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지난 글보기
"중간고사 완전 좋아!"
요즘 한창 중간고사 기간이다. 나 또한 얼마전부터 광고홍보영상을 전공하면서 때아닌 중간고사와의 사투로 죽을 맛이다. 그러다가 문득 학창시절이 떠올랐다. 학창시절 때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기간이 무척 좋았다. 열심히 공부를 하여 보란듯이 자신의 학업 성취도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말하고도 손발이 오그라든다.
진짜 내가 좋았던 이유는 단지 오전수업만 하고 일찍 집에 보내주기 때문이다. 놀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 기간이 축복 그 자체였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로는 합법적으로 평일에 4교시만 하고 학교를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못했던 게임이나 실컷 해야지!"
이 얼마나 바람직한 마인드인가? 그렇게 나는 시험기간을 전혀 부담스러워 하지 않고 쿨하게 즐겼다. 다들 벼락치기가 한창일 때, 나는 대낮부터 신나게 놀아서였을까? 오히려 초저녁부터 잠이 들었다. 평소에는 겨우 5, 6시간 자는데 시험기간에는 10시간씩 꼬박꼬박 풀취침을 하였다.
"시험은 시력과의 싸움이야!"
나는 시험 범위를 공부하는 게 아니었고, 항상 새로운 컨닝(cheating)법을 학습하고 연구하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다음은 컨닝계에서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컨닝의 6도이다.
컨닝의 6도(道)란?
무릇 컨닝에도 6가지 도(道)가 있나니, 군자는 시험의 종류와 장소를 막론하고 모름지기 이를 실천해야 하느니라.
제 1도는 감독자의 특성과 우등생의 위치를 아는 것이니, 이를 `지(智)`라 한다.
제 2도는 감독자가 바로 옆에 있어도 과감하게 실행하는 것이니, 이를 `용(勇)`이라 한다.
제 3도는 컨닝한 답이 이상해도 그것을 의심치 않는 것이니, 이를 `신(信)이라 한다.
제 4도는 남이 컨닝하다 들킨 것을 안타까워 하는 마음을 가진 것이니 이를 `인(仁)`이라 한다.
제 5도는 컨닝하다 들켜도 컨닝의 근원지를 밝히지 않으니, 이를 `의(義)`라 한다.
제 6도는 보여준 사람보다는 점수가 약간 낮게 베끼는 것이니, 이를 `예(禮)`라 한다.
무릇 컨닝에도 6가지 도(道)가 있나니, 군자는 시험의 종류와 장소를 막론하고 모름지기 이를 실천해야 하느니라.
제 1도는 감독자의 특성과 우등생의 위치를 아는 것이니, 이를 `지(智)`라 한다.
제 2도는 감독자가 바로 옆에 있어도 과감하게 실행하는 것이니, 이를 `용(勇)`이라 한다.
제 3도는 컨닝한 답이 이상해도 그것을 의심치 않는 것이니, 이를 `신(信)이라 한다.
제 4도는 남이 컨닝하다 들킨 것을 안타까워 하는 마음을 가진 것이니 이를 `인(仁)`이라 한다.
제 5도는 컨닝하다 들켜도 컨닝의 근원지를 밝히지 않으니, 이를 `의(義)`라 한다.
제 6도는 보여준 사람보다는 점수가 약간 낮게 베끼는 것이니, 이를 `예(禮)`라 한다.
수년간 연구를 하다 보니, 컨닝은 남자보다 여자들이 훨씬 유리하였다. 기본적으로 인식의 차이이다. 누구나 여학생보다는 남학생들이 컨닝을 더욱 빈번할 게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감독관의 마음가짐은 남학교가 더욱 타이트하다. 이 또한, 엄연한 성차별이 아닐까 싶다.
"결정적으로!"
"나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영역이야!"
감독관이 남자라면 심증은 있어도 도저히 확인할 방법이 없다. 그렇게 불리한 조건에서 컨닝 연구를 하던 차, 문득 깨달은 사실이 있다. 컨닝페이퍼를 만드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컨닝이 아니었다. 이유인즉슨, 열심히 컨닝페이퍼를 만들다 보면, 자연스레 작성하는 내용이 학습되었다. 결국 실전에서는 보지 않아도 문제를 풀 수 있게 되었다.
"이건 진정한 컨닝이라고 할 수 없어!"
어느 순간, 나는 컨닝페이퍼 만드는 작업을 중단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한문시험이 있는 날이었다. 보통 시험을 앞두고 오전 자율학습에 막바지 점검을 한다. 밤새 공부한 급우들은 피곤한 나머지 엎드려 잠시 잠을 청하거나, 아니면 포기하고 잠을 청하는 쿨한 아이들도 있었다.
물론, 나와 같은 사상을 지닌 급우들은 완벽한 시험을 위해 열심히 컨닝페이퍼 제작에 몰두하였다. 주로 교실 벽면이나 책상에 깨알같이 기록하거나, 시험지 용지와 같은 재질의 종이에 열심히 작성하고 있었다.
"작작 좀 적어! 뭘 그리 열심히 만들고 있어!"
"가츠! 너 왜 그래? 설마 공부한 건 아니겠지?"
"왜 이래! 나 가츠야! 그럴리가 없잖아!"
"근데 왜 안 적어?"
"귀찮아!"
"니가 짱이다!"
그렇게 시험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다들 만반의 준비를 하였고, 곧 국사선생님께서 시험지와 OMR카드를 들고 교실로 입장하였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나는 선생님을 빤히 바라보며 주문을 외우기 시작하였다.
"제발! 제발! 제발!"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왼쪽으로 2칸씩 이동!"
나는 선생님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냉큼 옆으로 이동하였다. 앉자마자 책상을 둘러보니, 아니나다를까? 사랑스러운 친구 녀석이 정성스레 작성한 컨닝페이퍼가 빼곡하게 적혀있었다. 한문시험을 감독하러 오시는 국사선생님의 평소 패턴을 파악한 맞춤식 컨닝법이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컨닝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학생들이여!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는 안목이 필요한 시점이다!
추천 쾅
반응형
'가츠의 옛날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츠의 취재이야기, 건설노조 (155) | 2010.05.03 |
---|---|
가츠의 옛날이야기, 중간고사 下편 (143) | 2010.04.28 |
당신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해요 (210) | 2010.04.13 |
가츠의 옛날이야기, PC사랑 (173) | 2010.04.09 |
가츠의 옛날이야기, 신문과 방송 (190) | 2010.0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