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라스베이거스!"
인천에서 로스앤젤레스를 경유하여 약 20시간의 여정 끝에 당도한 라스베이거스 공항은 신선한 충격 그 자체였다. 탑승구 게이트를 나오면 가장 먼저 슬롯머신이 나를 반겨 주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카지노의 도시인 라스베이거스의 역사는 사실 그리 길지 않다. 지난 1905년에 캘리포니아와 솔트레이크시티를 연결하는 철도가 완성되면서 지금의 도시 형태로 발전되기 시작하였다.
당시만 하여도 금광을 찾아 떠나는 소위 일확천금을 꿈꾸는 자들의 잠시 쉬어가는 쉼터였다. 하지만 도시 발전의 근원이 되는 후버댐이 완공되고 카지노가 합법화되면서 모하비 사막의 작은 도시였던 라스베이거스는 도박과 환락의 대명사로 불리게 되었다.
"카지노 빼고는 모든 것이 저렴한 라스베이거스!"
공항에서 짐을 찾을 때도 어김없이 슬롯머신이 나를 유혹하였다. 실제로 출국하는 순간까지 반경 1m 이내에 항상 슬롯머신이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었다. 단 라스베이거스의 물가는 생각보다 저렴한 편이었다. 오직 카지노 하나로 승부를 본다는 일념하에 특급호텔부터 일반 편의점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방문객들이 오직 카지노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다.
우선 카지노에서는 칵테일, 맥주, 콜라 등 모든 음료가 무료로 제공된다. 횟수도 제한이 없다. 시키고 또 시키고 열 잔이건 백 잔이건 먹을 수 있을만큼 주문하면 된다. 단 그만큼 카지노에서 계속 버틸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헐리우드의 화려한 영광을 재현한 플래닛 헐리우드 리조트 & 카지노!"
라스베이거스에서 5박 6일간 머문 숙소는 메인 스트립에 위치한 플래닛 헐리우드 리조트 & 카지노이다. 라스베이거스의 주요 볼거리 중 하나가 특별한 테마를 가지고 있는 호텔들이다.
특히 밤이 되면 대형 LED 간판을 통해 세계 최고의 야경을 선사해 준다. 참고로 내가 묵고 있는 호텔 건너편에는 분수쇼로 유명한 벨라지오 호텔이 자리잡고 있다. 전망 좋은 객실을 배정받게 되면 방 안에서 분수쇼를 감상할 수도 있다.
라스베이거스의 밤문화는 사실 낮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그나마 오쇼, 카쇼, 르레브쇼 등의 유명 쇼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원래 오쇼를 볼 계획이었으나 티켓이 매진되는 바람에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마술쇼를 보고 왔다.
"문화적 충격을 선사한 카지노!"
처음 카지노에 들어서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 영화에서나 보던 아찔한 복장의 아가씨들이 사방팔방에서 춤을 추고 서빙을 하고 딜러를 보고 있다. 문제는 뷔페를 갈 때도 호텔 밖으로 나갈 때도 카지노를 지나가야만 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본의 아니게 숙박객은 하루에도 수 차례 카지노를 방문하여야 한다.
우리네 백화점이나 쇼핑몰의 에스컬레이터는 양반에 속할 정도로 모든 것이 카지노를 중심으로 연결되어 있다. 물론 처음에는 가슴을 훤히 내놓고 다니는 그녀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민망하였는데 하루, 이틀이 지나니 가볍게 눈인사를 할 정도로 덤덤해졌다. 역시 인간은 적응력이 빠르다.
"기념 촬영은 기본!"
의레 카지노하면 무조건 사진 촬영이 안될 것만 같았지만 춤추는 쇼걸의 경우에는 알아서 척척 포즈까지 취하며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단 카지노 딜러나 테이블은 안된다.
"호텔에서 가장 찾기 쉬운 곳은?"
아울러 호텔 분위기마다 카지노도 좀 다른 듯하다. 규모가 큰 만달레이 베이나 MGM의 경우에는 좀 더 가족적인 분위기랄까? 물론 밤에 방문하지 않았기에 확신할 수는 없다. 대형 호텔의 경우에는 객실 수만 7,000개에 육박하기 때문에 그 자체가 하나의 도시라고 하여도 무방할 정도이다.
이에 미팅을 하거나 일행들과 약속 장소를 정할 때는 무조건 카지노로 잡았다. 아무리 복잡한 내부라도 누구나 카지노는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딜러는 나의 편?"
첫날에는 소심하게 잔돈을 가지고 슬롯머신을 하다가 시간이 지나자 더욱 대범해졌다. 중요한 것은 신기하게도 처음 시작하면 꼭 딴다는 점이다. 나의 경우에는 100불을 가지고 시작하면 금세 200불이 되었다. 여기서 그만했다면 매일 100불씩 5일간 총 500불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챙겨가지고 금의환향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100불 정도 따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대략 10분에서 15분 남짓이다. 주문한 음료가 테이블에 도착하지도 않은 짧디 짧은 시간이라는게 함정이다. 결국에는 무한한 시간과 칩을 보유하고 있는 카지노로 회수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흔히 딜러는 나의 경쟁자로 생각하기 쉬운데 카지노에서 딜러는 철저하게 카드를 나눠주는 사람 아니 기계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듯하다. 되려 내가 돈을 따야지 그들에게 팁을 주기 때문에 대다수의 딜러는 자신이 이기는 것을 아쉬워하고 손님들의 승리를 열렬히 축하해 준다. 실제로도 손님이 이겨야만 그들이 돈을 버는 구조이다.
딜러의 월 수입은 약 9.000불에 달하는 고수입자이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기본급은 약한 편이다. 팁의 경우에는 모든 딜러가 사이좋게 나누는 구조라고 한다. 단 많이 근무한 사람과의 형평성을 두고자 휴가나 근무 시간은 선임자부터 선택하는 시스템이다.
어쨌든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는 나에게 신선한 충격과 즐거움을 선사해 주었다. 가족같은(?) 분위기 속에서 나의 돈을 야금야금 털어갔지만 생각보다 슬프지 않았다. 물론 전재산을 탕진할 정도로 빠지면 답이 없다.
넌 절대 이길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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