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원을 만나러 갑니다!"
아마 군입대를 코 앞에 앞둔 시기였을 것이다. 나는 중국에서 돌아와 잠시 고향인 경주에서 마지막 청춘을 불태우고 있었다.
당시 경주는 태권도공원 유치를 위해 도시 전체가 난리도 아니었다. 17개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여 최종 후보지로 경북 경주시, 전북 무주군, 강원 춘천시로 압축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장 군입대를 해야만 하는 나로서는 그저 먼 나라 이야기였다. 그렇게 태권도공원은 나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갔다.
"그로부터 8년 후!"
운명의 장난일까? 그동안 잊고 지냈던 태권도공원을 취재하러 가게 되었다. 취재에 앞서 당시 결과를 찾아 보니 결국 전북 무주군이 최종 후보지로 선정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 후 명칭 또한 태권도원으로 변경되었고 2013년 완공을 목표로 건립공사가 한창이었다.
그나저나 어떻게 전북 무주군이 최종 후보지로 선정되었을까? 비밀은 우리나라의 역사에 숨겨져 있었다. 무주 구천동은 삼한시대부터 9천명의 호국무사가 수련을 하며 살았다하여 그들의 둔지라는 뜻에서 구천둔이라는 기록이 남아 있으며 삼국시대 때부터 백제와 신라, 고구려의 접경지역으로 호국무술의 본산지로 알려져 있다.
조선의 학자 홍만종의 해동이적에서는 당시 태권도의 전신인 수박의 달인 권진인이 적상산에서 또 다른 문헌에 따르면 무주의 유학자 설계 박치원 선생이 백운산에서 심신수련과 무예인을 배출한 내용도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호국무술의 현장이자 화합의 장!"
무주라는 현재의 지명을 갖게 된 것은 서기 1414년 조선 태종 14년 신라 무풍현과 백제 주계현에서 각각 '무'자와 '주'자를 따서 하나가 되어 무주현이 되었는데 이는 호국무술의 현장이면서 통일 후 화합의 장을 만들고자 한 선조들의 지혜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특히 무주군에는 암벽을 뚫은 통문으로 옛 신라와 백제의 경계관문인 라제통문이 자리잡고 있다. 이는 삼국통일시기에 김유신 장군이 직접 드나들던 길목으로 당시 동서 문화가 활발하게 교류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이같은 역사적, 지리적 의의를 바탕으로 전북 무주군이 태권도원 최종 후보지로 선정될 수 있었던 것이다.
"태권도원만의 특징!"
본격적인 투어를 앞두고 임시로 마련된 홍보원에서 태권도원 건립공사 추진 현황을 상세하게 보고받을 수 있었다. 하계올림픽 종목이자 전 세계 201개국 7천만 명이 수련하는 세계인의 스포츠로 사랑받고 있는 태권도에 걸맞게 엄청난 규모로 건립되고 있었다.
특히 한국 고유의 문양이자 태권도의 근본정신인 천지인을 담은 삼태극을 기본 모티브로 하는 5000석 규모의 태권도경기장과 태권도 수련의 단계별 과정을 형상화한 6개의 다리,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무주 백운산 자락에 펼쳐지는 9곡 8경의 자연경관은 태권도원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3대 특징이다.
"전 세계 태권도인의 성지가 될 태권도원!"
태권도진흥재단 배종신 이사장은 인사말에 앞서 태권도원의 진짜 주인은 태권도를 사랑하고 아끼는 전 세계 태권도인이라 하였다. 다양한 체험공간과 수련공간을 통해 세계 태권도의 교육, 수련, 연구의 중심이자 정신과 문화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교류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과 관심을 거듭 부탁하였다.
"현재 공정율 38%"
공사현장이다 보니 안전모 착용은 필수였다. 안전사항을 재차 숙지하고 준비된 차량에 탑승하였다. 현재 태권도원의 공정률은 약 38%로 주요 건축물의 골조공사가 완료된 상황이었다. 올해까지 건축 외장공사를 모두 마쳐 누계공정율 76.5%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정식 개관은 내년 9월로 계획되어 있었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
태권도원의 전경을 제대로 살펴보기 위해 전망대로 발걸음을 향하였다. 날씨가 무척 좋아서 그런지 잠깐 걸었음에도 금세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무주의 미래이자 태권도인의 성지가 될 태권도원!"
사실 엑스포며 월드컵 경기장이며 많은 시설들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건설되었지만 정작 행사가 끝나고 나면 적자 투성이 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태권도원은 여러모로 우리에게 밝은 미래와 비전을 제시하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태권도를 아끼고 사랑하는 전 세계인들에게 꼭 한번 방문하고 싶은 성지가 될 것이며 각종 대회 및 아카데미를 진행하여 방문자를 유치하고 나아가 태권도의 위상을 제고하게 될 것이다.
또한 세미나, 워크샵 등을 유치하고 학생들의 수학여행 장소로도 크게 각광받을 듯하다. 이밖에도 태권도를 주제로한 각종 영화 및 드라마 촬영장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이처럼 지역경제의 발전은 물론이거니와 우리나라의 국기인 태권도를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대표적인 관광명소가 될 전망이다.
"태권도가 전 세계를 하나로 연결시켜준다!"
아직까진 뼈대 밖에 세워지지 않은 태권도원이지만 곧 태권도의 정신과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질 것으로 기대한다. 끝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는 2013년 9월 부에노스아이레스 총회에서 향후 영구적으로 올림픽에 채택될 핵심 종목 25개를 추릴 예정이다.
그 말인 즉슨 내년 총회에서 태권도가 핵심종목으로 선정되면 더 이상 올림픽 종목 퇴출에 대한 부담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럴 때일 수록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태권도를 더욱 널리 알리고 아끼는 자세가 필요하다.
태권도! 아자 아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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