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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예약발행 글입니다. 언제나처럼 시간적 순서에 따라 전개되지 않으며, 그때그때 기억나는 사건을 재구성하여 작성하고 있습니다. 고로 예전 글을 안 읽으시고 바로 보셔도 무방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신 분은 윗부분에 위치한 지난 글보기를 이용해주세요!
이미 알고 계신 분도 있으시겠지만, 저는 어제부터 국가에서 후원하는 가을맞이 단풍놀이를 떠났습니다. 역시 국가에서 후원하는 거라 일정도 넉넉하게 2박 3일이랍니다. 다만 참여조건이 좀 까다롭습니다. 초정장을 받은 인원은 무조건 참석해야 되며, 복장은 엣지있는 군복으로 통일해야 된답니다. 그 이름하여 예비역이라면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다는 동원훈련입니다. 어흐흑흑ㅜㅜ
이 시간, 저는 졸린 눈을 비비며, 숙련된 가이드 조교를 따라 이 산 저 산을 누비며 단풍놀이에 한창이겠네요. 또한, 제시간에 칼같이 배급되는 짬밥을 우걱우걱 씹으며 좋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역시 국가에서 후원하는 만큼 빵빵하답니다. 삼시 세끼 다른 반찬과 국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답니다.
하지만, 저처럼 야전의 맛을 느끼고 싶어도 국가가 부르지 않는 안타까운 분들을 위해 센스있게 맛있는 비빔밥을 소개하겠습니다. 며칠전, 야전의 참맛을 느끼고 싶은 욕구가 생겨, 인터넷으로 구입한 전투식량입니다. 포장 재질은 군에서 보급되는 거랑 다르지만, 내용물은 똑같습니다. 아니군요! 군용은 후식으로 초코렛이 있는데, 이건 없군요. 그거 빼고는 완전히 똑같습니다.
"어디 한번 만들어 볼까요?"
진공 건조한 밥과 신선한 야채, 쇠고기를 급속동결건조하여 고유의 맛과 영양이 살아있음을 한 눈에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포장 안 쪽에는 친절하게 물 넣는 선이 표시되어 있으니 이제 뜨거운 물만 준비하면 된답니다.
"아참! 쇠고기 스프를 잊지 말고 살포시 뿌려 주세요!
그리고는 콸콸 끓는 뜨거운 물을 부어 주면 된답니다. 정확히 표시 선까지 넣어주고는 동봉된 숟가락으로 부지런히 저어 주세요. 그리고는 상단의 지퍼락을 닫아 주시면 셋팅 완료!
"참 쉽죠잉!"
뜨거운 물일 경우에는 10분 정도만 놔두면 되지만, 명색이 군용식량이지 않습니까? 유사시 뜨거운 물을 구하지 못할 경우에는 찬 물로도 조리가 가능하답니다. 찬 물일 때는 40분가량 진득하게 기다리면 된답니다. 그러고보니 현역시절에는 훈련때, 차가운 계곡물을 담아서 먹기도 하였네요. 눈 안 녹여서 넣은게 어디예요. 후훗~!
자! 다음으로는 된장국을 만들어 보자구요! 개인적으로는 물 넣는 선 약간 모자르게 넣어 주는 게 좀 더 된장스런 맛을 내는 거 같습니다. 정확히 맞추면, 뭔가 싱숭생숭한 맛이랄까요?
"이제 모든 준비는 마쳤습니다! 카운트다운 고고!"
어느새 10분이 되었네요. 떨리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열어 보았습니다. 신기하게도 그 많던 물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사진에서처럼 먹음직스럽게 비빔밥이 완성되었습니다.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럽지 않나요?
"그래도 넣을 건 다 넣어야죠!"
고소한 참기름도 고루고루 뿌려 줍니다. 따끈한 비빔밥에 참기름에 흡수되는군요. 이때 식성에 따라 고추장을 넣어서 비벼드셔도 된답니다. 물론 된장이나 쌈장은 곤란하겠죠?
"오늘은 오리지날로 한번 먹어 보겠습니다!"
"어때요? >.<"
보기만해도 군침이 돌지 않나요? 따근따근한 비빔밥은 방금 한 거 마냥, 찰지고 맛있네요.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비빔밥임에 틀림없네요. 종류도 쇠고기, 야채, 잡채 비빔밥 3종류가 있는데, 저는 고기를 사랑하므로 쇠고기 비빔밥을 만들어 보았답니다.
무게는 200g이 채 되지 않고, 가격도 저렴합니다. 요즘처럼 단풍놀이가 한창일 때, 배낭에 한 개 챙겨 가는 센스를 발휘 해보세요. 산 정상에서 단풍을 반찬삼아 먹는 비빔밥은 정말 지상 최고의 맛이 아닐까요? 주위 사람들이 한입만 모드로 공격할 수 있으니, 기왕이면 인적이 드문 곳에서 혼자 드시길 추천합니다.
이상! 깊은 산 속에서 군복을 입고 단풍놀이를 한창 즐기고 있는 악랄가츠군이었습니다. 내일까지 훈련 받아야 되는데, 선배가 해준 말이 떠오르네요.
"내일이 올 거 같냐? 앜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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