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금릉역으로 집합!"
오랜만에 차를 두고 경의선에 몸을 실었다. 오늘의 목적지는 경기도 파주시 금촌이다. 그나저나 차를 두고 갔다는 것을 죽도록 달리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으응?
지인들과 만나기로 한 곳은 요리왕 선배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일본식 선술집이다. 정확한 이름은 야끼토리바 에라부인데 무슨 뜻인지는 전혀 감이 오지 않는다. 사실 그를 요리왕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애매하였다. 자타공인 최고의 맥 전문가이자 경영의 달인이었기 때문이다. 분명 요리와는 다소 이질감이 있었다. 직접 맛보면 확인할 수 있겠지...
야끼토리바 에라부는 경의선 2번 출구를 나오면 바로 보이는 미라클 프라자 1층에 위치하고 있다. 다소 이른 시간이었지만 테이블 곳곳에는 이미 신나게 달리고 있는 청춘남녀들로 북적였다.
에라부는 각종 조미료나 냉동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꼬치구이는 넘사벽 화력을 자랑하는 숯불 위에서 노릇노릇 구워진다.
문득 중국에서 즐겨 먹던 추알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다. 한번에 수십 개씩 무더기로 구워지는 대신 하나 하나 열과 성을 다해 굽는 선배의 모습이 흡사 장인을 연상케 한다. 괜히 파주 금촌 맛집으로 소개된 게 아니었다.
"가츠야! 자고로 요리는 혼을 실어야 된단다!"
"..........."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대의 메뉴!"
오덕스런 피규어를 뒤로 하고 메뉴판을 매의 눈으로 살펴 보았다. 어차피 오늘 모임에서 나는 결제를 해야 되는 위치가 아니다 보니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주문을 하기 시작하였다. 옆자리에 앉은 든든한 선배의 동공이 살짝 흔들린 것을 느낀 건 나뿐이었을까?
"안부 인사 끝! 이제 달립시다!"
만날 때마다 똑같은 에피소드로 웃고 또 웃지만 그것이야말로 인생 최고의 안주가 아닐까 싶다. 그렇게 웃고 떠드는 동안 나는 묵묵히 꼬치를 입에 집어 넣었다. 추억도 좋지만 나는 꼬치가 더 좋다!
"단언컨대 꼬치는 최고의 안주입니다!"
사실 허겁지겁 정신 없이 먹느라 정확하게 무엇을 얼마나 먹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가장 맛있었던 꼬치는 단연 츠쿠네라 불리는 고기완자 꼬치였다. 닭고기와 함께 에라부만의 특별 재료(?)를 갈아 만든 요리라고 하는데 계란 노른자와 함께 비벼 먹는 맛이 진정 일품이었다.
"국물도 마시면서 천천히 먹어!"
꼬치로 신나게 배를 채우는 나의 모습을 본 선배는 슬슬 걱정이 되었는지 푸짐한 탕과 요리를 주문하였다. 이 얼마나 훈훈한 풍경인가? 나는 언제나 막내이고 싶다. 현실은 어느덧 서른 살이 훌쩍 넘은 아저씨이지만 말이다.
그렇게 오랜만에 만난 우리들은 밤이 깊도록 담소를 나누며 지난날의 추억을 회상하였다. 이제 서로 먹고 살기 바쁘다 보니 예전처럼 자주 만날 수는 없지만 언제 만나도 스스럼 없다는 것만으로도 마냥 행복하다.
앞으로는 부대 취재를 핑계 삼아서라도 금릉역에 자주 방문하여야겠다. 그곳에 가면 정말 맛있는 꼬치구이가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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