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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상 중인 우리나라를 비웃듯이 북한은 핵실험과 지대공 미사일 3발을 날려서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군요. 정말 괘씸합니다. 전군의 경계태세가 강화되었다고하는데 국군장병들이 고생이 많겠네요. 참~! 이번 이야기를 포스팅하므로써 가츠의 군대이야기가 30회를 맞이하였습니다. 심란한 판국에 조용히 혼자 자축해봅니다. 짝짝짝~!
경계파견 下편이 너무 길어지는 바람에 주둔지로 철수를 못했습니다. 오늘은 번외편으로 살짝 보완하여 주둔지로 철수하겠습니다. 언제나처럼 시간적 순서에 따라 전개되지 않으며, 그때그때 기억나는 사건을 재구성하여 작성하고 있습니다. 고로 예전 글을 안 읽으시고 바로 보셔도 무방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윗부분에 위치한 지난 글보기를 이용해주세요!
경계파견 下편이 너무 길어지는 바람에 주둔지로 철수를 못했습니다. 오늘은 번외편으로 살짝 보완하여 주둔지로 철수하겠습니다. 언제나처럼 시간적 순서에 따라 전개되지 않으며, 그때그때 기억나는 사건을 재구성하여 작성하고 있습니다. 고로 예전 글을 안 읽으시고 바로 보셔도 무방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윗부분에 위치한 지난 글보기를 이용해주세요!
요즘에도 군관련 사고 소식들이 많이 들린다. 특히 총기를 이용한 사고가 대다수이다. 사실 가츠가 현역인 06년 4월 전까지만해도, 총기 사고는 좀처럼 일어나지 않았다. 아니 일어날 수가 없었다.
06년 4월전까지만해도 전방 GP,GOP,해안부대를 제외하고는 경계근무시 실탄을 휴대하지 않았다. 가츠군의 부대인 이기자부대는 철책근무를 하지 않으므로 당연히 실탄 근무를 하지 않았다. 실탄은 사격이나 삽탄훈련때나 만질 수 있었다.
우리 소대가 중봉경계파견 중인 어느날, 한 통의 공문이 날라왔다. 합동참모본부의 지시로 전군은 4월 24일부터 경계근무시 실탄을 휴대하라는 내용이었다. 심히 부담스럽다. 소대원 전원이 실탄근무를 나간 적이 없었다. 그런데 당장 며칠 후부터 실탄을 들고 나가라는 것이다.
그렇게 가츠상병은 급변신하였다. 악랄가츠에서 상냥, 친절가츠로 말이다. 후임들이 실수하면 지긋이 웃으며 넘어갔고, 격려해주며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이그~! 김이병 수통에 물 안 담았네?'
'이병 김OO! 죄송합니다~! 바로 담아오겠습니다~!'
'아 괜찮아~ 괜찮아~! 이등병때는 다 그러면서 크는거지~! 어어~ 뛰지마~! 우리 아기 넘어질라~!'
절대 가식이 아니다! 그냥 그러고 싶었다. 산꼭대기 낯선 초소에서 후임의 총에 맞아 죽고 싶지 않았다. 고향에 사랑하는 가족이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지난 시간에도 언급했듯이 파견나온 이곳은 5월 중순에도 무릎까지 눈이 내린다. 고로 야간 근무시에는 얼마나 춥겠는가? 보통 야간 근무시에는 2명의 근무자 모두 위병소건물 안에서 근무를 선다. 사실 낮에도 4,5차례의 차량출입밖에 없고, 오는 인원 또한 철저하게 통보되기 때문에 CCTV만 아니면 건물안에 있어도 상관이 없을 정도였다.
야간에는 아예 출입인원이 없고 CCTV도 보이지 않기때문에 건물안에서 근무를 선다. 사실 주둔지에서는 한겨울에도 바깥에서 근무를 선다. 주둔지 초소는 사방으로 창문이 있는데 그 흔한 비닐 한 장 없다. 체온으로 습기가 차면 안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곳이 천국이라고 하는거다. 튼튼한 콘트리트 위병소 건물은 이중 유리창문에 전기히터도 있었다. 나는 선임근무자이기 때문에 항상 의자에 앉아서 따뜻한 전기히터를 쪼이며 멍때리고 있었고, 후임은 문앞에 서서 문밖을 주시하고 있다.
'김이병 춥지? 이리와서 히터 좀 쬐면서 해~! 잠깐 앉을래? 형이 앉아만 있었더니 허리가 아프네~!'
어쩔수 없다. 당장 내일부터 이녀석이랑 실탄근무를 나가야되니 말이다. 따뜻하게 히터 쬐면서 졸다가 저승길로 갈 수 없잖아. 누누히 말했지만 고향에 사랑하는 가족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단 말이다!
그렇게 24일이 되었고, 아침 통근차량으로 우리 중대장님께서 실탄이 가득 담긴 탄통을 들고 올라오셨다.
그러나 실탄을 들고오신 중대장을 목격한 파견부대장은 이곳은 안전한 곳이니, 실탄근무를 할 필요없다면서 다시 가지고 돌아가라고 하셨다. 하긴 파견부대장 입장에서도 여간 부담스러운게 아니다.
자신의 부하들도 아닌 전혀 다른 소속의 경계부대가 행여 사고라도 친다면, 얼마나 원통하겠는가? 진급은 물론이고, 모든 면에서 큰 문제로 다가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산 꼭대기에 어떤 괴한이 총뺏으러 오겠는가?
실탄근무를 투입시킨 합참의 궁극적 이유는 최근 빈번히 일어난 총기피탈사건 때문이다. 경계근무자들이 괴한들의 흉기에 피습당하고 총기를 강탈당하니 이를 미연에 방지하고자하는 목표였다.
그러나 어느 괴한들이 지천에 깔린 군부대를 놔두고 1450고지 산꼭대기까지와서 총을 훔쳐가겠는가? 그리고 온통 지뢰밭이다. 자칫하다가는 침투하다가 죽을지도 모른다.. 아니 이곳의 존재 자체도 모를텐데 말이다.
결국 중대장님은 다시 탄을 가지고 오후에 내려가셨다. 우하하~! 실탄근무 안하네~! 이제 다시 악랄가츠로 돌아가면 되는거야~! 우하하하하~!
그날 저녁 다시 김이병과 근무를 들어갔다.
'야~! 너 어제 앉으라고 하니깐 진짜 앉드라? 아나~! ㅋㅋㅋ 미친거 아냐? 와아~ 고참이 앉으라고 진짜 앉다니~ 나때는 상상도 할 수 없었는데~! 형은 기마자세로 앉는 척했어 임마~!'
그렇게 다시 즐겁게 근무를 설 수 있었다.
그러나 즐거움도 오래가지 못했다. 다음날 중대장님은 대대장님한테 겁나 까이고, 다시 탄통을 들고 우리를 방문하셨다. 우리는 무슨 이기자부대아니냐며~! 무조건 실탄근무를 투입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공포탄 5발 한 탄창과 보예탄(보통탄,예광탄) 15발 한 탄창을 지급받았다. 총기에는 공포탄을 장착하였고, 실탄은 전투조끼 좌측탄입대에 보관하였다.
●█▀█▄ 난 오늘 근무나가면 총살 당할지도 모른다! ㄷㄷㄷ
그날밤 어김없이 근무투입을 하였고, 나는 의자에 앉아있었다. 평소같으면 금방 졸릴텐데, 정신이 너무 맑다! 눈이 똘망똘망~! 나는 문밖을 경계하고 있는 김이병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녀석이 갑자기 뒤돌아서 나를 향해 갈기면 어떻하지?
나는 K-3라서 바닥에 거치해놓고 있다. 저녀석은 K-2이므로 어깨에 메고있다. 저녀석이 마음만 먹으면 난 무조건 죽는거구나. 어흐흑흑ㅜㅜ
그렇게 한숨도 안자고 제정신으로 2시간 근무를 마쳤다. 아나 이게 합참의 의도였구만~! 너무 완벽한 경계근무아닌가? 나름 머리좀 썼구만~!
자고일어나니 소대장님이 소대원들을 불러서 정신교육을 실시하였다. 실탄근무 투입후 군에서 벌써 2건의 총기사고가 일어났다고 하였다. 거봐! 나도 졸았으면 죽었을지도 모르잖아! ㄷㄷㄷ
그래서 금일부터 사단참모장님을 비롯해서, 작전,군수,정훈,감찰참모님들이 불시에 방문할 예정이니 각별히 근무에 신경쓰라고 하셨다. 사실 우리 소대는 이미 4달전에 한 건의 자살사고로 사단에서 예의주시하고 있지 않은가? 물론, 우리는 서로를 믿고 잘 이겨냈지만 말이다. 위에서는 여전히 관심소대이니 말이다.
그날은 주간 근무가 잡혀있어서, 점심먹고 김이병 손잡고 위병소로 나갔다. 김이병은 밖에서 출입문을 철통같이 지키고 있었고, 나는 여전히 그녀석만 주시하고 있었다. 한데 그녀석이 갑자기 나를 향해 달려온다!
'야야~! 김이병 왜그래~! 쏘지마~! 잘못했어! 살려주세요!'
'(이넘 왜이래? 며칠전부터 맛이 간거같애~! 소대장님한테 보고해야되나? 미친거 같애...) 가츠상병님 저기 밑에서 레토나 한 대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으흠~! 어 그래? 이상하네 보고된게 없는데, 쌍안경으로 번호판 확인해봐~!'
'12XX 3호차량입니다!'
허걱~! X됐다! 사단참모장이다! 이윤열이 마린을 컨트롤하듯 나는 유선으로 파견부대본부에 연락하면서 동시에 96k로 소대장님께 보고하였다.
이미 레토나는 출입문 앞에 당도하였고, 빠앙~! 울리고 있었다. 사단참모장이면 서열로는 사단내에서 3번째이다. 사단장, 부사단장 다음으로 높은 사람이다. 허나 실상은 부사단장은 그리 큰 힘이 없고, 참모장이 사단장 다음으로 실세이다. 화천 곳곳에 있는 직할대대와 연대, 대대 등 수십군데에서 그가 나타나면 건물 리모델링이 실시된다.
참모장이 산을 가리키며 인상을 찡그리면 산이 사라진다. 강을 바라보면 가우뚱거리면 강이 없어진다. 그 정도의 실세가 지금 출입문 밖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 사실 참모장 입장에서는 당연히 출입문이 미리 활짝 열리며 환대를 받아야 되는데 이게 무슨짓인가? 라며 고뇌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원래 정식으로라면 참모장의 출입은 통보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출입문을 열어서는 안되지만, 쪽문을 통해 나가서 인사라도 해야지, 당당하게 출입문을 사이로 대치하며 서 있을 용기가 없었다.
'이기자~! 근무중 이상없습니다~! 방문해주신 참모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이기자! 으음~ 그래~ 수고가 많타~!'
다행히 이곳의 부대특성을 이해하시는가보다. 별다른 말씀을 안하신다아아아악! 왜이래~! 갑자기 차에서 내리시더니 나에게로 다가온다.
'음 가츠상병?'
'사아아벼어엉! 가아츠으! 네에~!'
'그래, 실탄은 어디에 보관하고 있나? 어디 한번 보자!'
↓아래 오디오를 재생하세요~♩♪♬
아... 망했다~!
이론으로 배웠을때는 절대 총기와 실탄을 건네주거나 보여주지 말랬는데...
하지만 지금 이 분위기는 거역할 수 없다.
목적이 다르지 않은가?
대개는 간부들이 근무기강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노리고 물어보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저 사람은 진짜 궁금해서 물어보는 것 같다.
만약 그게 아니라면 나는 어떻게 되는거지?
그냥 안된다고 할까?
나의 15개월 짬밥은 보여줘야 된다고 하는데...
아 미치겠다...
그냥 도망가버릴까?
수하할까?
꼼짝마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이건 아니잖아 ㅜㅜ
잘못되면 영창밖에 더 가겠어~!
그래 결심했어~!
나는 잽싸게 뒤로 3보 물러난 뒤 탄약집을 꺼냈다.
'상병가츠! 보예탄 15발들이 한 탄창을 전투조끼 좌측탄입대에 휴대하고 있습니다!'
나의 손에 들린 탄약집를 보시더니 이내 만족하신듯 지그시 미소를 지으셨다. 그순간, 막사에서 파견부대장님과 주임원사, 소대장님이 뛰어오고 계셨다. 큰소리 외치면서 말이다.
'야 이놈들아~! 문 안 열어드리고 모해~!'
그렇게 참모장님의 방문을 무사히 마쳤고, 실탄근무도 이상없이 적응해나갔다. 그리고 얼마후, 또 한 통의 공문이 날라왔다. 경계근무시 후임병이 이등병일 경우에는 선임병이 이등병의 실탄까지 보관하여도 된다는 지침이었다.
아~ 다시 근무가 즐거워졌다.
그 후, 천국같은 중봉경계파견을 마치고 다시 훈련과 작업이 기다리는 지옥같은 주둔지로 무사히 철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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