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프리덤!"
선배의 애타는 부름을 받고 자정이 다 될 무렵 이태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거리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오랜만에 방문해서 그런지 새로 생긴 클럽들이 특히 눈에 띄였다. 그러고 보니 선배가 나를 부른 곳도 클럽이었다.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지더니 급기야 이태원 밤거리를 전력질주하고 있었다. 하지만 절대 클럽 때문이 아니다. 단지 선배가 불렀기 때문이다. 나는 예의바른 후배이니깐...
"새롭게 오픈한 라운지클럽 붐바(Boombar)"
이태원역 2번 출구에서 제일기획 방향으로 가다보면 이태리 레스토랑인 마카로니 마켓을 만날 수 있다. 오늘의 목적지 또한 바로 마카로니 마켓과 같은 층에 위치한 라운지클럽 붐바였다. 새로 오픈한 곳이라 그런지 고급스럽고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당신의 올나이트를 책임지는 예거맘!"
테이블에 합류하자마자 선배는 지친 나를 위해 날개를 펼쳐주었다. 사슴뿔로 잘 알려진 독일 칵테일 예거마이스터와 세계적인 에너지 드링크 레드불의 환상적인 만남 일명 예거맘이다. 실제로 한 모금만 들이켜도 힘이 불끈불끈 솟아오르는 것만 같았다. 나에게 내일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형님! 근데 평일에 무슨 클럽이예요! 사람도 없는데!"
"가츠야! 너는 평일이라고 밥 안 먹었니? 올 사람들은 다 와!"
"역시 존경스럽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클럽 내부에는 지친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붐바를 찾은 사람들로 테이블은 이미 만석이었다.
"특명! 클럽을 찾은 최고의 미인을 찾아라!"
가만 보면 나만 여자친구가 있는 전생에 지구를 구한 남자였다. 결국 솔로인 불쌍한 그들을 위해 나 한 몸 희생하기로 하였다. 한 손에 칵테일 잔을 들고 클럽 내부를 철저하게 탐문수색하기 시작하였다.
"잠시 검문이 있겠습니다!"
"무슨 일이시죠?"
"너무 눈이 부셔서요!"
"..........."
미모의 그녀들은 새로운 파티를 구상하기 위해 붐바를 찾은 파티플래너였다. 정말 없는 파티라도 당장 만들고 싶은 기분이랄까? 갑작스런 불신검문에도 시종일관 반갑게 맞이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였다. 게다가 조만간 근사한 파티가 계획되어 있다며 꼭 놀러오라고 하였다. 점점 붐바가 좋아졌다.
"이제 슬슬 놀아볼까요!"
어느덧 클럽의 분위기는 점점 고조되었고 신나는 음악이 나의 육체를 마음대로 조종하기 시작하였다. 분명히 올 때만 하여도 잠깐 선배한테 인사만 하고 갈려고 하였는데 역시 인생은 계획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다.
"근데 분위기 정말 좋다!"
확실히 이태원이라 그런지 홍대나 강남에 비해서 외국인의 모습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게다가 글로벌한 마인드 덕분에 금세 친구가 될 수 있었다.
"쁘리비엣!"
한눈에 보아도 범상치 않은 비주얼을 자랑하는 미녀 삼총사의 등장에 스테이지는 더욱 뜨거워졌다. 러시아에서 온 그녀들은 뛰어난 한국어 실력을 자랑하며 시종일관 유쾌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이처럼 이태원클럽은 20대 초반의 젊은 친구들이 주를 이루는 홍대나 강남에 비해 좀 더 여유롭고 차분하게 즐길 수 있어 부담스럽지 않았으며 지인들과의 모임 장소로도 꽤나 매력적이었다.
이태원클럽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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