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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동생 면회를 다녀왔습니다. 상무대에서 근무중인데, 그 곳은 제가 근무했던 이기자부대와는 차원이 다르더군요. 정말 사람은 운을 타고나야되는거 같습니다. 이틀동안 가족과 담양, 장성등지를 돌며 신나게 놀다왔습니다. 다만 이틀동안 운전을 20시간은 넘게 한 거 같네요. 가만히 모니터를 보고있는데 모니터화면이 다가오는거 같습니다.
기총사수편 댓글중에 7사단나오신예비역분께서 군지검훈련에 관해 남겨놓으셨더군요. 마침 당시 대항군부대가 우리 대대라서 그에 관련된 에피소드를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언제나처럼 시간적 순서에 따라 전개되지 않으며, 그때그때 기억나는 사건을 재구성하여 작성하고 있습니다. 고로 예전 글을 안 읽으시고 바로 보셔도 무방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윗부분에 위치한 지난 글보기를이용해주세요!
기총사수편 댓글중에 7사단나오신예비역분께서 군지검훈련에 관해 남겨놓으셨더군요. 마침 당시 대항군부대가 우리 대대라서 그에 관련된 에피소드를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언제나처럼 시간적 순서에 따라 전개되지 않으며, 그때그때 기억나는 사건을 재구성하여 작성하고 있습니다. 고로 예전 글을 안 읽으시고 바로 보셔도 무방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윗부분에 위치한 지난 글보기를이용해주세요!
때는 바야흐로, 06년 8월아니면 9월인데 정확한 날짜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당시 우리 대대는 격주단위로 훈련들을 미친듯이 뛰었다. 7사단 전체가 군지검훈련을 실시하게 되었는데, 우리 대대가 대항군부대로 선정되어 때아닌 훈련을 나가게 생겼다. 안그래도 유격, 진지공사, 중대전술, 중대전투사격, 마일즈등 참 타이트하게 잡혀있는 훈련때문에 넉다운되기 직전인데 말이다.
하지만 대항군 훈련의 메리트는 출발, 복귀행군을 하지 않는다. 물론 대항군훈련 자체를 안뛰는게 제일 좋지만, 출발, 복귀행군을 하지않고 차량이동을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우린 말그대로 훈련받는 입장이 아니고 대항군 역할로 투입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2박3일 깔짝하는 마일즈훈련때도 첫날 수십킬로 행군부터 하고 시작하는 이기자부대로서는 차라리 대항군훈련은 정말 웃으면서 할 수 있는 훈련이다.
그러나 언제나 훈련준비는 짜증나는 것이고, 전술훈련이므로 안면위장을 해야된다. 안면위장, 정말 싫다! 추운 겨울이면 안면마스크로 대체라도 할 수 있을텐데, 무더운 당시의 날씨로서는 꼼작없이 안면위장을 실시하여야 했다. 그렇게 훈련 첫날 우리는 대항군으로써 준비태세따윈 살포시 밥말아먹어주시고 내무실에서 군장을 꾸려놓고 안면위장을 하며 빛나는 육공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곧 수십여대의 육공들이 대대 연병장으로 들어왔고, 대대장님의 레토나를 필두로 우리대대는 위풍당당하게 7사단 지역으로 진군하였다. 육공을 타고 산길을 올라가는데, 길 옆으로 7사단 아저씨들이 무더운 햇살을 한껏 받으며 열심히 행군을 하고 있었다. 후훗~ 즐거워하면 안되는데, 나는 즐겁다! 맨날 걷던 내가 차를 타고 편안하게 목적지까지 이동하니깐 말이다. 앜ㅋㅋㅋㅋ 좋아! 대항군 좋아! 원츄! 맨날 대항군 훈련만 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목적지에 도착해서 신속하게 숙영지를 편성하고 있는데, 갑자기 공포탄 소리가 들리면서 이상하게 생긴 녀석들 3명이 우리 대대원들을 향해 총을 쏘며 오고 있는게 아닌가?
500 VS 3
이거 지금 뭐하자는거임? 날이 덥더니 더위를 먹었나? 곧 대대원들의 개다굴을 맞고 3명은 생포되었다. 그런데 잡고보니 숙영지 입구지키라고 보내놓은 초병들 아닌가!
'야, 너거들 더위먹었어? 미친거아냐? 대대 숙영지 지키라고 보내놨더니 오히려 숙영이를 털려와? 니들이 진짜 개털리고 싶어서 환장을 했구나?'
'흑흑.. 때리지마세요! 대대장님이 시켰단말이예요!'
그리고 등장한 대대장님! 대대원 전원을 불러놓고 훈계하신다.
'지금, 숙영지 편성하면서 우리 대대는 달랑 적 3명에게 수많은 피해를 입었다. 다들 숙영지 편성에만 열중하고, 적의 투입을 알아채지도 못하다니! 쯧쯧, 상황대처능력은 또 왜그따위야? 총쏘고 오는 적에게 야삽들고 가서 제압하냐? 엉? 이것들, 대항군 훈련이라고 개판치지! 똑바로 해! 우리 이기자부대의 강인한 전투력을 보여주란 말이다! 알겠는가! 제군들!'
그렇게, 우리는 대대장님에게 세뇌당하며, 출발 당시의 널널함을 버리고 다시 전투머신의 본능으로 돌아왔다. 참고로 여기에 등장하시는 대대장님은 지난 편에 등장한 최악의 대대장이 아닌, 진정으로 존경하는 지휘관님이시다. 고로 그의 명령에 우리는 최고의 전투력을 발휘하곤 하였다.
첫날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이 밝았다. 아 너무 덥다! 가츠분대장은 더워서 텐트 안에서 기절해 있었다.
'아 목말라~ 더워~ 살려줘~! 아악 눈부셔~! 더 잘래~! 졸려~! 눈이 안떠져 흑흑~!
부식이 나왔다. 군음료의 절대지존! 맛스타님이 나오셨다! 심병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찍었다. 찰칵!
오전을 그렇게 멍하니 대기하다가 금일 야간방어를 위해 오후부터 숙영지를 해체하고, 야간방어진지를 향해 소대마다 죄다 흩어졌다. 사실 우리 일개대대가 일개 사단급으로 묘사되기 때문에 소대마다 흩어져도 한 개 소대는 중대급 병력인 것이다. 그렇게 몇시간을 걷고 걸어 야간방어진지로 도착했다. 사실 딱히 정해진 지역은 없었다. 적이 올만한 전술적 기동로 근처 야산으로 올라가서 소산하였다. 그 곳은 전방에 위치한 삼거리가 한눈에 보였고, 멀리로는 이 지역으로 넘어오는 다리까지 보였다.
그렇게 우리 소대는 자리를 잡고, 해가 지기까지 기다렸다. 그래도 우린 대항군이다. 우리에게 통제관은 없다. 야간에 적이 올때까지 우린 아주아주 프리하다~! 오순도순 모여 앉아서 저녁을 먹고, 즐거운 마음으로 식후땡을 하면서 추진매복조와 청음초 추진을 위해 미리 매복장소를 체크하였고, 근무순번도 정하였다. 야간에는 안면위장을 안해도 되지만 우린 불타는 투지로 보란듯이 하였다. 사실 씻지를 못하기 때문에, 전날 한 안면위장이 곳곳에 지워져서 죄다 거지같아 보였다. 그래서 깔끔해보이기 위해서 하였다.
그렇게 해가 지고 강원도 산 속에는 어둠이 찾아왔다. 아나! 낮에는 그리 덥더니 밤이 되니 또 춥다! 정말 이 놈의 저주받은 강원도. 스키파카를 챙겨입고는 96K를 손에 꼭 쥐고 적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분대장인 나는 훈련상 소대장으로 묘사된다. 나 소대장임! ㅋㅋ
자정을 넘어 새벽 1시가 다 되어간다. 문득 우리 부대가 야간공격할때 도로타고 침투 한 적이 있었나? 음... 단 한번도 없었다. 항상 산 속으로 이리저리 기어올라서 공격하였다. 이거 애시당초 자리를 잘못잡은건가? 도로변에서 수비하고 있다니 ㅋㅋㅋ
그렇게 우리 소대는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96K에서는 곳곳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사실 아무것도 안하고 쉬고있으면 좋기는 한데, 그래도 뭔가 허전하고 따분하다. 나도 천상 군인이 다되었나보다.
그러던 찰나, 전방 다리쪽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것이 포착되었다. 참 고맙게도 다리를 환히 비쳐주는 가로등~! 정말 환하게~!
곧, 전방에 투입되어있는 청음초가 추진매복해있는 나에게 다가와서 다리쪽에서 적군으로 보이는 2명 건너오고 있단다. 잽싸게 소대장님 보고하였다.
'당소 비룡둘, 비룡둘! 비룡장 등장바람!'
'당소 비룡장!, 비룡둘 무슨일인가?'
'전방에 적 2명 출현, 확인바람!'
그러던와중 나머지 청음초까지 나에게 오더니, 적 일개분대가 지금 다리쪽에서 건너기 시작하였고, 방탄모를 쓰지않고 전투모를 쓰고 있는걸로 보아 수색인원으로 보인다고 보고하였다. 월척이로구나~! 월척~! ㅋㅋㅋ
'전방 다리쪽에서, 적 일개분대 출현, 수색인원이라고 알림~!'
곧 소대에서는 소대장님과 1분대, 2분대 남은 인원이 합류하였고, 도로 양옆으로 소산하였다. 소본과 3분대는 뒷쪽 삼거리에서 퇴각로를 봉쇄하였다. 참고로 나는 2분대장이다. 그리고 쥐죽은듯이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다리위에서 적군들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전날 행군으로 지쳤는지, 아니면 우리가 여기서 매복하고 있다고는 꿈에도 예상치못했는지, 완전 무방비 상태로 걸어오고있었다.
50m 40m 30m 20m 10m 그들의 발자국소리가 들리고, 곧 있자 그들의 호흡소리마저 들리기 시작하였다.
탕~! 타당~! 탕탕탕탕! 전방 신관~! 펑~!
소대장님의 발포명령과 동시에 1분대와 2분대는 도로 양옆에서 근사하게 등장하여 적들을 향해 신나게 갈기기 시작하였다. 한데 문제는 이놈들! 통제관이 없다!
통제관이 있으면 당장, 전멸이라고 판정이 나고 상황이 종료될텐데, 통제관이 없다. 역시나 이넘들 죽기살기로 우리를 가로질러 삼거리쪽으로 쏜살같이 도망간다. 그들이 도망가는 걸 멍하게 쳐다보고 있는 우리들,
'뭐야 이것들! 왜 도망가고 XX이야?
곧 통제관이 없다는 것을 파악한 우리들도 미친듯이 쫒아가기 시작했다.
강원도 최전방 인적 드문 도로에서 한국군끼리 치열한 한밤의 추격전이 시작되었다. 우리가 공격한 지점에서 삼거리까지는 대략 200미터, 달려가면서 3분대측에 무전을 날려 퇴각로를 확실히 봉쇄하라고 하였다.
그렇게 삼거리에 도착하니 소본과 3분대측은 한명의 적군만 잡아놓고 있었다. 분명히 일개분대 병력이었는데, 왜 한명 밖에 없지! 이것들 도로를 이탈하여 논두렁을 치달려서 도망갔나보다. 이미 약이 바짝 오른 소대장님은 잡힌 포로를 심문하기 시작하였다.
'야이 색히야! 죽은 놈들이 왜 도망을가! 이것들이 장사 한 두번하나! 힘들어죽겠구만 왜 뛰게 만들어! 어! 야 어디 소속이야!'
이놈 그래도 의리는 있다. 묵비권을 행사하기 시작한다. 이윽고 등장한 우리의 부소대장님! 오자마자 땅바닥에 화이바를 내팽겨치시면서 공포분위기를 조성하신다. 정말 쿵짝이 참 잘 맞는거 같다. 열심히 설득하고 있는 소대장님과 연신 욕설을 내뱉으며 협박하고 있는 부소대장님. 참 아름다운 그림이다!
그렇게 우리 소대원들은 그 장면을 구경하고 있는찰나, 우리 막내, 혼자 쇼하고 있다! 얼마나 뛰었다고 혼자 헉헉거리며 도로옆 비닐하우스에 몸을 지탱할려고 하다가 미끄려저서 넘어졌다.
아악!
으윽!
얼레~ 넘어진건 한놈인데, 비명은 2인분이 나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수색아저씨답게 은엄폐 하나는 확실했다. 비닐하우스 도로 틈사이에 정말 완벽하게 숨어있었는데 우리 막내 본의아니게 한 건올렸다. 그렇게 적 하사분대장을 잡았고, 이내 비닐하우스 주변을 수색하여 추가로 2명을 더 잡았다. 그리고 계속 추궁을 해대자 적 하사분대장은 모든 것을 체념한듯 큰소리로 모두 나오라고 외쳤고, 3명이 어둠속에서 몸을 드러내며 우리에게 투항하였다.
소속를 확인한 우리는 그들을 보내주었고, 소대장님은 잽싸게 중대장님께 신나게 보고하였다. 그렇게 성공적으로 야간방어임무를 완수하였고, 얼마후 동이 트기 시작했다.
소대장님은 막내를 붙잡고 연신 복덩이라며 칭찬을 해주시고 있었고, 우리는 그 광경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평소같았으면 추격할때 쳐졌다고 끌러가서 겁나 갈굼 먹고 있을 녀석인데 말이다!
그렇게 조식을 마친 후, 상황이 종료되었고 전 병력들은 다시 공격집결지로 모이라는 통보가 왔다. 대략 여기서 걸어서 2시간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그렇게 군장을 꾸리고 삼거리에 집결해서 출발할려는 찰나, 저 멀리서 지휘관 차량이 오고있다.
'소산! 소산!'
지휘관차량이 보이면 그냥 무조건 숨어라! 눈에 띄어봤자 좋을꺼 하나도 없다. 지금까지 훈련중에 지휘관이 와서 칭찬해준적 한번도 없다. 아무리 잘해도, 그들은 뭔가 지적사항을 찾아내어 지적한다.
잽싸게 숨은 3소대, 지휘관 차량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삼거리에 떡하니 정차하는게 아닌가. 차 넘버를 보니, 헐~! 우리 대대장님이다! ㄷㄷ
뒷좌석에서 교육장교가 내리더니, 우리 소대장님을 큰소리 부른다.
'야! 김소위! 어딨어! 좋은 말할때 나와라!'
논두렁에 바짝 엎드려 있던 소대장님! X됐다!라는 표정으로 총알처럼 뛰쳐나갔다.
'소위 김OO! 부르셨습니까?'
레토나 앞좌석에서 대대장님 지휘봉이 보이기시작하더니 소대장님을 가리치며 진지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씀하셨다.
'오오호호~ 김소위 잘했어~! 내가 원하던 훈련이 바로 이런거야~! 아 좋아! 잘했어~!'
그리고 좀만 기다리면 육공 한 대가 올테니, 우리 소대는 육공타고 집결지로 가라는 것이다! 우하하~! 이 소리 들은 우리들은 잽싸게 튀어나와 만세삼창을 힘차게 외쳤다~!
대대장님 만세! 만세! 만세!
2대대 만세! 만세! 만세!
3소대 만세! 만세!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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