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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츠의 군대이야기, 마음의 편지

가츠의 군대이야기 2009. 6. 19.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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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츠의 군대이야기 전편모음(클릭 후 맨아래 다음페이지를 누르시면 1회 첫 포상휴가편부터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은 갓 일병이 되었을 무렵 있었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언제나처럼 시간적 순서에 따라 전개되지 않으며, 그때그때 기억나는 사건을 재구성하여 작성하고 있습니다. 고로 예전 글을 안 읽으시고 바로 보셔도 무방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신 분은 윗부분에 위치한 지난 글보기를 이용해주세요!


떄는 바야흐로 05년 7월, 지긋지긋한 이등병을 마치고 가츠군은 일병으로 진급하였다. 커피자판기 앞에서 담배를 한대 피면서 지난 6개월을 찌질한 시절을 회상하고 있었다. 군대에서도 시간이 가긴 가는구나~! 이제는 엄연한 대한민국 육군 일병이 되었군~! 가슴팍에 새로 오바로크쳐진 일병 약장이 너무나 빛나보였다. 반짝반짝~! 중대창고 쪽에서 타소대 이등병들이 지나가면서 힘차게 거수경례를 한다.

'이기자~!'

'어 그래그래 니들이 고생이 많타~!'

멋있게 손한번 흔들어주며, 여유로운 고참의 포스로 화답해주었다. 갑자기 하늘에 별이 보인다~! 퍽~!

'그래그래 좋아하네! 일병달더니 말년병장인줄 알어~! 상병달면은 간부행세하겠네~!'

어느새 내 뒤에 서있는 김상병은 나를 한심하단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이런듯 군대에서 자신의 계급이 진급하게 되면 기분이 좋다. 사실 일병달때보다는 상병달때가 더 좋고, 물론 병장달때가 가장 좋다. 거슬려가면 훈련소에서 교육을 마치고 정식으로 이등병이 될때도 좋았다.

우리부대에서 이등병과 일병의 차이는 사실 크게 없다. 어차피 하는일도 비슷하고, 일병이라고해서 생기는 권력도 없고, 오히려 고참들에게 더 빡세게 갈굼먹고, 근무도 미친듯이 나간다. 당시 일병들의 평균 근무는 2주에 한,두번 비번이었다. 그리고는 근무타임도 항상 초번근무 다음이거나 말번근무 전타임이었다. 오히려 근무면에서는 이등병때가 훨씬 비번이 많고, 선임근무자들 짬이 좋아서 황금시간대에 나간다.





어찌보면 안좋은거 같지만, 그래도 일병이 훨씬 좋다. 당연한거다! 그리고 눈에 확뛰는 부분을 찾아보자면, 당시 우리부대는 취사장에 식판과 수저를 씻는 공간이 없어서 항시 분대별로 수저통을 챙겨서 들고다녔다. 식판은 당일 취사지원팀이 씻지만, 수저통은 항시 이등병이 들고와서 중대 세면장에서 열심히 씻었다. 대개 분대별로 식사를 마치고 올라오면 일병이상은 커피자판기 앞에서 고참들과 오순도순 여유롭게 커피 한잔을 마시며, 담배를 핀다. 하지만 이등병들은 부리나케 세면장으로 들어가서 수저를 씻어야된다. 또한 수저와 수저통은 항시 청결한 상태로 유지되어야 한다. 이건 또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취사장에서 식사를 할려고 수저를 꺼냈는데, 얼룩이 묻어있으면 그날 식사는 쫑난 것이다. 또한, 매일 아침마다 전날 새벽에 근무하던 고참들이 먹고 아무데나 방치된 수저들을 찾는 것또한 정말 빡세다. 여튼 가츠는 일병이 되면서 수저통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얼마나 기쁜가~! 날아갈 것만 같았다. 군대에서는 이런 사소한 것 하나에 정말 크게 와닿는다.

'가츠야 일병되니깐 좋아?'

'하하~! 당연하지말입니다~! 저놈의 지긋지긋 수저통 ㅋㅋㅋ'




그러던 어느날, 저녁점호 시간에 당직사관이 지시사항을 전달하였다. 점호를 취하는 도중 각자 중대장님께 드리는 마음의 편지를 작성하라는 것이다. 일종의 소원수리같은 것이다. 불만이나, 구타, 괴롭힘, 청원등 하고 싶은 말을 다 적으라고 하였다. 아마 군생활하면서 여러분들도 수십번의 마음의 편지를 적어보았을 것이다. 나는 전역하면서까지 대대장님께 마음의 편지를 작성하고 나왔다. 물론 내용은 좋게좋게~! 정말 군대에서는 좋은게 좋은거다. 괜히 허튼소리라도 적으면 정말 곤란해진다.

'중대 앞에 벤치가 부족한 거 같습니다~!' 

이딴소리 적었다가는 다음날 산속에서 나무를 베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모든것이 자급자족인 군대에서 괜히 일거리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구타및 욕설에 관해서 적는다. 사실 이부분은 민감하다. 분명히 구타와 욕설은 잘못된거니 말이다. 여튼 나는 평소처럼 작성하였다.


'중대장님 중대 분위기가 어느때보다 밝고 즐거운거 같습니다. 특히, 간부들의 세심한 배려, 고참들의 솔선수범으로 인해 저와 동기, 후임들은 항상 의욕적이고, 도전하는 자세로 임하고 있습니다. 사랑합니다 중대장님~♥'

아마 열에 아홉은 이렇게 쓸것이다. 나도 이렇게 썼다. 그리고 당직사관이 돌면서 일일히 걷어가지고 갔다. 왕고들은 담배피러 나가면서 연신 영창가는 거 아냐? 농담을 하였고, 우리는 곧 잠을 들었다.

'야 야 일어나~!'

'일병 가츠~!'

어김없이 돌아온 야간근무시간이다. 선임근무자 심일병이 일어나기전에 잽싸게 환복을 하고 행정반으로 뛰어가서 근무준비를 마쳤다. 오늘은 새벽 2시 30분타임이었다. 근무투입이 대략 40분정도 걸려서 1시 20분에 깨운다. 그리고 교대하고 4시까지 근무서고 돌아오면 4시 30분이다. 원래 이시간에는 근무자라면 취식이 안되지만, 착한 당직병은 수고했다면서 라면을 먹게 해주었다. 심일병과 함께 간부연구실에서 라면을 먹고 있었다.

'우와 역시 근무마치고 먹는 라면이 최고지 말입니다~!'

'하하 오늘 참치도 넣었다 소세지랑~! 우와하하~!'

'국물이 죽입니다.. 어 저건~!!!'

그랬다. 2소대장님 책상에서 라면을 먹던 나는 서류철에 꽂힌 마음의 편지가 보였다. 순간 호기심이 발동한 나는 심일병을 꼬셔서 같이 훝어보았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는건데, 아마 그전 근무자들도 다 보지 않았을까 싶다? 참 군대가 이렇게 허술하다~! 아마 2소대장님은 별다른 심각한 사안이 없다고 판단 그렇게 해놓은 거겠지만 말이다. 내가 봐도 별다른 내용은 없었다. 죄다 중대가 너무 좋아요~! 였는데.....





이 아름다운 색히는 뭐지? 심일병과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소대로 돌아왔고, 다시 아침을 맞이하였다. 그날 아침 아침을 먹고 올라오니 출근하신 중대장님이 분대장들을 불렀고, 곧 이윽고 투덜거리면서 분대장들이 돌아왔다. 그리고 중대장 지시강조 사항을 말해주었다.

'아나 우리 일병들 불쌍해서 어떻하노~! ㅋㅋㅋ 중대장님 오늘부터 수저통은 일병들이 들고다니고 씻는 것도 일병들이 하란다~!'

●█▀█▄  아나~! 나 일병된지 이제 3일됬는데? 장난해? 분명히 어제 2소대 그색히 때문이야.. 진짜 갈아마셔버리겠다~!

그리고 오전 작업준비를 위해 일,이등병들은 중대창고로 도구를 챙기려 갔다. 타소대 일병들도 이소식을 들었는지 표정이 다들 울그락불그락이었다. 창고에서 곡괭이와 삽, 단가를 챙기고 있는데,


창고입구에서 박이병이 해맑게 웃으면 우리를 향해 들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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