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을 기다렸다!"
수도기계화보병사단 북진대대 테니스 동아리 장병들은 매주 토요일 9시를 손꼽아 기다린다. 연일 이어진 훈련과 장마로 인해 테니스코트를 제대로 밟을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동안 군대에서의 테니스라고 하면 장병보단 간부들이 즐기는 스포츠에 가까웠다. 하지만 올해 3월 처음 창단된 수기사 북진대대 테니스동아리는 장병들이 중심이 되어 운영 중이다.
대다수의 장병들은 테니스에 막 입문한 왕초보이지만 열정만큼은 세계 랭킹 1, 2위인 조코비치와 페더러를 능가한다. 무엇보다 평소 테니스에 관심이 많았으나 제대로 접할 기회가 부족했는데 군생활을 하며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게 되어 매우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그렇다면 장병들의 테니스 실력을 일취월장시켜 주는 이는 누구일까?"
다름 아닌 같은 부대 소속인 손상우 상병이다. 그는 입대 전 테니스 선수 및 코치로 활약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우들의 테니스 지도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약 20여 명의 장병으로 구성된 테니스 동아리는 계급 구분 없이 희망하는 인원에 한해 누구나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교 스포츠답게 테니스를 함께 치다 보면 평소 어색했던 전우들과도 금세 친해지고 한 주간 쌓인 스트레스도 해소되는 등 여러모로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테니스의 매력은 작은 공 하나로 긴 랠리를 하는 것!"
테니스의 경우에는 기초만 잘 다지면 실력 차가 커도 상대방과 맞춰가며 랠리를 이어갈 수 있다. 자연스레 본인의 의지에 따라 운동량도 조절하며 꾸준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나아가 다양한 동작을 필요로 하는 전신 운동으로 근육 및 민첩성, 심장, 순환기 계통 등 장병들의 체력 증진에도 큰 도움이 된다.
또한 포병부대의 특성상 고도의 집중력과 정확성이 요구되는 임무가 주를 이루는 만큼 강한 정신력이 뒷받침되어야만 하는데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것은 기본이고 철저한 스포츠맨십과 코트 매너까지 수양에도 테니스만큼 좋은 것이 없다.
"테니스로 부대원이 하나 되는 시간!""
특히 지휘관(중령 한규하)을 비롯해 주임원사, 군의관 등 장병들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간부들이 함께 활동하며 부대 내의 각종 애로사항이나 고충을 자연스럽게 듣고 소통하며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되어 준다. 물론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지만 말이다.
아직은 경력이 많은 간부들이 우세하지만 강한 체력과 뜨거운 열정으로 무장한 장병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이에 부대에서는 장병들의 실력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테니스 대회 개최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북진대대 테니스 동아리! 아자 아자 파이팅!"
그래서일까?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 무더운 날씨였지만 테니스 동아리 장병들의 표정은 마냥 행복하기만 하다. 내리쬐는 햇볕보다 쏟아지는 빗줄기가 원망스럽다는 그들, 누가 봐도 테니스와 사랑에 빠진 왕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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