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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부터 하나둘씩 기사가 올라오더니, 결국 청담동클럽사진이 인터넷을 뒤흔들고 있다. 주요 방송사, 신문사는 물론이고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인터넷매체와 지방신문, 경제신문 등 우리나라 매체라는 매체에서는 모두 신명나게 기사를 올리고 있다.
덕분에 이런 사실을 알지도 못했던, 나마저도 자극적인 기사제목에 이끌려 자연스레 기사를 클릭하게 되었다. 기사의 주요내용은 청담동 클럽에서 많은 사람들이 거리낌없이 성적행위를 묘사하고, 퇴폐적인 행동을 일삼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145장의 사진이 유포되어 인터넷에 나돌고 있다고 하였다.
사람들이 이 기사를 보게되면 백이면 백, 사진들을 보고싶지 않을까?
도대체 얼마나 퇴폐적이길래? 연예인도 있다는데? 알몸노출 사진도 있다는데? 새벽녘에 기사를 보고 인터넷에서 청담동클럽사진을 검색해봤다. 벌써 네이버, 다음에서는 실시간 1위를 달리고 있었다. 벌써 수많은 네티즌들이 검색을 하였고, 지금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스, 블로그, 이미지, 동영상 할 것없이 빽빽하게 검색 결과를 토해내었다. 뉴스의 경우에는 인권침해를 우려해서 모자이크 처리되어 있었지만, 대다수의 블로그에는 원본 그대로의 사진이 떡하니 올라와 있었다. 포털 측에서 자체적으로 지우고 있는데, 지우는 속도보다 올리는 속도가 더 빠른 거 같다.
왠만큼 검색만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145장의 사진을 현 시점에서는 충분히 구할 수 있었다. 물론, 나도 손쉽게 사진들 모두 구할 수 있었다. 그래 어디 한번 보자~! 얼마나 충격적인지 말이다~!
음~ 확실히 퇴폐적이고, 노골적인 사진들이 있었다. 그리고 기사에서 언급한 연예인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145장 모두가 그런 것이 아니다. 일부 사진에서만 지난친 스킨십과 노출,키스등의 장면이 있었고, 나머지 사진에서는 여느클럽에서처럼 춤추거나 술을 마시는 사진들이다.
145장의 사진 속에는 수백명의 사람들이 선명한 고화질사진으로 노출되어 있었다. 문제가 될만한 사진은 10장도 되지않았다. 또한 몇몇 사진은 당사자의 허락이 없는 도촬 수준의 사진도 있었다. 문제의 연예인사진에서는 검은 옷 입은 여성들과 카메라를 응시하며 웃으며 기념촬영하는 정도였다. 물론, 연예인이 그 현장에 있었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연예인들이 클럽에 있는 것이 어디 하루 이틀인가?
또한, 145장 사진 전체가 같은 클럽에서 찍은 것인지도 확실히 모르겠다. 일부는 클럽밖의 길거리, 계단등의 사진도 있고, 길가에서 앉아서 수다떠는 사람들의 사진도 포함되어 있었다.
고로 하고 싶은 말은, 145장의 사진중 문제가 될만한 사진은 소수의 사진이고, 그나마 문제가 되는 사진에는 당사자의 얼굴이 제대로 나오지도 않는다. 오히려 당당하게 얼굴을 비추고 있는 사람들은 기념촬영에 응한 사람들로 보인다. 사진의 최초유포자는 청담동클럽 문화를 보여주겠다며 관련 사이트에 올렸다.
이것을 수많은 네티즌이 퍼갔고, 기자들이 월척이구나~!라며 온세상에 동네방네 기사화시켰다. 그런데 다들 너무 성급했다. 최초 사진찍은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동의를 구하고 찍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언론에서 보도하고있는 기사제목처럼 올릴거라고 한다면, 과연 저렇게 해맑게 웃으며 자신을 얼굴을 찍게 허락했을까?
신기하게도 하나같이 연예인급의 미모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마치 이쁜 사람들만 골라서 찍은 거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것을 퍼간 네티즌들도, 문제가 될만한 사진만을 포스팅 했어야 했다. 몇 장의 사진들은 정말 눈살을 찌푸리게 할만큼 낯뜨겁고 퇴폐적이었다. 그럼 그 사진들만 포스팅 했어야 했다. 나머지 인물 사진들은 당연히 올려서는 안되는 것이고, 설사 올리더라도 모자이크 처리를 했어야 했다. 만약 당신의 가족이나 친한 지인이 찍혀져 있었다면, 저렇게 대놓고 올릴 수 있었겠는가?
지금 현 시점에서 한 두명의 피해자가 아니라 수백명의 피해자가 나올 것이다. 아니 이미 나왔다! 사진의 화질은 여타 다른 사건들에 비해 비교도 안될 정도로 좋았고, 화보급의 사진들이다. 아는 지인이 사진속에 찍혀있다면, 충분히 알아 볼 수 있다.
그 당사자는 물론이고, 가족, 지인들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시간 이후로 힘들어지겠는가? 이런 사태를 유발시킨 사진속의 퇴폐적인 주인공들이 한심하다. 최초유포자는 더 한심하고, 무자비하게 퍼가서 생각없이 죄다 올린 블로거들도 한심하고, 신나게 기사화시킨 매체들은 말할 가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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