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지난 글보기
"PD님! 저 도착했어요!"
"1층 커피숍에서 만나요!"
1층에 있는 커피숍으로 들어갔다. 공지천이 한 눈에 보이는 위치에 자리한 춘천 MBC는 정말 아름답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 곧 최PD가 도착하였고,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잘 지내셨어요?"
"아이구 먼 길 오시느라 고생했어요! 일단 시나리오부터 살펴봐주세요!"
"어디 한번 보자!"
최PD는 준비하신 시나리오를 건네주었다. 제목은 아직 가제이다. 참고로 지난번에는 경황이 없어 소개를 못해드렸는데, 최PD는 21회 한국PD대상 수상자이다. 당시 같이 수상한 작품으로는 다큐 부문에 북극의 눈물, 예능 부문에 1박 2일이 있다. 신나軍 프로그램으로 당당하게 수상하신 대한민국 최고의 PD이다.
순한 외모와는 달리, 작업에 들어가면 폭풍 카리스마를 보여주신다. 그렇다고 언성을 높이는 것도 아니다. 그저 잔잔한 그의 말 속에는 거부할 수 없는 파워가 느껴진다.
"절대 카리스마!"
지금은 신나軍을 떠나 새로운 다큐멘터리를 준비하고 계신다. 그것이 바로 오늘 이 자리에 내가 온 이유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도입되는 플래시애니메이션다큐멘터리다. 실제 장병의 입대부터 전역까지의 영상을 틈틈히 취재하여 동영상과 플래시애니메이션으로 만들 계획이기에 정말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주호민 작가님은 언제와요?"
"주호민 작가님은 바빠서 참석하지 못한다는 통보!"
자문위원으로 나와 짬을 그린 주호민 작가가 오기로 하였는데, 바쁜 작업으로 인해 참석하지 못한다고 하였다. 역시 인기작가는 바쁘다. 그러나 오늘 플래시애니메이션을 담당하는 장석조 감독이 오시기로 되어있다. 이 작품은 최PD과 장감독의 합작품인 것이다.
"근데 장석조 감독이 뉴규?"
"오인용!"
그렇다! 그는 대한민국을 폭소의 도가니로 만들어버린 당대 최고의 작품, 오인용을 제작하신 분이다. 그의 작품으로는 연예인지옥, 신연예인지옥, 폭력교실, 미안하다 애들아, 싸이뮤직비디오, 면제받지 못한 자 등이 있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오인용을 안 본 사람이 없을 것이다. 입대전, 친구들과 오인용을 보며 얼마나 웃었던가? 한편으로는 당장 내가 오인용의 무대로 들어간다는 생각에 무섭기도 하였다.
"그리고 한분 더 와요!"
"설마? 정지혁 병장님은 아니겠죠?"
걸죽한 육두문자를 남발하며 후임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밀어 넣는 대한민국 육군 병장 정지혁, 사실 실제 성우의 본명이다. 아니 오인용에 등장하는 케릭터는 모두 성우들의 실제 본명이다.
"각잡고 기다려야 되는 거 아녀요?"
"걱정마셈! 말년 병장은 시체놀이하기도 바빠요!"
"그럼 뉴규?"
"이병 김창후!"
잠시후, 장감독과 김창후 성우가 들어왔다. 특유의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약자의 모습을 재미있게 대변해준 대한민국 육군 이병 김창후, 그가 정말 내 눈 앞에 나타난 것이다.
서로 처음 보는 자리라서 어색할 법도 한데, 장감독과 김성우는 반갑게 나를 대해주었다. 부끄럽게도 나의 책을 재밌게 읽었다는 말씀까지 잊지 않고 해주셨다.
"영광이옵니다!"
"니가 악랄가츠구나! 정지혁 병장 같은 색히!"
".............."
"가츠 병장님! 너무 무서워요! 때리지 마세요!"
".............."
뽀얀 피부에 절대 동안을 자랑하는 김성우는 폭발하는 끼를 보여주며 시종일관 웃음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생생하게 들리는 그의 목소리가 정말 너무 신기하였다. 커피숍에 있는 손님들도 웃음을 참지 못하고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 연예인과 함께하는 기분이었다. 오랫만에 그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하시는 분들을 위해 동영상도 준비하였다. 마지막에 확인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앨범을 보는 장면으로 바꿔도 괜찮을 거 같아요!"
"오호 괜찮은데요!"
곧 이어 갓 제대한 파릇파릇한 최PD의 조카와 조카친구 분까지 합세하여 열띤 토론을 계속하였다. 그렇게 여섯 남자들은 자신들의 군생활 경험을 이야기하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사실, 전날 밤을 새는 바람에 무척 피곤하였음에도 전혀 힘들지 않을 정도로 유쾌한 시간이었다. 시계를 보니, 어느새 4시간이 훌쩍 흘렀다.
"다들 수고했어요! 이제 밥먹으러 갑시다!"
열심히 떠들어서 그런지, 무척 배가 고팠다. 우리는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식당으로 가는 도중에도 남자들만의 수다는 쉴새없이 이어졌다.
"끝....끝내줘요!"
신나게 고기를 먹고, 우리들은 서둘러 동서울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미 경주로 가는 막차가 떠났기에 동서울에서 타야만 했다. 몸은 무척 고되고 힘들었지만, 좋은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즐거웠다. 벌써부터 다음 만남이 기다려진다.
"대박 예감!"
반응형
'가츠가 만난사람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츠의 취재이야기,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 (117) | 2010.08.20 |
---|---|
가츠의 취재이야기, 김병지 골키퍼 (167) | 2010.06.04 |
가츠의 취재이야기, 엄정화 (164) | 2010.03.15 |
가츠의 취재이야기, 강산에 (163) | 2010.02.23 |
가츠의 취재이야기, 김상훈 교수님 (167) | 2010.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