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을 가다! 빠르게 정착 중인 전자소송의 의미와 역할!

"과연 평생 갈 일이 있을까?"

굵직한 사건사고 뉴스가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약방에 감초처럼 등장하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을 직접 방문하였다. 다행히 원고나 피고 신분으로 간 것은 아니었다. 믿을진 모르겠지만 나름 법이 없어도 잘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국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과연?

"전자소송제도를 아시나요?"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관할구역은 서울시 종로구, 중구, 성북구, 서초구, 강남구, 동작구, 관악구 등으로 그야말로 핵심 중에 핵심이다. 어쨌든 오늘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방문한 연유는 다름아닌 전자소송 토론회 때문이다.

전자소송은 기존의 재판 방식과는 달리 법원이 운영하는 전자소송시스템을 이용하여 굳이 각종 서류를 들고 방문하지 않아도 소를 제기하고 소송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이미 도입 된 지 1년 6개월만에 비교적 빠르고 안정적으로 정착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전자소송!"

사실 법을 공부하지 않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소송은 멀고도 험난한 길이다. 시간도 많이 들고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또한 당장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가장 기본적인 부분에서 막히게 된다. 물론 낯선 법률 용어들도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전자소송의 도입으로 보다 수월하게 소송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우선 법원을 방문하지 않고도 인터넷을 통해 소를 제기할 수 있으며 관련 문서 또한 모두 등록할 수 있다. 기본적인 공통문서는 법원이 제공하는 양식에 맞춰 빈칸 채워넣기 식으로 손쉽게 작성 가능하며 기타 소송에 필요한 문서들도 추가로 등록 가능하다. 

"2015년부터는 형사사건을 제외한 모든 재판분야에서 시행될 계획!"

지금은 특허, 민사소송에서만 제한적으로 지원되고 있지만 향후 모든 민사법정을 전자법정으로 전환하고 2015년부터는 형사사건을 제외한 모든 재판분야에서 전자소송을 시행할 계획이다.

흥미로운 점은 전자소송이 도입되고 상소율이 낮아지고 종국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전자소송을 통해 보다 입체적이고 공정하게 관련 서류가 공유되기 때문에 재판 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기존 재판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전자법원의 실제 모습!"

전자법정은 기본적으로 빔프로젝터, 스크린, 실물화상기, 법정용 PC와 노트북이 설치되어 있어 원활한 재판 진행을 도와준다. 과거 수백, 수천 장에 달하는 종이서류를 넘겨가며 진행하는 모습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전자소송제도를 도입하면서 기존의 재판보다 다소 저렴하고 간편하고 빠르게 소송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법원의 업무량은 더욱 늘었다고 한다. 소송 진행이 훨씬 편해지다 보니 내가 소송왕! 모드로 활약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의 문서보다는 아무래도 전자문서를 정독하는 것이 훨씬 피로하기 때문이다. 한 두 장도 아니고 수백, 수천 여장에 달하는 내용을 모니터로 보고 있는 것은 분명 힘든 일이다. 

"아직은 미흡한 홍보!"

현재 민사소송의 절반 가량이 전자소송제도를 통해 진행되고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가 찾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정착된 사례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은 빨리빨리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아직 홍보가 미흡한 것 또한 사실이다. 나 역시 토론회를 오기 전까지는 전자소송에 관한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은 원고가 전자소송를 통해 소를 제기하여도 피고가 기존 방식을 선택할 경우 재차 종이로 프린트하여 재판을 진행하게 된다. 이는 전자소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 차원이다.

하지만 당장 2015년부터는 형사사건을 제외한 모든 재판분야에서 전자소송이 전환되는 만큼 하루 빨리 많은 사람들에게 홍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오늘과 같은 자리도 이 같은 맥락에서 진행되었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