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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기총사수편이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았습니다. 수많은 댓글이 달렸는데, 무적의 MOT용사들께서 반발하며 박격포에 비하면 K3는 권총이다! 라며 박격포의 애환도 이야기 해달라고 하셨습니다. 소총수인 가츠군이지만 바로 옆 내무실이 본부포반이었고, 훈련때마다 화기중대 아저씨들이 배속되어와서 같이 훈련받았기 때문에 어느정도 이야기가 가능할꺼라 봅니다. 그래서 오늘은 MOT용사들에 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언제나처럼 시간적 순서에 따라 전개되지 않으며, 그때그때 기억나는 사건을 재구성하여 작성하고 있습니다. 고로 예전 글을 안 읽으시고 바로 보셔도 무방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윗부분에 위치한 지난 글보기를이용해주세요!
언제나처럼 시간적 순서에 따라 전개되지 않으며, 그때그때 기억나는 사건을 재구성하여 작성하고 있습니다. 고로 예전 글을 안 읽으시고 바로 보셔도 무방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윗부분에 위치한 지난 글보기를이용해주세요!
자대 전입온지 3주가 지났다. 막내 가츠는 3주동안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얼른 후임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가츠군은 1월말 군번이다. 부대마다 틀리지만 통상 한달 단위로 동기를 끊는다. 하지만 따 중대는 주마다 끊기도 한다. 당시 중대에는 1월 4일 군번인 동기가 4명, 나랑 알동기가 4명, 총 8명의 1월군번이 있었다.
내심 나는 말군번이 좋은 줄만 알았다. 나 같은 경우 1월 25일날 입대했는데, 같은 1월 군번이라고 4일날 입대한 녀석들과 동기로 지낸다. 하지만 나보다 일주일 늦게 입대한 녀석들은 2년동안 나의 후임으로 지내니 말이다. 개네들은 얼마나 짜증나겠는가?
물론, 말년에는 정말 최악이지만 말이다. 4일군번 동기들이 나를 한껏 비웃으며 민간인 신분으로 부대를 벗어날때, 나는 얼굴에 안면위장을 하고 대대장님 앞에서 수색신고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당직근무를 서면서 혹시나 뛸지 모르는 혹한기 훈련을 걱정하고 있는데 전역한 동기한테서 한 통의 전화가 왔다.
'이기자! 5중대 당직병 병장 가츠입니다! 무엇을 드릴까요?'
'아~ 이기자입니다~! 가츠님 저 좀 도와주세요~! 저 술 잘 못마시는데, 자꾸 여자애들이 술마시라고 해요! ㅜㅜ 술먹기 싫은데~ 도와주세요 가츠님~ ㅋㅋㅋㅋㅋㅋ'
'........ 이런 개 XX XXXX! XXXX! 어디서 디질라고! 아 XXX XXXX야!'
'아앙~♥ 오빠! 어디 전화질이야! 이리와서 빨리 술 안먹어~! 폰 내놔! 뚜우 뚜우...'
털썩... ●█▀█▄ 말군번의 비애다. 초반에 분명히 좋긴한데, 말년에 미친다! 미쳐!
그렇게 유격훈련을 일주일 앞둔 시점, 오후에 체력단련으로 구보를 하고 중대로 복귀하는데 행정반 앞에서 빵모자를 눌러쓴 신병 2명이 떡하니 서있는게 아닌가!
오홋~! 신병이 왔어! 근데 재내들도 겁나 불쌍하다! 3일후에 유격뛰는데 앜ㅋㅋㅋ 참~! 타이밍하고는 ㅋㅋㅋㅋㅋ
우리 소대 고참이 신병들을 향해 손가락을 까닥까닥거렸다. 관등성명을 외치며 총알처럼 뛰어오는 녀석들, 뭔가 다르다! 이놈들 군기가 장난이 아닌데! 나도 한 위장군기한다만, 나를 능가하는 거 같애!
'니들 몇중대 나왔나? 니들 밖에 안왔어?'
'이병 오OO! OO연대 OO중대 나왔습니다!'
뭥미? 첨들어본다. 이것들 어디서 온 녀석들이야? 그랬다! 논산에서 온 것이다. 어쩐지~ 군기가 딱 잡혀있더라니~! 논산출신이구나! 하하~ 사실 난 사단신교대 나왔지만, 사단신교대는 널널하다! 역시 훈련병은 신병육성의 요람 논산을 나와야된다! ㅋㅋㅋ
놀라운 사실이 하나더! 이녀석들은 1월 18일 군번이란다! 나보다 일주일 먼저 입대한 녀석들이 이제서야 자대에 오다니, 지난 3주간 X뺑이 친걸 생각하니 억울하고 원통해서 눈물이 앞을 가린다. 하지만 고참들은 그녀석들을 보면서 정말 불쌍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담배를 주었다.
' 참~ 우리도 재수 더럽게 없어서 강원도 산골짜기 27사단 소총수로 왔지만, 사단신교대 입소할때 이미 마음을 비우고 순응했는데, 니들은 참말로 논산에서 그 많은 주특기 중에 박격포를 받고, 그 많은 부대중에 하필 우리부대로 왔냐? 참 지지리도 복도 없는 녀석들이구나! 쯧쯧~! 자 담배나 펴라~!'
듣고보니 그렇다! 정말 2연타로 최악만 걸리다니 말이다! 그렇게 그 녀석들은 오자마자 3일만에 이기자 유격장에서 유격훈련을 뛰었다. 유격장에서 중대 고참들 얼굴도 몰라서 타중대 아저씨들한테도 연신 경례하던 니들이 문득 떠오르는구나 ㅋㅋㅋ
그들은 우리 3소대 바로 옆 내무실인 본부포반에 서 생활하였다. 우리 막사는 전형적인 구막사로 3소대 - 본부포반 - 행정반 - 2소대 - 1소대로 이어지는 중앙통로식 막사다. 고로 우리 중대 중앙문을 모두 열어놓으면 1소대에서 3소대끝까지 다이렉트로 보인다. 사실 그게 5중대 1소대에서 7중대 3소대까지 일직선으로 다이렉트로 보인다. 역시 군대는 각이 생명인듯...
비오는 날이면 중앙통로를 이용해 행정반을 출입하기때문에 본부포반을 항상 가로질러 다니고, 행정반에서 전파를 하면 방송시설이 없는 우리 중대는 본부포반애들이 우리 소대로 들어와서 전파해준다. 고로 1,2소대가 더 친하고 본부포반,3소대가 더 친할수 밖에 없다.
우리 본부포반 하나포, 둘포, 삼포다. 사실 나는 소총수이기 때문에 박격포에 대해선 아는게 별로 없고, 알고 싶지고 않다. 하지만 힘들고 불쌍하다는 것은 안다.
평소 주둔지에서 교육훈련을 할때도 우리 소총소대는 주로 주둔지 밖 산 속으로 들어가서 짱박혀있는다. 물론 시범식 교육이나 평가할때는 좀 빡세게 철조망도 치고, 지뢰도 묻고, 호도 파고, 각개전투도 하고, 보호의입고 방독면 쓰고 뛰어다니기도 하지만 늘상 하는게 아니다. 어쩌다가 하는거다. 그리고 기본적인 병기본교육은 포반이랑 다 같이 받는다. 물론 화기중대는 아니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주특기시간이 되면 우린 여전히 딩가딩가 거리면 논다. 딱히 할 게 없다. 그러나 포반인원들은 그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일단 내 동기들이 겁나 야삽으로 땅을 깐다! 그리고 포판을 힘차게 박고 다음 포다리도 박아서 포신 고정시킨다. 그리고 겨냥대를 들고 연신 뛰어다닌다. 이때 첫 발사까지 시간을 재면서 하는데 그늘에 앉아서 지켜보고 있으면, 마음이 아프다.
마음에 들때까지 무한반복을 하는데, 아~ ㅋㅋ 내동기들 죽는다 죽어! 사실 저게 진정한 내무부조리인데 너무나 합법적인 교육훈련이라니 미칠 노릇이다. 평소 3명이 한개분대인 포반은 전반적으로 내무실 분위기는 좋다. 아니 좋아보인다. 그러나 후임이 잘 안들어온다.
내가 상병달때까지 내 동기들은 포반에서 막내였다. 내무실에서 가츠군이 20명 가까이 되는 후임들을 진두지휘할때, 내 동기들은 화장실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수저를 씻고 있었다.
커피자판기 앞 벤치에 앉아서 후임들 붙잡고 장난치고 있을때, 내 동기들은 고참들 커피배달을 하고 있었다. 아 정말 불쌍하다! ㅜㅜ
훈련때도 주로 내무실 위치대로 우리소대가 제일 후방에서 걸어가고 우리 앞에 포반이 걸어간다. 행군때는 어차피 걸어가니깐 그렇다쳐도, 공격기동시에는 단독군장으로 이동한다. 즉, 소총수는 개인화기만 들고 열심히 산타고 절벽 기어올라고, 강을 건너면 되는데, 우리의 포반은 포를 메고 우리랑 같이 이동해야된다.
내가 이등병일때는 K-2 들고도 절벽이나, 내리막길 내려갈때 넘어질까봐 주위 나무나 바위를 잡으며 조심스레 내려갔는데, 포반은 남는 손이 없다. 캬하~ 보고있자니 감탄이 절로 나온다. 당시에는 포반사람들이 정말 존경스러웠다. 그리고 내심 내가 포반이 아니라는게 너무 다행스러웠다.
하루는 화악산 매봉수색명령이 떨어졌다. 아마 지난 글보기 첫후임편에도 나왔던 그 곳이다. 우리는 여느때처럼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게 걷기 모드로 산을 올라갔다. 화악산 조금 높다. 1468고지다. 같은산에 있는 봉오리 이런거 빼고, 남한에서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 오대산등 해서 대략 10순위에 안에 든다. 화악산이 우리 부대 놀이터다.
그렇게 주구장창 올라가는데 너무 힘이 들었다. 얼마나 올라갔을까? 선두에서 10분간 휴식이란다. 기진맥진한 가츠는 담배를 찾았는데 없었다. 마침 바로 앞에 포반 동기녀석이 있길래 다가가서 담배를 같이 피면서 쉬었다.
'아나~! 겁나 빡센데! 날도 더워죽겠구만, 여기 왜 올라가고 XX이야! 근데 앜ㅋㅋ 니가 고생이 많타~! 나야 내총만 들고 가면되는데, 우리 OO이는 말년에 똥포까지 메고 음컁컁~ 우리 OO이가 고생이 많타~! ㅋㅋ'
'아나! 진짜 허리, 무릎다나가겠다! 흑흑, 이놈의 똥포 왜 들고 다니는거야 어흐흫그흑흑, 가츠야 나대신 들어주면 안되? 응?'
'안돼! ㅋㅋ'
그렇게 동기녀석을 놀리고 다시 출발 준비를 할려는 찰나, 중대장님의 목소리가 96K를 타고 들린다.
'포반은 현위치 포방열하고 대기하도록!'
그렇다. 포반이라고 맨날 죽으란 법은 없다. 이렇듯 소총수와 함께 동거동락하면서 항상 우리가 마음놓고 싸울 수 있도록 든든하게 지원사격을 해준다. 전방에 적 기관총 진지가 우리를 향해 공격하고 있으면 어김없이 포를 날려주었고, 장애물이 있어도 언제나 시원나게 포를 날려 우리가 전진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맨날 똥포 똥포라고 놀리지만 사실 그들이 있기에 우리가 안전하게 싸울 수 있는 것이다. 고맙다 M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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