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엠스퀘어 카페에서 열린 블로거 간담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평일 오후 나는 카메라를 챙겨 종각행 1호선에 몸을 실었다. 이날은 TNM에서 주최하는 블로거가 간다 세 번째 시리즈인 문재인 대선 후보자와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앞선 시리즈의 주인공들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였는데 매번 스케쥴이 겹치는 바람에 참가하지 못하여 무척 아쉬웠다. 그렇기에 오늘의 만남이 더욱 설레고 기대되었다.
다가오는 대선을 앞두고 각 캠프의 움직임도 더욱 바빠졌다. 특히 지난 대선과는 달리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SNS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기에 오늘과 같은 만남이 성사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다른 대선 후보자와의 인터뷰가 잡힐 정도로 각 캠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그만큼 이제는 SNS를 통한 국민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이 각광받는 시대임에 틀림없다.
"문재인! 그는 누구인가?"
평소 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세상에 이런 무식한 질문도 없겠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국민들의 정치 관심도는 생각보다 그리 높지 않다. 아니 정치에 관심을 가질만큼 여유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지 않다는 것일 수도 있겠다.
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인 문재인 의원는 인권 변호사 출신으로 제 19대 총선에서 부산 사상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고 참여정부 시설에는 청와대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 비서실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의 이사장이기도 하다.
"그럼 지금부터 블로거 간담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이날 간담회는 각자의 분야에서 맹활약 중인 블로거들과 이를 취재하기 위해 나온 기자들로 꾸며졌다. 또한 실시간 트윗 중계는 물론 인터넷 TV인 티빙을 통해 생중계 되었다. 여담이지만 이날 간담회의 시청률은 3.4%로 MBC 파업사태로 인해 토요일 1.7%에 불과한 MBC 시청률를 훌쩍 뛰어 넘었다고 한다.
첫 질문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잡히는 이미지에 관한 내용이었다. 이에 문재인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하는 이미지로 봐주셔서 영광이라고 답변하였다. 단 노무현 대통령을 뛰어 넘어야 한다며 자신의 비전은 분명 다르다고 밝혔다. 참여정부의 비전은 이미 10년이 지난 과거이며 이제는 당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나가야 한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다시 살아온다면 그 분 또한 다른 비전으로 올 것이라고 말하였다.
"대통령으로서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그는 역사의식을 첫 번째로 꼽았다. 우리나라가 어느 방향으로 발전해 가야 하는가에 대한 통찰력 필요하다며 말이다. 두 번째는 역사의식을 정치 현실에서 실현하기 위한 균형감각이 필요하다. 현실보다 지나치게 앞서 나가게 된다면 이상주의가 되고 자연스레 좌절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과 영합하면 진보가 없다. 한걸음씩 앞서 나가는 균형감각이 필요하다며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과의 의견을 모아 나가며 조정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것이 바로 정치라며 말이다.
"투표율이 높은 보수층과 노년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복안은?"
사실 어르신을 위한 다양한 복지 제도 및 정책을 만든 것이 참여정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투표는 다른 곳에 한다며 이 또한 우리가 끊임없이 그들을 설득하고 선택하게끔 만들어야 한다.
이에 문재인 의원은 젊은 이들이 계속 설득해 달라며 부탁하였다. 결국 자식들이 원하는 세상을 만드는 게 부모들의 마음이라며 말이다.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간담회 현장!"
2시간으로 예정된 간담회는 정말 순식간에 흘러갔다. 사실 나도 간담회에 참석하기 전에 미리 질문을 전달하였으나 아직은 답변하기에 다소 이른 세부적인 정책 내용들이라 다음을 기약하여야만 했다. 참고로 내가 준비한 질문은 국방개혁과 한반도를 중심으로 첨예하게 펼쳐지고 있는 외교 분쟁에 관한 내용이었다.
"나는 누구보다도 떳떳한 삶을 살았다!"
다음은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재인 의원의 답변이다. 그는 스스로 누구보다 떳떳하게 살아왔다며 모두가 가난할 때 가난했으며 힘들 때 힘들었다고 하였다. 민주화 투쟁과 개인적 희생도 치뤘으며 남들 다 가는 군대도 다녀왔다. 사법시험도 합격, 혼자 잘 살려고 하지 않고 인권변호사를 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나누려 했다. 또한 참여 정부에서 국가를 위해 헌신도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국민들의 고통과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하지만 체험없이는 할 수 없다며 문재인 의원은 그 부분에 있어서는 누구보다도 잘 할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앞으로도 이런 자리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공식적인 간담회는 무사히 끝이 났다. 개인적으로 간담회에 참가한 소감을 밝히자면 반가움 반, 아쉬움 반이었다. 평소 미디어를 통해서만 만날 수 있었던 문재인 의원이었기에 직접 그의 목소리를 듣고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은 무척 반가웠다.
하지만 문재인 의원의 행적 하나하나를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극도로 조심하는 측면도 없지 않았다. 물론 대선을 준비하고 있는 시점에서 너무나도 당연한 모습이지만 특별한 무언가가 없었다는 점은 분명 아쉬운 대목이었다. 앞으로 만날 대선 주자들도 똑같겠지만(?) 말이다.
과연 그는 어떤 슬로건을 내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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