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대에는 바리스타가 있다?"
육군 17사단에는 장병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이색 동아리가 하나 있다. 이름하여 맥심(脈心)이다. 으레 맥심하면 당대 최고의 미녀들이 등장하는 남성 매거진 혹은 국민 커피로 불리는 모 기업의 브랜드가 떠오르기 마련인데 굳이 연관성을 가리자면 후자에 가깝다. 커피와 관련된 동아리이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고품격 원두 커피 동아리로 매주 토요일마다 모여 세계 각국의 커피 원두를 직접 추출해 마신다. 에스프레소부터 핸드드립 커피, 각종 라떼류 등 종류도 일반 카페에 못지 않다.
"이쯤 되면 드는 의문점 하나!"
어떻게 군대에서 원두 커피 동아리가 생길 수 있었을까? 이유는 두 명의 커피 애호가에게서 찾을 수 있었다. 입대 전 바리스타로 활동한 박새암 상병과 커피학을 전공한 이수익 상병이 원두 커피의 매력을 부대에 적극 알리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정식 동아리로 인정받게 되었다.
사실 현대인들의 대표 기호 식품인 커피는 하루 권장 카페인 섭취량, 약 커피 2, 3잔을 마실 경우 혈액 순환과 피로 회복, 집중력 및 민첩성 향상에 도움을 주며 이뇨 작용으로 인한 몸 속 노폐물 배출, 심장 박동 횟수를 늘려 심장을 튼튼하게 해준다. 또한 히스테리 성향을 약화시켜 주기도 해 그야말로 항시 긴장하고 집중해야만 하는 군인과는 환상의 궁합이다.
덕분에 부대 내 장병들은 맥심 동아리가 직접 내린 향긋한 원두 커피를 매일 맛볼 수 있게 되었다. 나아가 원두 커피에 관심이 많은 신세대 장병들이 대거 합류하여 직접 원두를 로스팅하고 추출하는 등 전문 바리스타 교육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커피 전문가로 변모 중이다.
"커피계의 라면 스프와도 같은 핫초코!"
하지만 제한된 재료와 도구를 활용해야 하므로 장병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도 빼놓을 수 없다. 요리계에 라면 스프가 있다면 맥심 동아리에는 핫초코가 있다.
부대 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초콜릿 시럽을 대신해 핫초코 하나로 각종 라떼류를 뚝딱 제조하는 모습에서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실제로 맛도 훨씬 더 진하고 감미로웠다.
"라테아트의 기본은 나뭇잎 그리기!"
최근에는 국방일보와 국군방송에 소개되며 주변의 관심이 더욱 뜨거워졌다며 장병들을 위한 신메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체 건장한 장병들이 모였다 하면 커피 삼매경에 빠지는 모습이 다소 낯설기도 하였으나 그들의 표정만큼은 밝고 건강함 그 자체였다.
"진한 커피 한 잔으로 더욱 깊어지는 전우애!"
무엇보다 동아리를 가입하기 전에는 서로 다른 보직, 생활관으로 인해 친해질 계기가 없었는데 매일 커피를 마시며 많은 대화를 나누다 보니 가족과도 같은 존재가 되었다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또한 힘든 전우에게 따뜻한 커피 한 잔을 건네며 먼저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 부대 분위기가 훨씬 좋아졌다고 하니 일석이조 아니 삼조의 효과를 보여 준다.
이처럼 육군 17사단 맥심 동아리는 커피라는 훌륭한 매개체를 통해 밝고 건강한 병영문화 혁신의 밑거름이 되는 소통의 중요성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아무쪼록 따뜻하고 진한 커피처럼 그들의 전우애도 더욱 굳건해지기를 응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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