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도시라 불리우는 야나가와!"
후쿠오카에서의 마지막 촬영장소는 일본의 베네치아라 불리우는 야나가와였다. 후쿠오카 시내에서 지하철로 약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야나가와는 수로가 잘 발달되었는 관광도시로 알려져 있다. 덕분에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들이 야나가와를 찾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아름다운 수로에서 즐길 수 있는 뱃놀이가 있었다.
이 밖에도 일본을 대표하는 시인 키타하라 하쿠슈의 생가와 기념관이 자리잡고 있으며 실제로 도심 곳곳에 그의 시가 적힌 기념비들이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돈코부네라 불리우는 작은 목선!"
야나가와 수로에서 즐기는 뱃놀이는 1954년 일본 영화인 탱자나무꽃이 계기가 되어 전국적인 관심과 인기를 끌게 되었다. 시인 시타하라 하쿠슈의 생애를 다룬 작품으로 알려진 탱자나무꽃은 특히 등장인물들의 뱃놀이 장면이 압권이라 하였다. 이에 야나가와 상공회의소는 다섯 척의 돈코부네를 건조하여 본격적인 뱃놀이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한 공무원의 진심어린 호소로 인해 시민들의 마음이 움직였고 도시 전체에서 반대운동이 펼쳐지게 되었다. 결국 시는 야나가와 수로의 매립을 전면취소하게 되었고 이 후 체계적이고 꾸준한 정화활동을 통해 지금까지 과거의 모습 그대로 보존될 수 있었다.
"노 하나만 있으면 만사 오케이!"
특히 사공이 읊조리는 하이쿠는 마치 우리네 해녀들이 부르는 민요처럼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평온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참고로 하이쿠는 일본 시문학의 일종으로 각 행마다 5, 7, 5음으로 구성되어 총 17음으로 된 정형시이다.
"머리 조심하세요!"
사진 속의 다리는 제법 여유가 있었지만 때로는 목선 위로 바짝 엎드려야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아슬아슬한 구간도 더러 있었다. 사실 탑승 내내 촬영이 계속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잠시라도 한 눈을 팔 수 없었다. 물론 감독님은 자연스러운 포즈를 요구하였지만 말이다.
"너무 의식하고 있잖아요! 최대한 자연스럽게 웃어봐요!"
"씨이이이익!"
"아나! 썩소말고! 상큼하게!"
"발그레!"
"아우! 안해! 안해! 다 때려쳐!"
"헤벌쭉!"
"이렇게 웃어야 되는데!"
모든 운항을 마치고 내내 고생하신 사공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였다. 관광객들의 기념촬영 요구가 익숙한 지 급한 나머지 대충 찍었는데도 백만불짜리 미소를 작렬해 주었다.
약 1시간 가량 소요되는 뱃놀이를 하는 동안 가장 많이 접한 장면은 다름아닌 강가를 배경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특히 이 날은 근처 학생들이 단체로 나와 현장학습을 하고 있었다.
"오호! 설마 형을 그린거야?"
"아저씨! 자꾸 앞에서 알짱거리지 말고 좀 비켜요!"
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조심스레 다가가 아이가 그린 그림을 보니 굳이 나에게 뭐라고 할 처지는 아닌 거 같았다. 어쨌든 조기교육 덕분인지 영어를 곧잘 구사하여 간단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래봤자 하와유? 파인탱큐!가 전부였지만 말이다.
"아름다운 수로가 있어 정말 좋아요!"
자칫 매립되어 사라질 뻔한 야나가와 수로, 하지만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노력으로 인해 그림같이 아름다운 지금의 모습으로 보존될 수 있었다. 지금도 매년 5월 넷째주 일요일이 되면 모든 시민들이 강가로 나와 수로를 청소하고 정비한다고 하였다. 그 누구도 강제로 강제로 시키지 않았는데 말이다.
"자신의 고장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이처럼 여행을 하다 보면 유독 자기네들이 살아가고 있는 지역과 문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비록 짧은 후쿠오카 여행이었지만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던 알찬 시간이 되어 주었다.
끝으로 완성된 J-ROUTE 후쿠오카 홍보영상을 소개하며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아무쪼록 부족한 모델 때문에 촬영내내 고생하신 감독님과 스텝 분들에게 그저 죄송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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