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평에서 맛보는 메밀 모듬!"
강원도 봉평하면 으레 메밀이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른다. 우리나라 현대 단편문학의 대표작인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가산 이효석 선생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메밀꽃 필 무렵은 그가 태어나고 자란 강원도 봉평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소설 속 메밀밭 풍경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봉평을 방문하고 싶고 나아가 메밀의 참맛을 느끼고 싶을 것이다. 몇십 년 전만 하여도 메밀은 강원도 산골의 가난한 서민음식으로 지금의 이미지와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요즘 메밀의 영양학적 가치가 재조명되며 국민 건강 음식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나 역시 봉평을 방문하면 잊지 않고 이효석 문화관 근처에 위치한 단골 메밀집을 찾아 메밀국수와 메밀묵, 부치기, 전병, 감자떡 등 메밀로 만든 향토음식을 꼭 맛보고 온다.
"우리나라 최초의 허브 테마파크!"
메밀음식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찾아간 곳은 요즘 메밀만큼이나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허브를 주제로 한 테마파크, 봉평 허브나라 농원이다.
1993년 개장한 허브나라 농원은 약 1만 여 평의 밭에 100여 종 이상의 허브를 직접 재배하고 있으며 용도별로 알기 쉽게 허브를 소개하고 있는 허브가든을 중심으로 코티지가든, 셰익스피어가든, 나비가든, 어린이가든 등 아기자기한 테마로 꾸며져 있다. 지난 2009년에는 환경부 생태관광 20선에 선정된 강원도의 대표적인 자연생태관광지이기도 하다.
"허브를 보고 배우고 먹고 마실 수 있는 허브나라 농원!"
흥정 계곡에 자리하고 있는 봉평 허브나라 농원에 들어서면 마치 동화 속 주인공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 절로 든다. 13개의 테마 가든을 통해 아름다운 다양한 허브를 만날 수 있다. 특히 허브의 역사, 생활 속의 허브 등 평소 잘 알지 못했던 부분을 눈으로 직접 보면서 체험할 수 있어 가족 나들이 코스로도 안성맞춤이다. 물론 이날은 커플들의 데이트코스로 더욱 인기였지만 말이다.
정원 입구를 따라 들어가면 가장 먼저 허브나라 가든 1번지인 중세가든을 만날 수 있다. 로마제국이 멸망하고 중세의 암흑시대에도 허브만은 쇠퇴하지 않고 성체의 장원이나 수도원에서 약초로 재배되었다. 중세의 수도원에서는 정원에 약용식물, 과수류와 허브를 함께 재배하였는데 이것이 지금의 허브가든의 시초라고 볼 수 있다. 이후 허브는 점차 발전하여 세계적으로 널리 보급되었다.
이어서 락가든, 나비가든, 코티지가든 등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주제를 이용하여 허브의 특별한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하지만 찾아간 시기가 아직은 이른 봄이었기에 야외 가든에서는 허브의 아름다운 자태를 만나볼 수 없었다.
"우리 5월에 만나요!"
야외 가든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본격적인 개화기인 5월에 방문하면 된다. 그렇다고 허브를 전혀 만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사계절 푸르른 허브향기를 즐길 수 있는 유리온실이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추운 겨울바람이 쌩쌩 불어도 허브나라의 유리온실에 들어서면 후끈한 열기를 느낄 수 있다.
"허브나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유리온실은 이름에서처럼 유리로 꾸며진 벽과 지붕, 고풍스런 조명 등으로 인해 마치 유럽의 대저택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였다. 비단 허브 뿐만 아니라 실내용 식물로 적합한 관엽식물, 다육식물, 화초들이 함께 어우려져 아름다운 매력을 한껏 발산하고 있다.
"허브나라 농원에서 즐기는 다양한 먹거리!"
테마파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단연 먹거리이다. 허브나라 농원에는 자작나무집 레스토랑과 허브찻집, 베이커리맘, 파머스마켓 등 허브를 주재료로 만든 갖가지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허브나라 농원에서 직접 재배한 허브를 가미하여 향과 맛을 더한 비빔밥정식, 카레정식, 닭찜정식, 함박정식 등의 메인요리부터 허브빵과 쿠키, 케익과 같은 디저트까지 다양한 메뉴가 판매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놀라운 점은 기존 테마파크와는 어울리지 않은(?) 저렴한 가격이었다.
"건강에 좋은 허브차와 아이스크림!"
하지만 이미 메밀음식을 배불리 먹고 왔기에 몸에 좋은 허브차와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이처럼 봉평 허브나라 농원은 100종이 넘는 허브의 향기와 빛깔을 직접 보고 맡고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허브로 만든 양초부터 잼, 비누, 장식품까지 현장에서 바로 구입하거나 직접 만들 수 있어 아이들의 체험학습현장으로도 무척 좋을 듯하다.
다가오는 봄을 맞이하여 강원도 봉평에서 지난 추운 겨울 동안 꽁꽁 얼었던 마음을 녹이고 따사로운 봄볕을 온몸으로 맞이하여 보는 것은 어떨까?
봄봄봄봄 봄이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