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웅이 출동!"
얼마나 기다리고 기다렸는가? 드디어 2012 팔도 프로야구 개막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개막전에 앞서 시범경기가 한창인 잠실야구장을 방문하였다. 아직은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잠실야구장은 좋아하는 팀과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출동한 팬들로 가득하였다. 실제로 올해 시범경기는 역대 최고의 관중수를 기록하며 달라진 프로야구의 인기를 실감케 하였다.
"우리는 열혈형제입니다!"
두산베어스 경기 중계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방송국 카메라에 잡히는 중년의 남성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자타공인 최고의 열혈팬이라 불리우는 열혈형제이다. 특히 치어리더를 능가하는 현란한 응원 안무를 보고 있노라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그래도 대세는 치어리더!"
"동작 그만! 오빠! 우리 지금 야구 보러 온 거잖아 그치?"
"어어? 그런가? 그렇군!"
"지금부터 내가 좋아하는 선수들을 촬영합니다! 실시!"
"실시!"
"나의 사랑! 너의 사랑! 임재철! 불꽃사랑 임재철!"
"2012 새롭게 허슬두! 두산베어스의 새로운 캡틴!"
"오! 오재원 안타! 날려버려 오! 오재원 안타 날려버려!"
"시즌 도루왕에 빛나는 훈남 오재원!"
"송구는 나의 힘!"
이 밖에도 그라운드 곳곳에는 경기에 앞서 몸을 풀고 있는 선수들을 만날 수 있었다. 겨우내 구슬땀을 흘리며 맹훈련을 해서 그런지 하나같이 탄탄한 체격을 자랑하고 있었다. 순간 두꺼워진 그들의 허벅지가 탐이 났다.
"야야! 저기 아저씨가 자꾸 내 몸을 훑어보고 있어!
"헐! 정말 무서운 세상이야! 얼른 덕아웃으로 들어가자!"
나의 뜨거운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몸을 풀고 있던 선수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덕아웃으로 들어가버렸다. 그나저나 이제 슬슬 경기가 시작될려나보다. 본격적인 경기에 앞서 심판진들이 그라운드로 올라와 상태를 점검하였다.
"아따! 팬들 보소! 당최 시범경기 같지가 않아!"
정규시즌과는 달리 시범경기는 모두 무료로 관전할 수 있다. 누구나 경기장에 들어와 응원하고 싶은 자리를 정해 앉기만 하면 되는 시스템이다. 그러다 보니 열혈팬들은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기 시작 3, 4시간 전부터 진을 치고 있었다. 참고로 나와 여친님은 약 2시간 전에 도착하였다.
"플레이 볼!"
전광판의 시계가 1시 정각을 가리키자 오늘의 선발투수 김승회가 힘차게 와인드업을 하며 무시무시한 위력의 공을 뿌리기 시작하였다. 그와 동시에 팬들은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잠실야구장이 떠나가라 환호하며 좋아하는 팀과 선수들을 응원하였다.
"역시 야구는 직관이 제 맛이지!"
공 하나하나도 놓치지 않고 열광적으로 환호하는 관중들의 모습에서 긴긴 겨울을 어떻게 참고 버텼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하늘에서 갑자기 폭설이 내리기 시작하였다.
"금일 경기는 기상악화로 콜드게임!"
결국 2:2로 팽팽하게 이어지던 승부는 기상악화로 인해 콜드게임이 선언되었다. 아쉽기도 하였지만 인간적으로 너무 추웠기에 미련없이 잠실야구장을 나설 수 있었다. 하지만 다음날도 아침 일찍 잠실야구장을 찾아 전날 못다한 응원을 빡세게 하였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한국야구위워회는 올 시즌 목표 관중을 710만명으로 설정하였다. 이는 역대 최고로 해외파 선수의 영입과 팬들의 관심을 적극 반영한 수치로 해석할 수 있다. 이처럼 어느 해보다 숨막히는 승부가 예상되는 2012 팔도 프로야구의 성공을 열렬히 기원해 본다.
개막전에서 만나요! 뿌잉뿌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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