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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 포스팅한 동원훈련편이 많은 예비역분들에게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7회까지 이어온 가츠의 군대이야기에서 한 번도 등장하지 않은 여신님의 댓글이 동원훈련편에서는 자그마치 3분의 여신님께서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군대이야기를 주제로 포스팅하다보니 항상 칙칙한 예비역분들만 댓글을 달아주셔서, 소녀팬 유치를 위한 가츠의 연애이야기도 포스팅해야되나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군대이야기로도 여성분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기에 본연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오늘은 군생활의 꽃이라고 부르는 유격훈련에 관하여 포스팅하겠습니다. 가츠는 군생활하면서 도합 2번의 유격훈련을 뛰었는데, 차마 중대막내였을때 뛰었던 1년차 유격은 아직 포스팅할 자신이 없습니다. 정말 외롭고 우울할때, 슬픈 영화 한 편보고, 깡소주 2병마시고 작성하겠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분대장으로서 뛰었던 2년차 유격훈련에 관하여 이야기하겠습니다.
군대이야기를 주제로 포스팅하다보니 항상 칙칙한 예비역분들만 댓글을 달아주셔서, 소녀팬 유치를 위한 가츠의 연애이야기도 포스팅해야되나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군대이야기로도 여성분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기에 본연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오늘은 군생활의 꽃이라고 부르는 유격훈련에 관하여 포스팅하겠습니다. 가츠는 군생활하면서 도합 2번의 유격훈련을 뛰었는데, 차마 중대막내였을때 뛰었던 1년차 유격은 아직 포스팅할 자신이 없습니다. 정말 외롭고 우울할때, 슬픈 영화 한 편보고, 깡소주 2병마시고 작성하겠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분대장으로서 뛰었던 2년차 유격훈련에 관하여 이야기하겠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2006년 10월 77연대 2대대 유격이 잡혀있었다. 사실 군생활에서 가장 운 없는 사람들은 유격 3번뛰는 군번이 아닐까싶다. 가츠의 경우 05년 3월 자대전입후 처음으로 뛴 훈련이 유격훈련이었다.
당시 가츠의 말년 분대장은 전역을 한달 앞두고 전설의 유격 3년차였다. 대개 유격훈련은 4,5,6월 전반기 혹은 9,10월 후반기로 부대 사정에 따라 1년에 한번 뛰는데 예를 들어 5월 군번이 자대에 와서 9월에 유격을 뛰었다, 다음해 또 9월에 뛰었다. 그리고 전역의 해 4월에 유격이 잡혀있으면 대망의 유격3년차가 되는 것이다.
대개 유격훈련, 혹한기등 큼지막한 훈련때는 휴가가 모두 통제되기 때문에 제낄 방도가 딱히 없다. 심지어 유격훈련기간에 아파서 입원해 있더라도, 추후에 유격행군은 따로 받아야할 정도로 엄격한다.
위의 사진은 벌써 인터넷에 많이 유포되어있던데 27사단 유격장에 가면 떡하니 놓여져있는 비석이다. 실상 유격훈련은 어느부대나 힘들기는 매한가지다. 하지만 부대 환경에 따라 강도는 천차만별이다. 3회에 등장한 수방사 헌병대 선배의 유격훈련은 아침에 버스를 타고 근처 유격장으로 가서 몇시간 훈련받고, 자대로 복귀하면 끝이란다.
또한, 지인의 모부대는 유격장 코스가 평지에 가지런히 코스별로 설치되어있어서 사뿐히 이동하면서 교육을 받는단다. 자, 그럼 이기자부대의 유격장을 파헤쳐보자. 일단 비공식 루트의 정보에 의하면 아시아란다. 아시아에서 2번째로 큰 유격장이란다. 사실 이렇게 말하면 얼마나 큰지 당최 감이 안온다. 대개 유격장에서 하루에 교육받는 코스는 PT체조 이런거 빼고 대략 오전 2개 오후 2개정도이다. 사실 코스장에 가서 PT좀 받고 코스체험하는 시간은 얼마소요되지 않는다. 나머지 시간은 코스이동이다.
누구말처럼 연병장에 가지런히 모여있는 것이 아니고, 1000고지에서 1400고지를 넘나드는 험준한 산맥 곳곳에 하나씩 설치되어 있다. PT야 제자리에서 그냥 구르면 되는 것인데, 코스이동은 산속을 계속 달려서 이동해야된다. 힘들다고 퍼질수가 없는 것이다.
밥 안될때는 앞뒤로 서있는 무서운 고참들때문에 살기 위해 뛰는 것이고, 밥이 되면 역시 앞뒤로 서있는 후임들 앞에서 쪽팔리기 싫어서 오히려 호흡도 안 가쁜척 유지하며 죽기 살기로 뛰어야한다. 최상의 몸상태에서도 힘든 산악구보를 연신 PT로 인해 온몸이 알투성이 상태로 말이다.
그렇게 가츠는 분대장으로서 2년차 유격훈련을 시작하였다. 대개 유격훈련에 앞서 대대에서 튼실한 인원을 유격조교로 미리 차출하여 일주일 먼저가서 그들이 유격훈련을 받는다. 사실 가츠는 조교를 못해봐서 모르겠지만, 하고 싶었는데 1년차때는 중대막내로 감히 엄두도 못내었고, 2년차때는 분대장으로서 분대원들을 챙겨야 했기에 못했다. 차출된 인원들은 일주일동안 혹독한 훈련을 받는다. 사실 대대원 500명이 받는것보다 조교인원 30-40명이 받는 유격이 훨씬 디테일하고 빡셀수 밖에 없다.
유격조교는 크게 2가지로 나뉜다. 대대에서 차출된 조교들과 수색대 조교가 있다. 기본적으로 일반 코스나 같이 붙어다니는 조교들은 대대 조교들이고, 수색대 조교들은 대대조교들을 교육시키고, 산악코스나 헬기레펠교육때 등장하여 우리를 반 죽여주신다.
조교들의 특전은 출발행군을 안하는 것과 일주일 미친듯이 고생하면 간지나는 조교로서 대대원들을 마음껏 유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일주일동안 우리 대대원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극한의 조교훈련을 받는 것이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한결같이
'너희들 오면 죽었어! 지금의 이 고통 천배 만배로 안겨주마, 특히 가츠병장! 나 겁나 갈궜지! 너만 내가 지켜본다 ㅋㅋㅋ'
그렇게 대대에서 조교들이 차출되어 떠나고 남은 병력들은 자대에서 CS복을 준비한다. 유격장에서는 계급이 없다. 계급과 이름이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OO번 올빼미만 존재할뿐이다. 고로 전투복에 오바로크쳐진 계급장을 떼고 관등성명위에는 5-OO인 주기를 부착한다. 대개 노란색 주기는 이등병, 횐색주기는 정상인, 빨간색주기는 빨간색이다.
일주일 후, 본격적인 유격훈련이 시작되었다. 유격훈련은 그나마 비전술 훈련이므로 훈련날 아침, 준비태세를 하지 않는다. 그거 하난 마음에 들었다. 조식후 전병력은 출발행군을 시작하였다.
우리부대의 징크스가 하나있다. 큰 훈련 첫 날, 항상 비가 온다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출발한 지 몇분이나 지났을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는 시작부터 비를 맞고 시작하였다. 다들 훈련중 그것도 출발할때 비맞으면 짜증나는가? 출발할때가 복귀할 때보다 군장이 훨씬 무겁다. 각종 부식으로 가득찬 군장에 물까지 먹으니 천근 만근이다. 총만해도 첫날부터 비맞으면 일주일후 복귀할때되면 총이 아니라 녹슨 고철이 되어있다.
가츠의 부대는 제27보병사단이다. 걷는 것이 주된 임무요, 걸어가는 곳이 길이다. 그래도 첫날은 유격장 도착해서 텐트도 쳐야되고 오후부터 바로 입소식 및 PT체조를 해줘야 하므로, 출발행군은 깔끔하게 한 5시간 정도한다. 다만 사는 곳이 강원도라 지천에 널린 산을 놔두고, 굳이 잘 포장된 길로 가지 않는다. 그렇게 수 개의 산을 비맞고 넘나들기를 5시간, 가츠는 유격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미 1년 6개월을 수많은 훈련으로인해 빠삭한 가츠분대장, 부대 주위지역이나, 작계지역등 인근의 지형은 머릿속에 모두 메모리되어있다. 그래서 더욱 화가난다. 주둔지에서 잘 포장된 평평한 도로로 걸으면 1시간 반이면 도착할 수 있고, 이 악물고 유격장고개를 힘껏 넘으면 1시간만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를 비맞고 산타기를 5시간에 걸쳐 도착했으니 말이다.
언제나 훈련중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밥도 먹어야 하고, 숙영지도 편성해야된다. 밥이 친절하게 산꼭대기까지 배달되어 올리가 없다. 육공은 길로만 다니니깐 말이다. 2명이 밥타러 가면 나머지 인원들이 보통 2,3개의 텐트를 잽싸게 쳐야된다. 물론 가츠 분대장은 옆에 앉아서 담배를 피며 잔소리한다.
' 야야~! 배수로 제대로 파란말야! 땅 나랏시(평탄화작업)제대로 해야지! 형 자다가 허리에 돌박혀서 죽으라고! 아나 색히들 겁나 느리네,,, 1분대는 벌써 다 치고 위장하고 있잖아! 야야야야! 지주핀 바깥쪽으로 제대로 박어! 아나~ 너 비닐 왜 2장 밖에 없어! 비오면 우짤라고? 야 배수로 아랫쪽으로 파야지 XXXX XX놈아! 물이 위로 흐르냐? 어? 어? 비상식적인 놈들! 아 근데 왜케 느리냐고! 너거들 복귀하면 일과시간 끝나고 연병장에서 1시간씩 텐트치기 반복숙달해 이색히들아!!! '
잔소리가 하다하다 결국 급하면 가츠님이 투입한다.
'야야 나때는 새까! 분대장님 담배 한대 피고 소변보고 오면 텐트 떡하니 셋팅되어있고 바로 들어가서 밥먹을때까지 주무셨다 임마! 아 지금 형이 야삽 들고 지주핀 박고 있을 군번이냐? 어? 어!'
그렇게 정신없이 텐트를 치고 점심을 먹고나면 떨리는 마음으로 유격장 연병장으로 들어간다. 당시 겁나 행복했던것이 작년까지만해도 유격장에서 숙영지까지 약 2킬로 떨어져있어서 맨날 구보로 이동하였고 또한, 숙영지 위치가 산꼭대기에 있어서 막내 때 맨날 밥타러 내려갔다오면 정말 힘들었는데 올해부터 유격장 바로 옆으로 숙영지가 재편성되었다. 일단 유격장에서 가까우니 밥먹고 뛰어갈 필요가 없어서 좋았다. 아니 뛰긴 하지만 불과 몇백미터.
유격장 연병장에 집합하여 있으면 곧 연병장 우측에 위치한 산비탈길에서 한 무리의 빛나는 유격조교들이 누구보다도 정확한 오와 열을 맞추며 유격을 외치며 절도있게 내려온다. 드디어 시작된 것이다. 지옥의 시간이......
유격장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발끝 모읍니다아' '3보이상 이동시 힘차게 유격구호를 외치며 구보로 이동합니다아'이다. 시간부터는 육체의 고통을 전달해주는 신경세포들을 잠시 잊고 지내야 한다. 그리고 교관의 수십, 수백개의 PT횟수에 연연하지마라! 어차피 잘해도 또하고 못하면 당연히 또한다. 잘해도 정해진 PT체조시간이 있기때문에 계속 해야된다.
그렇지만 너무 대놓고 안하면 어김없이
'5-39번 올빼미 뒤로 열외합니다. 저기 뒤에 교관님께 포복으로 기어갑니다'
그렇게 얼마나 기어을까? 교관앞에 당도하자
'야 저기 보이는 골대까지 포복으로 갔다와!'
사실 답안나온다. 터미네이터처럼 미친듯이 포복하지마라! 그냥 교관이나 조교의 시선이 안느껴진다면 그대로 엎드려 자는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실 나는 일부러 열외를 많이 했다. 열외 안하고 대대인원속에서 PT를 받으면 다들 열심히 움직이므로 나만 티가 확난다. 하지만 열외를 해서 특별관리를 받으면 주로 혼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죽은척해도 그렇게 티가 안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대대인원 속에 있으면 후임들 눈치가 보여서 힘든 척을 마음껏 못한다.
하지만 뒤로 빠져있으면 마음껏 조교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표정을 보여줄 수 있다. 이미 1년차때 본의아니게 이 스킬을 습득한 가츠군은 PT체조가 시작되자마자 잽싸게 뒤로 열외했다.
그리고 눈치를 보며 죽은척하기 놀이를 하면서 조교가 등장할때마다,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표정놀이를 추가함으로서 널널하게 구르고 있었다. 얼마나 그짓을 반복했을까? 또 한 조교가 다가옴을 느낀다. 이에 가츠는 더욱더 풍부한 표현력을 지닌 불쌍한 표정을 지으면서 조교를 바라보았다.
헉.. ㅅㅂ 우리 중대후임이다! 아 쪽팔려 ㅋㅋㅋ
'헐~~ 우와~ 저 가츠병장님 죽는줄 알았습니다. 일로와서 좀 쉬십시오 아 ㅋㅋㅋ 겁나 불쌍해 ㅋㅋㅋ'
그래 부끄럽지 않아, 지금 편한게 중요해! 난 병장아니고 분대장도 아니야! 단지 5-39번 올빼미일뿐이야~ 그렇게 자기위안을 삼았다. 하지만 이 스킬을 나혼자만 사용하는게 아니었다. 도처에 시체놀이 인원이 즐비하였다. 결국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교관이 시체들을 일일히 불러모았다. 그리고 자근자근 시체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어주었다.
아... 1년차때는 이등병을 상징하는 노란색주기가 나를 한층더 보호해주었는데, 지금은 흰색이다. 교관은 나를 거침없이 짓밟았다. 흑흑...
그렇게 첫날 PT체조가 끝나고 참호격투가 시작되었다. 웅덩이를 우리 몰아넣고 격투가 시작되었고, 웅덩이 밖으로 낙오한 올빼미는 다시한번 거침없이 조교들에게 PT를 받았다.
그리고 깔끔하게 하루를 마무리하는 구보를 뛰고나면 유격훈련 첫 날을 막을 내린다. 꼭두새벽부터 시작된 행군과 PT, 구보등 이쯤되면 다음날 눈을 뜨면 몸이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 특히 PT를 열심히 받은 이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알로 배겨서 죽을 맛일꺼다.
하지만 우리 가츠군, 나름 선방한 시체놀이로 여느때보다 상쾌한 아침을 맞이한다. 오히려 더 건강해졌다고 해야할까? 그래서 둘째날, 어김없이 조식후 유격장 연병장으로 가서 신나게 PT를 한다. 누누이 말하지만 잘해봤자 거기서 거기다. 정해진 시간동안 신나게 굴러야하니깐...
< 심병장(1회 등장한 문제의 팀킬), 가츠병장(주인공), 김병장(6회 등장한 군종병) >
일정시간이 지나면 드디어 코스를 타기위해 코스이동을 시작한다. 이때부터는 가츠도 더이상 시체놀이로 널널하게 버틸수가 없다. 일단 코스를 타기위해 소대별로 코스까지 구보로 이동한다. 정확한 명칭이 기억이 안나는데 방금 PT받은 주 연병장이 A연병장이라고 하면 B, C연병장등으로 중,소대별로 이동을 한 후, 거기서 다시 한번 PT를 구르고 산 속 코스로 간다. 여기서 A B C연병장의 거리도 상당하여 뛰어가다보면 상당히 힘들다.
대개 소대별로 2명의 조교가 붙어서 이동하는데, 이때 조교 근처에서 이동하면 큰일난다. 조교들은 코스교육때 사용할 교보재등을 지니고 있는데 이동시 옆에 있는 올빼미들에게 떠넘긴다. 딱봐도 10킬로는 족히 나가보이는 밧줄을 우리 1분대장에게 떡하니 넘기고는 나몰라 뛰어간다. 아 ㅋㅋㅋ 가츠는 참고로 2분대장!!
얼마나 뛰었을까? 조교가 목소리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대뜸 오리걸음 시킨다. 아나 나는 그 이유를 안다. 조교도 뛰다가 힘든거다. 조교들은 입에 호루라기를 물고 삑삑거리며 뛰어가는데 사실 호흡이 우리보다 훨씬 힘들다. 고로 힘들어서 자기는 쉴겸 오리걸음을 시키는거다. 이 사실을 아는 가츠는 겁나 투덜거렸고, 이미 전날 PT때부터 시체놀이로 유명한 가츠군은 그렇게 하나둘씩 조교들에게 찍히고 있었다.
화,수요일은 비교적 쉽고 재미난 코스를 교육받는다. 목요일날 수색대조교들과 함께 극악의 산악코스, GOD의 김태우용사로 이미 방송에 한차례 소개된 수색대에서 헬기레펠를 경험한다. 고로 화, 수요일은 전부 대대 조교들의 통제아래 교육을 받는다.
그렇게 둘째날도 무사히 사고없이 교육을 다 마치고, 저녁먹고 텐트주변에 쉬고 있었다. 그런데 간부회의 다녀오신 소대장님이 나를 부르는게 아닌가?
'야~! 가츠! 훈련 어떻게 받았길래, 조교들이 훈련태도 불량이라고 난리치는거야! 5-39번 조심하라고 그러던데?'
이거이거 왜이래, 조교아저씨들한테 잘못한 거 하나도 없잖아. 거 좀 혼자 투덜거렸다고 번호까지 기억하면서 표적수사를 하다니 ㄷㄷㄷ 내일부턴 몸사려야겠다. 사실 조교들은 거의 상병위주로 구성되어있고 비록 타중대 아저씨들이라고는 하지만 안면도 있고해서 편하게 대하는 경향이 좀 있긴 하였다.
그렇게 유격 3일째 되는날, 사건이 터졌다!
코스교육중 착지후 보고 목소리가 작다며 열외시키는 것이 아닌가? 어제 소대장님한테 들은 말도 있고해서 군말없이 열외해서 얼차려를 받고있었다. 한데 우리 소대왕고도 뭔가 실수해서 내옆으로 왔다. 아니 근데 조교가 또 소대왕고를 겁나 갈구는데 보고 있으니 너무 웃기는거다. 나도 모르게 엎드린 상태에서 피식 웃었는데 귀신같이 포착한 조교
나를 보더니 싸가지 없는 말투로 갈구기 시작한다.
'39번올빼미 기상합니다아 지금 웃었습니까?'
'39번 올빼미! 죄송합니다아'
'머가 죄송합니까아? 지금 웃깁니까아?'
근데 가츠도 군생활 1년 6개월했는데 눈치하나는 누구보다도 빠삭하다. 지금 내앞에 있는 조교 말투는 일반적인 조교의 말투가 아니라 딱봐도 100프로 사심이 깃든 시비조의 말투였다.
순간, 가츠도 화가 치밀어올랐다. 이 조교가 쳐돌았나? 지들이 평생 유격장에서 조교만 하는 것도 아니고 당장 낼모레 주둔지가면 서로 어떻게 쳐다볼려고! 감정을 넣어서 갈구냐?
그것도 소대원 다보는데서 분대장을 말이다.
그렇게 난 짜증나서 대답을 안했다. 그러자 곧 기다렸다는듯이 조교는 나에게 외쳤다!
'39번 올빼미! 지금 당장 주기 떼서 반납합니다아!
헉.... 야! 야! 야! 이건 아니잖아 ㅜㅜ 주기를 왜떼!! 너 왜그래 미안해....
유격 올빼미에게 있어 주기란?
자신의 번호표이자 올빼미의 신분이다. 그것을 떼는 순간, 훈련의지가 없는 올빼미로 판단!
대대장에게 불량 올빼미로 보고하고, 추후 중대장의 갈굼을 기본이요. 남들 정상적인 교육받을때 따로 교관님과 직접 정말 제대로된 교육을 받는다.
지금 눈앞의 있는 조교가 나를 빤히 쳐다보며 나의 주기를 요구한다. 소대원들마저도 술렁거렸고, 옆에 있던 따른 조교도 놀란듯이 쳐다보았다.
가츠의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아나 진짜 주기떼야되나? 저 넘 왜저래? 조교훈련받다가 머리 다쳤나? 이건 아니잖아?
아 겁나 빌까? 무릎 꿇을까? 기절하는 척 할까? 울어버릴까? 아아아아아아~~~~
결국, 나는 이판사판이다, 소대원들도 다 쳐다보는데 구차하게 빌지말자!
그렇게 쿨하게 가츠는 조교를 죽일듯이 노려보고 오른쪽 가슴팍에 붙어있는 5-39번 주기를 뜯어서 조교 손에 쥐어주고는 내려갔다.
- 下편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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