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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아침이었다.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 있는데, 그날따라 영 입맛이 없었다. 어머니는 평소처럼 열심히 먹지 않는 나를 보더니 걱정스레 말씀하셨다.
"아들! 왜 팍팍 안 먹어!"
"입맛이 없어!"
"요즘 이거 비실비실한게 안되겠네! 오후에 외식하자!"
"오오! 뭐 먹어?"
"뭐 먹고 싶은데?"
"보쌈!"
어머니는 흔쾌히 동의하셨고, 보쌈을 먹으러 가기로 하였다. 보쌈 먹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입맛이 살아나는 거 같았다. 잠시후 어머니는 운동을 하러 가셨다. 2시까지 오시기로 한 어머니는 이미 30분이 훌쩍 지났는데도 연락이 없었다. 휴대폰도 받지 않으셨다.
다시 30분이 흘렀고, 나는 어머니를 기다리며 블로깅을 하였다. 그날따라 이웃블로그에는 맛있는 요리 포스팅으로 가득하였다. 나는 이미 배고픔을 넘어서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있었다. 이대로는 안될 거 같아서 먹을 것을 찾으러 주방으로갈려는 찰나, 현관문이 열리더니 어머니가 들어오셨다.
"엄마! 나 죽을 거 같애! 왜 이제 와!"
"호호! 미안! 목욕탕 다녀왔어! 일단 이거라도 먹어!"
"이...이건!"
어머니가 건네 준 것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콜팝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이웃집 아주머니가 주셨다고 하였다. 따끈따끈한 치킨 조각을 보니, 급 기분이 밝아졌다.
나는 TV 앞에 앉아서 신나게 먹기 시작하였다. 방금 튀긴 거라 그런지 바삭바삭하고 담백하였다. 이쑤시개처럼 생긴 파란 꼬챙이로 연신 찍어 먹다가 그만, 바닥에 꼬챙이를 떨어뜨렸다. 별 생각없이 TV를 보며 바닥에 떨어진 꼬챙이를 줍기 위해 손을 모았다.
"아아아아아아앜!"
찌릿한 통증이 느껴졌다. 깜짝 놀라서 손을 들어 바라보았다. 손바닥 한가운데는 파란 꼬챙이가 위풍당당하게 꽂혀 있었다. 손을 흔들어도 떨어지지 않았다. 이거 정말 내 손으로 직접 뽑아야 되는건가? 생각만해도 끔찍한데? 반대손으로 꼬챙이를 잡고 뽑았다.
"피...피다!"
꼬챙이를 뽑은 부위에서 곧 피가 나오기 시작하였다. 피를 닦고 살펴보니 다행히 큰 상처는 아니었다. 사실, 별로 티도 안난다. 하지만 순간 꽤씸하였다. 비록, 내가 부주의하여 다친 거지만, 아이들이 많이 사먹는 콜팝의 꼬챙이가 너무 위험해 보였다. 단지 치킨 조각을 집어먹는 용도임에도 불구하고 무척이나 날카로웠다.
"하늘도 뚫을 기세야!"
사진에서처럼 꼬챙이는 흡사 무기처럼 생겼다. 갈고리형 무기는 상처를 입히고, 뽑을 때 상처부위를 찢어버려 봉합을 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 조그만한 꼬챙이도 비슷한 유형의 디자인이다. 전설의 소인국에서는 창으로 사용여도 손색이 없어보인다.
콜팝은 장난기 가득한 꼬마친구들이 많이 사먹는 간식이다. 행여 먹다가 찔릴 수도 있고, 장난치다가 쉽게 다칠 수도 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굳이 이렇게 날카롭게 만들 이유가 없을텐데 말이다.
제조회사에서는 좀 더 뭉텅하게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멍청하게 누가 나처럼 찔리겠는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세상사 그 누가 알겠는가? 여러분도 주인공이 될 수가 있다.
아직도 손바닥에는 영광의 상처가 남아있다. 행여 꼬마친구들이 다치기라도 한다면,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는가? 아무튼 배고프다고 허겁지겁 먹지 말고, 항상 조심해야겠다.
그나저나 콜팝은 무척 맛있었다!
추천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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