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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고의 유격수는? 김재박, 류중일, 유지현, 박진만 등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의 유격수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최고는 이종범이 아닐까싶다. 93년 처음 데뷔한 이후로 지금까지 그는 항상 야구팬들을 울리고 웃게 만들어 주었다.
바람의 딸로 불리우는 한비야보다도, 훨씬 이전에 바람의 아들이라는 칭호를 부여받았다. 그가 타석에 들어서면, 경기장은 언제나 환호의 도가니였다. 1루에 진루하면, 2루는 자동이었다. 게임상의 불법 오토프로그램이 있다면, 그는 야구계의 오토였다. 상대편에게 그의 존재는 항상 반칙이었다.
"그는 언제나 1루가 아닌 2루에서 야구를 하였다!"
그의 한 시즌 최다 도루는 84개였다. 역대 최고이며 앞으로 깨질 가능성도 희박하다. 도루는 한 개의 안타와 맞먹는다. 오히려 안타보다 효과가 더 좋을 수도 있다. 투수와 포수에게 심한 압박감과 허탈감을 주기 때문이다. 분명히 뛸 거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막을 수가 없다. 알고도 당하는 것이다.
게다가 그는 단지 빠르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196개, 그가 기록한 한 시즌 최다 안타이다. 역시 역대 최고이며 앞으로 깨질 가능성 또한, 희박하다. 잘 치고 잘 달리고 게다가 영리하다. 수비 또한 역대 최고의 유격수로 부릴만큼 최고의 수비 능력을 보여주었다. 이런 그를 싫어할 수 있는 야구팬이 어디있겠는가?
어린 시절, 경주에 살던 나는 자연스레 연고지인 삼성을 응원하였다. 고사리같은 손으로 TV앞에 앉아서 삼성을 열심히 외쳤지만, 당시의 해태는 너무나도 강하였다. 그나마 선동열이 일본으로 진출하면서, 잠시 숨을 돌리나 싶었는데, 해태에는 이종범이라는 또다른 영웅이 건재하였다. 오히려 더 강해졌다. 기어코 96, 97년 2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시켜버리고는 바람을 타고 유유히 일본으로 진출하였다.
그러나 영웅에게는 항상 위기가 찾아온다. 일본에서도 맹활약하던 그는 일본 투수들의 집중견제를 받다가 결국 사구에 큰 부상을 당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회복하여 돌아왔지만, 그의 몸은 바람의 아들이 아니었다. 그렇게 3년의 시간을 이렇다할 활약없이 지내다가 초라한 모습으로 귀국하였다.
"이제 그의 전성기는 끝났어!"
많은 사람들이 이종범의 시대는 끝났다고 하였다. 야구명가 해태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기아로 바뀌어 있었다. 당시의 기아는 무척이나 허약하였다. 하지만 그는 그곳에서 다시 자신만의 바람을 타기 시작하였다. 더이상 유격수에 연연하지 않았다. 아니 연연할 수 없었다. 팀의 무너진 포지션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내야, 외야를 가리지 않으며 그는 팀의 불안한 곳을 혼신의 힘을 다해 메꾸었다.
그렇게 한 해 한 해가 지날수록 그는 늙어갔지만, 그의 열정은 오히려 타오르기 시작하였다. 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70년생인 그는 어느덧 마흔이 다 되었다. 그리고 2009년 올해, 어쩌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그에게 한국시리즈라는 기회가 다시 찾아왔다.
일본으로 진출하기 전, 최고의 전성기 시절에 뛰었던 한국시리즈와는 모든게 달랐다. 당시의 패기만만한 청년은 없었지만, 그곳에는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이 있었다. 한국시리즈 1차전, 그는 자신이 건재하다는 것을 전 국민에게 보여주고 싶었나보다. 결승타를 2번이나 때려내면서 TV를 보던 나의 심장을 울리게 만들었다. 만약 상대팀이 내가 좋아하는 팀이었다고 하였더라도, 나는 미워할 수 없을 것이다. 나에게는 이미 상대편의 선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이종범이라 쓰고 신이라고 읽는다!"
하지만, 나는 아직까지 그를 한번도 만나보지 못했다. 경기장만 찾아간다면, 쉽게 볼 수 있을텐데 말이다. 결국은 내가 게을려서 그렇다.
얼마전, 게으른 나에게 둔필승총님께서 멋진 선물을 보내주셨다. 아니 최고의 선물이었다. 이종범 선수를 좋아한다고 말한 탓일까? 둔필승총님은 직접 취재를 하며 만난 이종범 선수의 사인볼을 선물로 보내주셨다. 단지 사인볼 뿐인데, 영웅의 혼이 느껴진다. 요즘 감수성이 풍부해진 덕분일 수도 있다.
"세상을 담아라!"
그의 사인볼을 보며, 내년에는 꼭 그를 만나러 가야지라는 나만의 약속을 해본다. 그리고 그의 혼을 본받자는 나만의 다짐도 해본다. 멋진 선물을 주신 둔필승총님께도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추천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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