이셨군요!!!
저도 형이랑 대갈통 터지게 엄청 싸우면서 살았는데....켁!!!
하하~! 원래 치고박고 싸우면서 크는거잖아요 ㅋㅋㅋ
근데.. 유부님과 형님은... 거의 UFC수준이었겠는데요 ㄷㄷㄷ
딴건 안보이고... 유치원 선생님만 보이네요 ㅋ
제 동생이 얼마전에 사촌동생을 놀이방에 데려다 주었는데
유치원 선생님이 사촌이 아들뻘이다 보니 삼촌인줄 알고...
삼촌이라 부르는데 융통성 없는 동생이 정색하고 '삼촌 아닌데요' 하고 왔다는
음... 이 이야기를 왜... 했지?? --''
하하하 ㅋㅋㅋ
아마... 유치원 선생님이 이뻤는데...
삼촌이라고 하여서 욱하신게 아닐까요? ㅋㅋㅋ
일단 첫만남은 영화에서처럼. 어긋났군요,.
이제 풀면서 러브러브해야할텐데~!
어,혹시......?
절 아시나요? ㄷㄷ
오...어머니 정말 쿨하시넹..
엄마 퇴근하고 갈꼐~ ㅋㅎ
하하하 ㅋㅋㅋ
저희 어머니~! 좀 짱이신듯~! ㅋㅋㅋ
ㅎㅎ 궂은 날씨를 잊게 만들어주시는군요.
잘 보고 갑니다. 전 잘 놀다가 이제서야 컴백했습니다.
우와~! 날씨가 궂은 날씨였는데...
잘놀다오셔서 다행이예요~! ㅎㅎㅎ
이제 포스팅을 올려주세요~! 후훗~!
저도 원래는 귀하디 귀한 외동아들이었으나 초등학교 4학년때 제 동생이
태어났지요.. 저랑 9살 차이.. ㄷㄷㄷ 그래서 그덕분에 저의 육아스킬이
비약적으로 상승됐다는.. 지금도 왠만한 아기들은 다 돌볼 수 있습니다.. ㅋㅋㅋ
근데 어머님께서 정말 쿨하시네요.. 그냥 살짝 넘어가 주시다니... ^^
우와~! 9살차이나는 동생이라 ㅎㅎㅎ
정말 애지중지~! 복덩이네요~! ㅎㅎ
저는 항상 방목하여서 육아스킬은 제로랍니다 ㅋㅋ
풉- 저도 동생과 그러고 자랐는데,
말안듣는다고 '손바닥대!!' 라고 하기도 했습니당-ㅂ-;;
저도 동생 코피나게 해서 엄마한테 뒤지게 맞기도..;;
가츠님 어머님은 굉장히 쏘~쿨~ 하신데효!
근데 이기지배가 저보다 키가 크기 시작하던 중딩때부터..말을 안듣더니,
지금은 '야! 너 밥좀차려!' 한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하하 ㅋㅋㅋ
전세역전이군요~!
저는 다행히 동생보다 커서 ㅋㅋㅋㅋ
제가 더 강해요~!
근데 이녀석 태권도를 배우더니....
폼잡는다능 ㅜㅜ
동생이랑 나이차가 많군요.
우리애들 보면 세살 차이인데도 형을 알기를 '하늘'로 알아요.
작은대 아직은 어려서 돈을 줘도 좋은 줄도 모르는데,
형이 쿠폰 주는 건 고이 간직합니다.
형이 주는 것중에는 포인트도 있는데, 포인트 깎이는 날이면 울음바다 되요. ^^
우와~! 동생이 형을 정말 잘 따르네요~!
그것도 능력인데~! ㄷㄷㄷ
형이 정말 멋진가봐요~!
제 동생은 저를 동물로 취급해요 하하;;;;
비밀댓글입니다
하하... 그런가요?
아들내미들은 다들 새가슴인데 흑흑....
채팅창 당최 시간을 몰라서...
방금이었군요 흑흑...
네이트온을 신청하세요! ㅋㅋㅋ
94년이면 제대하던 해군요
가츠님의 위문편지를 받았을지도ㅋㅋ
상황이 어쩜 저랑 똑같은지요
23살에 입대한것 하며 다섯살터울 남동생이며 근데 저는 다섯살터울의 형도 있답니다 그니까
형이랑 동생이랑은 십년차 둘째라 아래위로 많이 치이며 살았네요
형이니까 양보했어야 했고 동생이니까 또 양보해야하구
나름 암울한? 유년기였던것 같네요 하지만 부모님께선 아직도 세아들을 평등하고 똑같은 사랑으로
양육하셨다고 주장하시네요ㅎㅎ 믿어 드려야겠죠?
한두살터울 같으면 형제들도 친구같잖아요 물론 싸우는것도 많지만 근데 나이차가 있다보니 그런 재미는 없는것같아요
가츠님처럼 일방적으로 동생한테 지시하고 형도 내의견과 상관없이 항상 심부름 시키고
어릴때는 이런 상황들이 불만이었는데요
지금은 오년이란 나이차이가 편안하네요 하극상?이 없다고해야하나ㅋㅋ
형대접 깍드시하고 깍드시 대접 받으니...
집안대소사도 형이 결정하면 언제나 형님의견을 따르거든요
나이 차이에서 오는 거부할수없는 뭔가 있고 또 형님이 현명하신분이거든요
그래서 형제간에 잡음도 없고 화목하답니다
어린동생이니 얼마나 귀여우세요(동생분이 군인아저씨라 했던거같은데 귀여운 군인아저씨는 곤란할듯 -.-;;
언제나처럼 잿밥에 관심있는 가츠님!! 여선생님과의 로망이라...
하하하~! 삼형제시군요~! ㄷㄷㄷ
그래도 차이가 많이 나셔서...
전쟁터는 아니었겠습니다 ㅎㅎㅎ
정말 멋진형 밑에 멋진 아우가 있다는데..
하하.. 제가 멋진형이 아니라서 흑흑..
동생보기 부끄럽네요 ㅎㅎㅎ
지금 군인인데.... 지금은 사실... 징그럽습니다~! ㅋㅋㅋ
갑자기 급 궁금해졋는데요..
어리셧을떄 울릉도 살으셧다고 하셧으니...
이 에피소드도 울릉도에서 보냇던 시절을 쓴건가여?
울릉도는 애기때 한 2,3년 있었던거 같애요
어려서 기억이 거의 안나요 ㅎㅎㅎㅎ
가물가물..
바다랑 갈매기가 보이네요~! 저멀리~!
비밀댓글입니다
하하~! 멋진 오빠를 두셨는걸요~! ㄷㄷㄷ
어릴 때, 운동신경이 많이 발전하는데 ㅎㅎㅎ
아마 지금도 남들보다, 좋으시겠죠? ㅎㅎㅎ
이건 돈주고도 살 수 없는 거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