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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츠의 군대이야기에 아들을 군대에 보내신 부모님께서 많이 방문해주시네요. 제 글을 보시면서 아드님 걱정을 많이 하실까봐 제가 오히려 걱정입니다. 제 동생도 지금 현역으로 복무하고 있는데, 군대 정말 많이 변했습니다. 부모님들께서 걱정하시는 옛날 군대랑은 이제 비교조차 할 수 없을정도로 많이 변했습니다. 그러므로 저의 이야기는 편한 마음으로 읽어주시면 되겠습니다. ^^*
오늘은 가츠군이 이등병일때, 처음 경험했던 전역자신고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언제나처럼 시간적 순서에 따라 전개되지 않으며, 그때그때 기억나는 사건을 재구성하여 작성하고 있습니다. 고로 예전 글을 안 읽으시고 바로 보셔도 무방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윗부분에 위치한 지난 글보기를이용해주세요!
오늘은 가츠군이 이등병일때, 처음 경험했던 전역자신고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언제나처럼 시간적 순서에 따라 전개되지 않으며, 그때그때 기억나는 사건을 재구성하여 작성하고 있습니다. 고로 예전 글을 안 읽으시고 바로 보셔도 무방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윗부분에 위치한 지난 글보기를이용해주세요!
05년 5월, 어느덧 자배배치를 받고, 2달여의 시간이 흘렀다. 이제 전역할때까지 21개월이 남은 시점이었다. 대략 630밤만 자면 민간인이 되는 가츠군, 열심히 전역을 꿈꾸며 군생활을 하고 있었다.
종일, 교육훈련과 작업으로 인해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소대로 들어왔다. 군대에서는 저녁을 5시 30분부터 먹는다. 저녁먹고 난후에는 9시 점호때까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자유시간이다. 병장들은 그냥 시체가 되는 시간이다. 물론, 특별한 일이 생기면 쉬는 시간마저도 보장되지 않지만 말이다.
그러나 일,이등병들은 쉬는 시간이라고 볼 수 없다. 물론 요즘에는 다 같이 쉬는 추세지만, 당시에는 이상하게 바빴다. 이등병시절 가츠군의 목표는 하루에 한번 전화이용하기! 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목표같지도 않은 것인데, 당시에는 분대장에게 전화이용 허락 맡기가 왜케 떨렸는지 모르겠다.
일단 눈치 안보고 전화를 할려면, 내가 꿀리는 게 없어야 했다. 저녁을 먹고오자마자 잽싸게 전투화를 들고 나가서 전투화 손질을 스슥~ 한다. 반짝반짝 빛나는 전투화를 소대에 이쁘게 모셔놓고는 빨래를 하러간다. 화장실에서 빨래를 스슥~ 말끔하게 씻겨진 빨래을 야외건조장에 널어놓는다.
그리고 소대에 조용히 들어와서 분위기를 살펴본다.
병장들은 편하게 누워서 TV를 시청하고 있는가?
상병들은 편하게 책을 보거나 PX를 이용하러 갔는가?
일병들이 작업을 하고 있지는 않는가?
이등병들이 갈굼을 먹고 있지는 않는가?
분위기가 양호하다 싶으면 그제서야 조심스레 분대장에게 다가가서 전화이용을 물어본다.
'분대장님, 전화 한통해도 되겠습니까?'
'어 해! 누구한테?'
'부모님과 여자친구한테 할려고 합니다!'
'한통만 한다메? 아 ㅋㅋ 하고와 하고와~!'
그렇게 허락을 받고 전화를 이용하러간다. 하지만 당시 우리 소대가 사용가능한 전화기는 3대였다. 그것도 우리 소대랑 폰부포반이 같이 사용한다. 우리 소대 고참들은 다들 여자친구가 없어서 전화를 이용하지 않는 편인데, 포반 고참들은 아예 전화기를 붙들고 살고 있다.
조심스레 기다리는 티 안내고 전화기 주변을 서성이다가 고참이 끊고 들어가면 잽싸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전화를 이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매일 위와 조건이 나오기는 정말 힘들다. 자유시간 자체가 없이 작업을 할 수도있고, 총기수입을 할 수도 있다. 훈련준비를 할 수도 있고, 소대 분위기 안 좋아서 얌전히 있을때도 있다. 그렇게 당시는 그날 저녁에 전화를 할 수 있는가? 못하는가? 를 생각하며 생활하였던 거 같다.
PX가는 거 따위는 상상조차 하지도 않았다. 물론 위와 같은 조건이면 갈 수 있다. 하지만 이등병은 항상 고참들과 같이 다녀야 했기에, 가기 귀찮았다. 주로 고참들이 가자고 할때만 가는 편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이상병이 날 부르더니 말한다.
'가츠야, PX가자~!'
'오오~! PX말입니까?'
'그래 임마! 내일 유병장, 김병장님 전역하시잖아~! 오늘 파티~ 해야지~!'
그렇군! 내일 우리 분대장인 유병장님과 2분대 분대장인 김병장님이 전역하는 날이다. 보통 전역전날은 당직사관에게 보고한 뒤 점호후 내무실에서 조촐하게 전역자파티를 한다. 분대별로 과자와 음료수를 준비하여 맛있게 먹으면서 전역자들의 소감을 듣고, 막내부터 한명씩 일어나서 축하멘트나 하고싶은 말들을 한다. 종종 폭탄 발언이 나와서 웃음꽃을 피기도 한다.
전역자와 차기선임분대장은 내무실 가운데서 마주보고 신고를 한다.
'보고!'
'보고!'
'이기자!'
'이기자!'
'제 3소대 전역회식 준비끝!'
'실시!'
'실시이~! 와아~!'
그렇게, 이등병들은 맛난 과자를 먹어서 좋고, 고참들은 자신의 선임들이 전역한다는 사실에 좋고, 전역자들은 마지막 밤이라서 좋다.
마침 초번 불침번이었던 나는 불침번 근무를 서고있었다. 전역자들은 마지막 밤이라서 그런지 잠이 안오나보다. 다들 행정반에서 동기들과 노가리까고 있었다. 대뜸 2소대 전역자가 나를 보더니 담배피러 가잖다 ㅋㅋㅋ
'가츠야~ 오늘밤 참 별이 밝구나~!'
'김병장님~! 전역 축하드립니다!'
'하하~ 그래그래~! 근데 이제보니 가츠 몸좋네~! 돌하나 집어서 힘껏 던져봐~!'
나는 김병장의 칭찬에 으쓱하여 돌맹이를 하나 집어들고는 있는 힘껏 연병장을 향해 던졌다. 슈웅~! 멀리 날라가서 보이지도 않는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김병장도 돌맹이를 하나 집더니 바로 코 앞에 툭 던진다.
'가츠야~! 이게 너와 나의 군생활 차이다 앜ㅋㅋㅋㅋㅋㅋㅋㅋ'
●█▀█▄ 제길~! 내일 도열할때 두고보자! 야삽으로 찍어주마!
다음날, 가츠군이 자대와서 처음으로 경험하는 전역신고가 시작되었다. 일과 시작할때 항상 중대사열대에서 중대원들이 모여서 그날 일과를 지시받는다. 전역자가 있는 날은 그때 전역신고를 한다.
오늘의 주인공들이 사열대에 올라가서는 중대원들을 바라보면서 한마디씩 한다.
'지난 2년간, 이곳에서 참 많은 일들을 겪었다. 힘들때도 있었고 즐거웠을때도 있었다. 안 갈 것 같은 시간도 결국 흘러서 이 자리에 서있는구나~! 애들아! 그동안 정말 고마웠다! 그리고 다음주 대대ATT라던데 고생해라~! 어제 대대장 신고할때 요즘 좀 널널한거 같다고 형이 친히 빡세게 시켜달라고 주문했다! 앜ㅋㅋㅋㅋ'
웅성웅성...
'야 김병장, 오늘 집에 가기 싫은가보네~! 야 보급~! 의무대 연락해서 앰블 보내달라고 해라~!'
그렇게 전역자들의 소감을 듣고나면 내려와서 중대원들과 한명 한명 인사를 나눈다. 이때 박수를 치면서 중대원들은 군가를 부른다. 사단가도 부르고, 중대가도 부르고 소대가도 부른다.
그렇게 박수를 치며 노래를 부르며 나에게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뒤에서 이상병이 나에게 말한다.
'가츠야~! 지금 중대원 몇명 모여있지?'
'이병 가츠!, 지금 휴가자, 근무자제외하고 86명 집합해 있습니다!'
'음.. 그럼 우리 가츠는 앞으로 85명만 더 보내면 되겠구나~ 토나와 ㅋㅋㅋ 박수치다가 손바닥 다 닿겠다 ㅋㅋㅋ'
ㅅㅂ... 내동기 11명이거든! 이 시댕아! 74명만 보내면 되거든! 이 치욕 기억하마! 너 전역하는 날은 안 올꺼같지?
전역자들은 일일히 중대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길게는 힘든 이등병시절부터 볼거 못볼거 다본 후임들, 짧게는 일주일도 채 못본 신병들, 그리고 때로는 미워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친형같은 간부들, 그렇게 그들은 마지막으로 한명한명 전우들을 가슴깊이 새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르는 노래~! 이기자친구들~♪
화악산 정기를 이어받은 사창리계곡을 떠나가는
자랑스런 이기자부대 그대의 정다운그얼굴
다시만나서 얘기하고픈 다시만나서 얘기하고픈
그대의 늠름한 그모습 그대의 추억이 깃든곳
카라멜 고개를 넘던그날 언덕을 넘어서 오던그날
이기자부대가 있었네 이기자부대가 있었네
잊지말고서 다시뭉치자 잊지말고서 다시만나자
아아아 이기자친구들(이기자) 아아아 이기자친구들(이기자!)
아아아 이기자친구들(이기자) 아아아 이기자친구들(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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