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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왔구나!"
집으로 오는 길, 편지함에 PC사랑 4월호가 얌전히 꽂혀있었다. 냉큼 가지고는 집으로 뛰어갔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어머니에게 보여주었다.
"엄마! 빨리 봐봐!"
"뭔데?"
"PC사랑!"
"PC사랑같은 소리하고 있네! 엄마나 좀 사랑해봐!"
"헐? 지금 책한테 질투하는거야?"
"가만보자! 이거이거 옛날에 내가 갖다 버린 거 아냐!"
"응!"
"근데 왜 또 가지고 왔어!"
"그땐 그랬지!"
학창시절 공부만 해도 부족한 시간에 나는 열심히 컴퓨터, 게임잡지를 사모았다. 덤으로 만화책까지 말이다. 매달 참고서를 사야된다며 용돈을 받고는 서점으로 부리나케 뛰어갔다. 물론 참고서도 꼭 필요하였지만, 월간 잡지의 경우에는 시간이 지나면 서점에서 팔지 않기 때문에 언제나 나의 선택은 PC사랑이었다.
"참고서는 1년내내 팔잖아! 게다가 참고서는 친구들한테 빌리면 된다구!"
"역시 넌 맞아야 돼!"
결국 늘어만 가는 잡지를 보고, 어머니에게 딱 걸렸다. 신나게 두들겨 맞고 애지중지 모아두었던 잡지들은 결국 나의 손을 떠났다. 그나마 몇 권은 흩어져 있었기에 지금까지 남아 있었다. 당시에는 표지에 글자가 너무 많아서 표지모델이 불편해 보이는 감이 있다.
"앜ㅋㅋㅋㅋㅋㅋ 사이버 정훈병! 뭥미! 연애박사하고 싶은데!"
얼마전, PC사랑에서 인터뷰 요청이 왔었는데, 마침 서울에 있어서 바로 인터뷰를 가졌다. 여대생들이 가득한 숙대입구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인터뷰를 하였다. PC사랑은 매달 이웃사촌이라는 코너를 연재하고 있는데, 4월호의 주제는 처세술의 달인이었다. 직장편에 김국현의 낭만 IT, 영어편에 뿌와쨔쟈의 영어이야기, 연애편에 무한의 노멀로그, 그리고 나는 군대편이었다.
"군대에서 처세술이라? 그까이꺼 뭐 있나요? 그냥 대충 눈치나 살살 보면서 샤바샤바!"
"................"
"보라 저 섬세하고 우아한 손터치를!"
역시 카메라 공포증은 여전하였다. 여기자와 자연스레 대화를 하면, 아참! 참고로 PC사랑 측에서는 미모의 여기자를 전격투입하여 나를 적극 공략하였다. 눈부신 그녀가 질문하면 없는 거까지 지어낼 기세로 성심을 다해 답변하였다. 그러면 옆에서 사진작가가 열심히 촬영을 해주셨는데, 역시 사진 찍히는 것은 상당히 어색하였다.
"마지막으로 가츠씨가 목표하는 블로그는 무엇인가요?"
"초...초코파이요!"
"한결같은 마무리!"
이제 질릴 법도 한데, 나는 다시한번 초코파이 멘트를 꺼내며 훈훈하게 마무리를 하였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보편화되지 않은 당시, PC사랑 덕분에 최신 정보와 컴퓨터 관련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물론, 그때는 좀 더 편하게 게임을 하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지나고 보니 다 득이 되었다.
게다가 이렇게 멋진 인터뷰 기회까지 주셨기에 영광스러울 따름이다. 멋진 기사를 작성해주신 황재선 기자와 못난 저를 찍느라 고생하신 설동호 팀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표지모델 조은영이 누구인지 궁금하여 검색해보았는데, 포탈사이트에도 나오지 않았다. 연극으로 데뷔하여 관객과의 소통을 피부로 체험한 그녀, 설령 단역이라 할지라도 관객들에게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하였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추천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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