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보기
오늘은 가츠가 분대개편을 하면서 대망의 기총사수가 되는 에피소드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언제나처럼 시간적 순서에 따라 전개되지 않으며, 그때그때 기억나는 사건을 재구성하여 작성하고 있습니다. 고로 예전 글을 안 읽으시고 바로 보셔도 무방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윗부분에 위치한 지난 글보기를이용해주세요!
때는 06년 2월 14일, 사제에서는 무슨 기념일이라고 하던데, 군인들에게 그냥 2월 14일이다. 가츠가 상병 2개월차에 접어든 시기이다. 부대마다 좀 다른거 같은데, 우리 중대의 경우 이등병 시절에는 대개 2번 소총수, 8번 기총부사수를 한다. 그리고 일병이 되면 4번,9번 유탄수를 하고 상병때 기총사수를 맡게된다.
물론 소대의 인원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거의 비슷하게 간다. 하지만 검열이 오거나 하면 신교대 퇴소할때 받은 주특기대로 1112(기관총사수)인 사람들이 기관총을 잡는다.
그럼 왜 검열 올때마다 번거롭게 편제를 바꾸냐? 그냥 주특기 1112 신병이 오면 그냥 처음부터 K-3를 떡하니 쥐어주고 전역할때까지 하라고 하면 되지 않는냐? 아~ 물론 난 1111(소총수)이니깐 괜찮다! 환영한다! 그러나 1112 받은 애들은 진짜 다 탈영하거나 자살할껄? 장담한다! ㅋㅋㅋ
< 출처 : http://blog.naver.com/munich2?Redirect=Log&logNo=50032099912 >
일반적으로 흔히 알고 있는 K-2 소총이 3.26kg의 아담한 무게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K-3는 2배가 넘는 6.85kg이다. 그냥 무게로는 2배가 조금 넘지만 막상 훈련때 메고 행군하면 체감무게는 3-4배는 족히 될 것이다. K-2들고 수십킬로 행군해도 그냥 좀 귀찮다! 걸리적거린다! 이정도이지만 K-3메고 행군하면 이건 정말 부셔버리고 싶다! 내 몸이 비틀어지는 느낌이 난다.
물론, 요즘 많이 방문해주시는 전설의 80-90년대 선배님들이 들고 다녔던 M-60에 비하면 장난감이지만, 그들은 이미 전설이다! 지금은 현실을 이야기를 해야되니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고로, 갓 들어온 신병의 체력으로는 K-3를 소화할 수가 없다. 그냥 군장만 메고 행군해도 픽픽 쓰러지거나 낙오하는 신병들이 무슨 재주로 K-3를 들고 다니겠는가? 또한, 기총부사수는 말그대로 부사수, 후임의 개념이 강한데 고참이 부사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체력이 약한 신병때는 소총수로 체력을 다지면서 점점 유탄으로 기총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사실, 직접 체험한 나로는서는 이런 시스템이 훨씬 나은 것 같다. 그렇다고 기총사수가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장점으로는 일단 근무나가서 K-3를 떳떳하게 거치시켜놓고 근무 설 수 있다. 그리고 기록사격시 K-3는 그냥 멍하니 앉아서 구경하고 있으면 된다. 특히 사격 성적으로 휴가통제를 하는 우리부대에서는 K-3는 확실한 안전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을 다 해도 K-3로 행군하는 것은 못할 짓이다.
발렌타인데이(?) 가츠상병은 1분대 유탄수에서 2분대 기총사수로 파격적으로 이적되었다. 사실 내가 원해서 간 건 절대 아니고 2분대 구단주가 1분대 구단주와 비밀협약을 맺고 강제로 이적된 것이다. 원래 1분대에 계속 남아있었으면 나의 한달 맞고참 팀킬 심상병 덕분에 나에게 기총사수란 직책은 아예 없을 수도 있었는데 말이다! ㅜㅜ
나를 떠나보내며 지난 군기순찰편 김병장은 말했다. 그러고보니 두번째 배신이었다.
'가츠야~! 내 심장을 도려내는 거 같구나~! 그렇지만 너에게 더 큰 무대를 맛보게 해주고 싶다! 가서 너의 꿈을 마음껏 펼치거라~!'
아~ 고참인데 때리고 싶다!
그렇게 2분대에 자리잡은 가츠상병은 낯선 K-3를 인수인계받고는 이것저것 교육을 받았다. 일단 나의 K-3는 디엘난 총이다! ㅋㅋ 사실 K-3가 정말 영화에서처럼 시원하게 수백발씩 나가는 총은 중대에서 3,4정 밖에 없다. 나머지는 다 고장나서 한발씩 나간다. K-2만도 못하다.
문제는 다음주가 우리대대 혹한기훈련을 뛰는 날이다. 나는 K-3 잡자마자 혹한기훈련라는 큰 산을 넘어야했다. 나에게 K-3를 인계하면서 군종병 김상병이 말했다.
'가츠야~! 나따라 교회 열심히 나오라고 했지! 앜ㅋㅋㅋㅋ 너무 좋아! 하나님이 가츠라는 천사를 나에게 보내주셨구나~ 옛다! 나의 소중한 무기여~ 이시간부로 가츠천사를 영접하도록 하거라~ 앜ㅋㅋㅋㅋ'
아~ 이사람도 고참인데 때리고 싶다!
그렇게 K-3와 하룻밤을 보냈다. 다음날은 수요일이었다. 어떻게 기억하냐고? 수요일날은 전투체육을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평소처럼 오전에는 정신교육과, 혹한기훈련 관련 내용을 교육받았다. 오후가 되자 여느때처럼 전투체육을 준비하기 위해 환복할려는 순간, 2소대에서 탄식이 들린다. 그리고 2소대 후임이 우리 소대로 들어와서 전파를 하였다.
'이기자! 사랑합니다! 금일 전투체육은 혹한기 대비 단독군장구보를 실시한답니다. 전원 열외없이 10분내로 중대사열대 앞으로 집합하시랍니다!'
아나 이런 XX XX같은 경우가 있나! 평생 안하던 단독군장 구보를 하필 K-3 처음 잡은 지금! 오늘! 하냔말이다!
10분후 중대사열대앞, 단독군장차림으로 집합한 5중대원, 평소 산악행군이나 구보 등은 꼬박꼬박 했지만 단독군장구보는 참 오랫만이다. 이등병들의 얼굴에는 두려움과 긴장감으로 가득차 있었다. 하긴 낙오하면 온갖 갈굼이 예상되기 때문에 두려울 수 밖에..
그런데 그 옆에 한 명이 더 두려움을 떨고 있었는데, 그게 바로 나다!
'아 시바~! 설마 나 낙오하는 거 아니겠지? 아흐흑흑 ㅜㅜ 아 근데 왠지 낙오할꺼 같은 기분은 뭐지! 집합할때 담배 괜히 폈나봐! 벌써부터 어깨가 조여오는데.. 아나 초조한데 ㅜㅜ'
그렇게 중대장님을 필두로 구보가 시작되었다. 얼마나 뛰었을까? 뛸때마다 반동으로 K-3가 자꾸 내 옆구리를 때린다. 아프다. 왼쪽은 방독면과 야삽이 나를 붙잡고 오른쪽은 K-3가 연신 내 옆구리를 때린다!
계속 뛴다. 앞서가는 중대장님의 K-1이 너무 빛나보인다. 곧 하나 둘씩 낙오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소본 김이병이 제일 먼저 퍼져주시고, 1분대 김일병도 퍼지기 시작한다. 어쭈! 일병이 낙오나쳐하고 넌 복귀하고 디졌다!
아니다! 지금 2분대 가츠상병도 퍼지기 직전이다! 살려줘! 어흐흐흑 ㅜㅜ
끝으로 K-3가 참 잘어울렸던 전우들을 소개하겠다! 내사진은 아무리 찾아도 없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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