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밤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곳!"
일본 규슈 후쿠오카에 있는 나카스는 낮과 밤의 분위기가 무척이나 대조적이었다. 낮에는 후쿠오카에서 가장 번화한 비즈니스와 쇼핑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지만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면 규슈 최대의 환락가로 변신한다.
실제로 거리에는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야쿠자 형님들이나 100미터 전방에서 보아도 섹시한 매력을 무한 발산하는 누나들로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그렇다고 절대 위험한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나카스를 찾는 수많은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인해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거리에는 항상 활기가 넘쳤다.
"앗싸! 오늘밤은 죽도록 달리는 건가요?"
"버럭! 우리 놀러온 거 아니잖아!"
"그럼 주제를 바꿔봐요!"
"으응? 어떻게?"
"현장르포! 나카스의 밤문화를 파헤쳐라!"
"아나! 진짜 이걸 확 팔아버릴 수도 없고!"
마음 같아서는 촬영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저 멀리 반짝반짝 빛나며 나를 유혹하는 네온사인을 향해 달려가고 싶었지만 현실은 추위만큼이나 냉혹하였다. 오로지 감독님의 손을 주시하며 큐사인이 떨어질 때만 비로소 움직일 수 있는 한낱 꼭두각시 인형에 불과하였다.
"코엑스와도 같은 존재!"
후쿠오카는 일본 내에서 8번째로 큰 도시인 후쿠오카는 지리적 이점을 적극 활용하여 일본 내 동북 아시아의 관문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쇼핑, 비지니스, 유흥업소 등이 무척이나 활성화되어 있었다.
후쿠오카 여행자의 필수 코스라 불리우는 캐널시티는 복합쇼핑몰로 정말 없는 게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캐널시티 8층에 위치한 라멘 스타디움은 일본 전국의 내노라 하는 유명 라멘집이 모두 모여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미 영업시간이 끝난 바람에 맛볼 기회가 없었다.
그렇다고 일본까지 와서 라멘을 맛보지 않는다면 땅을 치고 후회할 것이 뻔하기에 하카타 강변에 위치한 야타이 거리를 방문하기로 하였다.
"유흥가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포장마차!"
캐널시티를 등지고 흐르는 하카타 강을 따라 걷다 보면 야타이라 불리우는 포장마차촌을 만날 수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지만 번화한 유흥가 주변에는 항상 대형 포장마차촌이 형성되어 있다.
하지만 나카스의 야타이 거리는 일본 정부에서 승인하여 합법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위치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내가 방문한 포장마차촌은 후쿠오카 현지인과 관광객들의 수가 얼추 비슷해 보였다.
"오늘을 무엇을 드릴까요?"
"늘 먹는 걸로 주세요!"
누가 보아도 오랜 단골로 보이는 손님과 주인의 모습이 무척이나 정겨워 보였다. 문득 어린 시절 재밌게 읽었던 일본 만화책들이 마구마구 떠올랐다. 내가 본 만화책들은 유독 포장마차가 자주 등장하였기 때문이다.
그만큼 야타이라 불리우는 일본의 포장마차 또한 우리네 정서처럼 친근하고 사랑받는 공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주얼로 승부하는 포장마차!"
나 역시 맛있는 라멘을 맛보기 위해 마음에 드는 포장마차을 둘러보았다. 사실 맛이 다 비슷비슷하다고 하여 기왕이면 잘생긴 청년이 운영하고 있는 포장마차로 결정하였다. 물론 아름다운 누님이 운영하고 있는 포장마차가 있었다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 곳을 선택하였겠지만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의 선택은 역시나 탁월하였다. 잘생긴 청년이 운영하고 있어서 그런지 포장마차에 온 손님들은 압도적으로 여성들이 많았다. .
"돈코츠 라멘부터 주세요!"
일본 라멘의 종류는 역사만큼이나 많은 종류를 자랑하고 있지만 후쿠오카하면 단연 돈코츠 라멘이다. 돼지뼈 육수에 삶은 돼지고기와 고명이 올라간 돈코츠 라멘은 진한 국물의 맛이 일품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무척 짠 편이다. 후쿠오카는 해안도시이기 때문에 일본 어느 지역보다도 음식을 짜게 먹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라멘 한그릇으로는 허기가 전혀 채워지지 않았기에 어묵과 꼬치를 추가로 주문하여 맛보았다. 개인적으로 어묵이 가장 맛있었던 거 같다. 한국에는 먹는 일반적인 어묵과는 달리 종류가 무척 다양하였다.
"연예인이세요?"
"저요? 아니예요!"
"혹시나 해서요! 역시 아니군요!"
"..........."
사실 먹는 내내 포장마차 주변에서는 감독님들이 열심히 촬영을 하고 있었다. 자연스레 옆자리에 앉은 일본인 여성이 의심스런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눈빛만 봐도 그녀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을 정도였다.
누가봐도 연예인과는 거리가 먼 비주얼, 나의 정체가 무척이나 궁금하였나 보다. 문득 나는 그녀가 마시고 있는 아사히 맥주가 무척이나 부러웠다.
특히 이맘때가 되면 포장마차의 따끈한 어묵 국물이 더욱 그리워지는 시기이다. 화려한 밤거리를 배경삼아 펼쳐진 나카스의 야타이 거리는 밤이 깊어질 수록 그 인기를 더해가고 있었다. 끝으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곳에서 떡볶이를 판매하면 왠지 대박날 것만 같았다. 요즘은 한류가 대세이니깐...
자네! 나와 동업할 생각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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