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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츠의 군대이야기, 215병원

가츠의 군대이야기 2009. 6. 3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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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츠의 군대이야기 전편모음(클릭 후 맨아래 다음페이지를 누르시면 1회 첫 포상휴가편부터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일병때 겪었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언제나처럼 시간적 순서에 따라 전개되지 않으며, 그때그때 기억나는 사건을 재구성하여 작성하고 있습니다. 고로 예전 글을 안 읽으시고 바로 보셔도 무방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신 분은 윗부분에 위치한 지난 글보기를 이용해주세요!


떄는 바야흐로 05년 10월, 한창 대대는 작업시즌이었다.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불어오는 이 시기야말로 군대에서는 훈련의 시즌이요, 작업의 시즌이다. 한여름이나 한겨울에는 기후적 특성상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히려 날씨가 좋은 봄, 가을이 군인들에게는 훨씬 바쁘다.

또한 나는 당시 일병 4개월, 포크레인보다도 삽질을 잘해야 되고, 덤프트럭보다도 많은 것을 들고 날라야 한다. 오로지 작업을 위해 생활하여야 한다. 정말, 일만 하는 일병 시절이었다. 거기다가 어리버리 이등병들까지 관심을 가지고 세심하게 챙겨야 된다. 아니면 괜히 아무 잘못 없는 내가 어디론가 불러갈지도 모른다.

입대할때 78Kg정도 나가던 나의 몸무게는 이시절 70Kg까지 내려갔다. 다이어트도 이런 다이어트가 없다. 하루 세끼 다먹고, 순수 운동으로만 뺀 완벽한 다이어트, 하지만 키에 비해서 70Kg는 너무 많이 빠진거다. 누가봐도 일병같아 보였고, 불쌍해보였다.

그러던 어느날, 벤치에 앉아서 잠깐 숨을 돌리고 있었는데, 오른쪽 어깨가 뻐근하다. 어깨탈골편에서 소개했듯이 지난 대대ATT때 빠진 오른쪽 어깨를 무리하게 사용하였더니, 통증이 왔다. 얼마전 휴가때, 민간 병원에 가서 정밀 검사를 받아보았다. 병원에서는 무리하게 계속 사용하면 또 탈구될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되면 수술을 하여야 된다고 하였다.





하지만 군대에서 그것도 일병이 아프다고 징징될수는 없지 않은가? 그냥 괜찮겠지 싶어서, 참고 하였는데 며칠전부터 뻐근하였다. 그때 나의 머릿속을 번뜩이는 아이디어~!

대개 화요일, 금요일날 우리 대대는 외진을 나갔다. 외진이라함은 주둔지밖의 군병원으로 외래진료를 나가는 것이다. 부대내에서는 간단한 응급조치와 약처방정도 밖에 못하기 때문에 고도의 진료를 받기위해서는 군병원으로 나가야 했다. 그곳은 일반 대학병원병원처럼 왠만한 과들이 다있다. 물론 지난 대대ATT에 어깨탈골이 되었을때도 이곳으로 후송되어서, 어깨를 맞추었다.

또한, 환자들도 입원해있는 병동이 있다. 이곳은 군인들에게는 천국이라고 불린다. 종일 침대에 누워서 뒹굴거리다가 주사 한방맞고, 또 뒹굴거린다. 영창과는 다르게 병원에 입원해있는 것은 군생활의 일부이므로 시간도 흘러간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지 않은가?

지난 휴가복귀때, 가져온 진단서는 소대장, 분대장만 보여주고 관물대에 고이 보관해 두었다. 드디어 이것을 사용할 때가 되었다. 진단서를 들고가서, 군의관을 압박하자~! 딱 한달만 입원하는거다~! 한달이면, 주둔지에도 겨울이 찾아올것이고, 훈련도 없을거야~!

그렇게 마음을 정하자, 벌써 나는 입원한 분위기였다. 중대 막사와 중대원들이 벌써부터 아쉽기 시작하였다. 바로 분대장을 찾아가서는 어깨가 아프다고 하였다.

'분대장님~!'

'어 가츠 무슨일이야?'

'어깨가 아파와요~! 이거 또 뭔가 잘못되었나봐요? ㅜㅜ'

'헐... 정말? 갑자기 아퍼? 일단 의무중대가보자~!'

그렇게 착한 분대장님 손을 잡고 대대에 위치한 의무대로 갔다. 의무중대에서 파견나온 군의관님과 의무병들이 있었다. 군의관님은 나의 어깨를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사실 육안으로 본다고 어찌 알겠는가? 곧 군의관님은 다음날 외진을 다녀오라고 하였다. 후훗~! 일단 1단계는 성공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뜨니 어제의 어깨통증은 말끔히 가셨다. 이상하네 왜 안 아픈거지~! ㄷㄷㄷ 그래서 이미 물은 엎질러 진거야~! 후훗~!

분대장에게 보고하고, 행정반으로가서 당직사관에게도 보고하였다. 다들 외진 잘받고 맛난거 먹고 오라고 하셨다. 흑... 나는 이제 한달동안 못볼꺼예요~! 병원가면 입원할꺼란 말이예요~! 흑흑... 꼭 나쁜 맘먹으면 다들 잘해준다말이야~! 괜시리 흔들리게...


지통실앞에서 의무병아저씨와 다른중대 외진자들과 모여서 당직사령에게도 보고하고 의무중대로 걸어갔다. 위병소를 떠나는데, 다시는 못볼꺼 같다. 전역하는 기분이 이런걸까?

의무중대에서 다시 재진료를 받고, 외진확정을 받았다. 이제 우리를 태우고갈 육공만 기다리면 있다. 마음이 두근두근거린다. 난 아무죄도 안 지었는데 뭐가 이렇게 불안하지~! 그냥 진료받으러가는 거잖아~! 거기가면 이쁜 간호장교님들도 계실꺼야~! 그들과 함께 같이 생활하는 거야~! 힘내라구 힘~!





다시 힘이 났다~!, 곧 차량이 도착하였고, 사창리에 위치한 215병원으로 뽀얀 먼지를 내며 출발하였다~! 부릉~!

얼마만에 주둔지를 벗어나는거지? 부대 밖 풍경은 너무나도 평화로웠다. 길가에는 코스모스가 한들한들 춤을 추고 있었고, 등교하는 학생들은 졸린 표정으로 연신 하품을 하고 있었다. 이건 마치 군인들만 하루하루 전쟁같이 살고 있는 거 같았다. 그래 이제 나도 병원에서 푹 쉬는거야~! 그동안 할만큼 했잖아~! 하하하~!

이윽고 도착한 병원 위병소, 위병소 근무자의 우렁찬 경례가 동시에 우리는 입장하였다~! 자자 환자 입장~!

대기표를 뽑고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연대뿐만아니라, 이기자부대 전체, 7사단, 15사단에서도 환자들이 오기때문에 병원은 환자들로 북적북적 되었다. 뭐냐~! 이것들은 진정한 환자들이냐? 아니면 나의 라이벌들이냐? 일단 그들을 세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

저녀석은, 진짜 아퍼보이는군~! 아프겠어... 음.. 저녀석은 멀쩡해보이는데, 표정을 보니 연기야~! 너의 가면을 벗어라~! 얍삽한 녀석~! 그렇게 혼자만의 환자분석을 하고 있는데, 병사가 내 이름을 호명하였다.

정형외과로 들어간 가는 군의관님 앞에 가서 경례를 한 후 착석하였다.

'어 그래~! 가츠 보자~! 어깨가 아파서 왔네?'

'일병 가츠~! 네 지난번 훈련때 탈골이 된 이후로 무리할때마다 통증이 옵니다~!'

'그렇지 그래, 이게 바로 근육조직 아물지 않는다구, 한번 빠지면 그부분이 늘어나있는데, 시간이 지나야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다 말이지.. 근데 계속 무리를 하면 조일틈이 없다구 그러다가 습관성 탈구가 되는거야~!'

'안그래도 저번에 휴가를 다녀왔는데, 또 빠지면 수술해야 된다고 하였습니다~!'

후훗~! 난 필살의 진단서를 보여드렸고, 심각한 얼굴로 군의관님을 바라보았다. 군의관님은 진단서를 유심히 바라보시더니 나를 보면서 말씀하셨다.

'음.. 그래.. 일단은 수술까지는 필요없고, 혹시라도 또 빠지면 그때 한번 생각해보자~!'

'헉... 또 빠지면요? 그런 무책임한 말씀이 흑흑... 그게 다예요?'

'아 맞다~! 여기 3일치 약줄테니 꼬박꼬박 먹고 무리하지말고~!'

뭐야~! 이아저씨~! 군의관 맞어? 흑흑.... 일병한테 무리하지 말라니.... 그게 가당치나 한소리인가? 입원시켜줘야지~! 그렇게 허무하게 진료가 끝났다. 복도를 걸어나오면서, 만감이 교차하였다. 지나가는 아저씨한테 팔좀 잡아 빼달라고 할까?

마침 옆에 환자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입원환자들이 보였다. 그들이 입고 있는 환자복은 번쩍번쩍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또한 그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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