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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여기는 국민권익위원회입니다! 악랄가츠님이시죠?"
"국...국민권익위원회요?"
얼마전,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드디어 올 것이 온 것인가? 순간, 지난 과거를 돌이켜 보았다. 살아가며 누군가의 권익을 짓밟은 적이 있지 않은가? 곰곰히 생각해보았지만, 딱히 떠오르는 게 없었다. 굳이 한 명을 꼽자면, 군에 가 있는 동생이 떠올랐다.
설마 믿었던 동생이 배신한 것인가? 소원수리 작성하라고 했는데, 혼자 쿨하게 국민권익위원회에 제보한 것은 아니겠지? 애써 침착함을 유지한 채 통화를 계속하였다. 위기상황일 수록 더욱 냉정함을 유지해야된다.
"제보자가 누구입니까? 원한 살 일도 없는데!"
"뭥미? 영화 너무 많이 보셨다! 다름이 아니라, 국민권익위원회에서 기자단 발대식이 예정되어 있답니다. 괜찮으시면, 오셔서 특강 한번 해주세요!"
역시 사람이 죄를 짓고는 못사나보다. 괜히 쫄았다. 알고보니, 국민권익위원회 홍보담당관실에서 나를 섭외하기 위해 전화를 주신 거였다. 지난 번, 블로그 컨퍼런스에서 나의 빛나는(?) 특강을 보고 끌리셨다고 하였다. 그러고 보면 그녀의 내공이 만만치 않았다. 웬만해선 끌릴 수 없는 특강이었거늘, 독특하였다.
"진심이옵니까? 후회하시지 않겠습니까?"
"소녀! 기다리고 있겠사옵니다!"
"가야지요!"
일단 그녀의 목소리가 마음에 들었다. 물론 국민권익위원회도 마음에 들었다. 평소, 국민의 기본적 권익을 보호하고, 청렴한 공직 및 사회 풍토의 확립을 위해서 존재하는 기관이기에 나 또한, 그에 일조하는 기분으로 출동하였다. 서울로 상경한 나는 경찰청으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경찰청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었다. 서울 버스도 이제 겁 먹지 않고, 잘 타고 다닐 수 있다. 점점 진화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 대견스럽다.
최근에 국민권익위원회에서 3기 블로그 기자단을 모집하였고, 정식으로 발대식을 가지는 날이었다. 각종 임명장 수여식과 오리엔테이션, 파워블로거과의 대화, 토론, 점심식사로 이어지는 스케쥴이었다. 오랫만에 다시 무대공포증이 발동 될 기세였다. 가는 길 내내 가슴이 두근두근거렸다.
"오늘은 과연?"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가츠님!"
행사장에 도착하니, 관계자 분들이 반갑게 맞이하여 주셨다. 기자단 분들도 속속 도착하고 있었다. 통화를 하였던 그녀는 나를 자리로 안내해주고는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설명하여 주었다. 편한 분위기에서 진행될 예정이니 너무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며 당부까지 잊지 않으셨다.
"떨면 죽어!"
"손발이 오그라들어!"
내 자리에는 파워블로거 황현이라는 팻말이 떡하니 놓여져 있었다. 파워블로거라기 보다는 그저 소통을 열심히 하는 일개 블로거일 뿐인데 말이다. 오늘의 주제도 소통의 중요성에 관한 내용으로 준비하였다. 블로그라는 게 일반통행만으로는 결코 전진할 수 없기 때문에, 항상 소통이 중요하다고 스스로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소통이 없는 블로그는 왠지 너무 삭막하지 않은가? 항상 느끼는 거지만, 소통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악랄가츠의 리얼로그는 이미 옛날옛적에 잊혀졌을 것이고, 지금 이 자리에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블로그의 묘는 뭐니뭐니해도 소통이옵니다!"
"짝짝짝!"
곧, 발대식이 시작되었고, 사무처장님께서 직접 한 명, 한 명, 기자단에게 임명장을 수여하였다. 문득 나도 받고 싶은 마음이 일었다. 뭐든지 남의 떡이 커보이는 심정이랄까? 하지만 치열한 경쟁율을 뚫고 뽑힌 기자단의 포스는 나를 압도하였다. 그들 앞에서 발표를 해야된다고 생각하니, 역시 떨린다.
"심장이 터질 거 같애! 애국가라도 부를까?"
"다음 순서로는 악랄가츠님의 발표가 있겠습니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지난 번에 비해 참석인원 단촐하였고, 카메라나 방송장비가 없다는 점이다. 한결 오븟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제발! 기대하는 눈빛만은 어흐흑흑ㅜㅜ!"
다들 기대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 보았다. 이러면 또 떨린다. 주섬주섬 자료를 챙기고는 PPT자료를 실행시켰다. 그리고 20분 가량 발표를 하였다. 역시 그 순간은 기억나지 않는다. 언제나처럼,
"레드썬!"
"앜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발표가 끝났고, 무사히 자리로 돌아 올 수 있었다. 사실,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였다. 위의 사진들은 희망사항일 뿐이고, 나의 애드립은 여전히 가망이 없고, 재미도 없고, 정말 말하기학원이라도 다녀야겠다.
유독 한 친구가 나의 시선에 들어왔다.
"오호! 가츠형 멋져!"
"고마워! 흑흑!"
다들 한결같이 대인배였다. 많이 부족한 발표였지만, 넓은 마음으로 받아주셔서 고마울 따름이었다. 요즘 많은 정부부처 블로그에서 일반인 기자단을 꾸려 활동하고 있다. 일반인이기에 보다 자유롭고, 개성있는 기사를 접할 수 있다. 글을 읽는 독자 입장에서도 부담이 덜하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느낄 수 있었다. 누구보다도 열정적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기자단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앞으로 신선한 그들의 기사를 보는 재미가 솔솔할 것 같다.
3기 국민권익위원회 기자단! 아자 아자 파이팅! (http://blog.daum.net/loveacrc)
추천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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