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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처럼 시간적 순서에 따라 전개되지 않으며, 그때그때 기억나는 사건을 재구성하여 작성하고 있습니다. 고로 예전 글을 안 읽으시고 바로 보셔도 무방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신 분은 윗부분에 위치한 지난 글보기를 이용해주세요!
밤 늦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 유난히 몸과 마음이 무거웠다. 특히, 월요일은 다른 날보다 곱절로 피곤하였다. 평소 초낙천적인 뇌세포를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나였지만, 최근들어 신경 쓸 일이 많아서인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다가 문득, 밤하늘에 떠 있는 달을 보았다.
"우와!"
도심의 아파트 위로 초승달이 멋드러지게 누워 있었다. 부랴부랴 차를 세우고 한 컷 찍어보았다. 아쉽게도 망원렌즈와 삼각대가 없어서 잘 나오지는 않았지만, 자세히 보면 초승달 위에서 토끼가 열심히 절구통을 찧고 있었다.
"그래! 토끼도 먹고 살자고 저렇게 열심히 방아 찧고 있는데, 나도 최선을 다하자!"
멋진 초승달을 보며 다시 각오를 다진 나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내일 올릴 포스팅을 하기 위해 일단 컴퓨터 전원부터 켰다. 어느새 하루를 마감하는 중요한 일과가 되어버린 블로깅이다. 가끔은 피곤한 나머지 바로 침대 속으로 들어가서 기절하는 날도 있지만, 왠만하면 꼭 작성할려고 노력한다. 오늘은 서론이 너무 긴 거 같다. 바로 본론으로 고고씽!
나에게는 2개의 도장이 있다. 케이스도 모양도 재질도 전혀 다른 도장이지만, 한 가지 공통 분모가 있다. 군대이야기니깐 당연히 답은 군대이다.
왼쪽 편에 보이는 도장은 37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역을 한 달 앞둔 나는 어느 때처럼 시계만 바라보며 시체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옆에서 나와 같이 시체놀이를 하고 있는 3개월 후임인 배병장이 보였다. 사실, 나는 닉네임인 '악랄가츠'와는 어울리지 않게 후임들에게 악랄하게 굴지 않았다.
"그건 니 생각이고!"
그래 다시 고쳐말해보자. 나는 악랄하게 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후임들은 유난히 나를 무서워하였고, 잘 따랐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아마 타고난 외모때문이 아닐까 싶다. 게다가 나이도 꽤나 많은 편에 속했고, 덩치도 좋았다.
"다 필요없고, 니 인상이 겁나 험악했어!"
아무튼 나는 누구보다도 편하게 후임들의 보필을 받으며 말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지루한 나머지 옆에 있는 배병장에게 장난을 걸었다. 그러고보면, 나는 배병장을 참 많이 갈궜다. 그것도 진심으로 말이다. 계급사회인 군대이다보니 선후임간의 지적과 갈굼은 하루에도 수십번 일어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나는 유독 배병장에게만 진심으로 갈군 적이 많은 거 같았다.
물론, 배병장이 혼날만한 짓을 많이 하였다. 가끔은 묻어버리고 싶은 적도 많았고, 살인충동도 많이 느꼈다. 그렇다고 어리숙한 고문관은 절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조직사회에 아주 잘 적응하는 전형적인 인간이랄까? 사실 생각해보면 그의 모습에서 내가 보였기 때문에 유독 심하게 갈군 거 같았다. 배병장은 나를 무척 많이 닮았다.
"전 세상에서 가츠병장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마 나와 같이 생활하는 배병장의 속마음이 아닐까? 그만큼 나는 항상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고 보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회심의 드롭킥을 선사하였다. 그렇게 배병장은 전입오자마자 1년 8개월을 나와 같이 지냈다. 얼마나 힘들어겠는가? 그와 나의 차이점이라면, 나는 완전범죄를 구사하였고, 그는 나에게 항상 범죄가 발각되었다는 것이다.
"군대인지 경찰서인지 분간이 안되었습니다. 향숙이 예뻤다? 아닙니다! 가츠는 악랄했다!"
어찌되었건 배병장에게 나는 눈엣가시였음에 틀림없었다. 나만 없었다면, 훨씬 편하게 군생황을 할 수 있었을테니 말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그도 나도 병장이 되었다. 이제는 서로 집에 갈 날만 기다리며 시체놀이를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가츠병장님! 한자 이름이 어떻게 됩니까?"
"왜? 이색히! 전역하면 내가 괴롭혔다고 소송걸려는 거 아냐?"
"..............."
얼마 후, 배병장은 휴가를 나갔다가 돌아왔다. 점호 청소시간, 나는 공원에서 담배를 피며 멍 때리고 있었는데, 휴가복귀를 한 배병장이 나에게 주삣거리며 다가왔다.
"아따! 무슨 군디스를 태우고 계십니까? 안습입니다! 안습!"
"이게 또 개념없이 까분다! 확!"
"워워! 제가 그래서 우리 가츠병장님을 위해 던힐을 준비했지 말입니다!"
"개...개념 있는 녀석!"
"하하! 개념은 이미 충만하지 말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배병장은 바지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더니 내 앞으로 내밀었다. 그것은 바로 내 한자이름이 새겨진 도장이었다. 며칠전 내 생일이었는데, 휴가 나간 김에 선물삼아 사가지고 온 거였다.
"후훗! 고이고이 간직하십시오! 볼 때마다 제 생각날 거라능!"
"..............."
두번째 도장은 며칠 전에 받았다. 얼마 전, 역시 나의 생일이었는데, 포병학교에서 경리병으로 근무하고 있는 동생이 휴가를 나오면서 가지고 온 것이다. 경리과에서 근무하다보니, 외부업체 직원이 자주 방문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특별히 나를 위해 거금을 들여 주문하였다고 하였다.
"형! 이거 완전 백프로 주문제작 한정판이거든!"
괜히 엊그제, 동생에게 한우를 먹인 게 아니었다.
2010/01/18 - [가츠의 옛날이야기] - 가츠의 옛날이야기, 한우
지금 이시간, 나랑 신나게 놀다가 휴가복귀를 앞두고 내 방 침대에서 곤히 잠든 동생의 얼굴과 군 시절 찍은 한 장의 사진이 나로 하여금 따뜻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정말 서정적인 밤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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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사진 정감있고 좋아요~!!!
가츠님은 삼형제 중 맏이 삘...?ㅎㅎㅎ
이쁜 도장이 두개나.... +ㅁ+ 배병장님 동생 모두 센스만점~!!
가츠님은 동생에게 한우를....
저는 옷을 줬는데... 전 뭘 받을수 있을까나요...ㄷㄷㄷ
아...주고 간거 있긴 있다...깔깔이..-_-+
하하 깔깔이 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거 따뜻함으로 따지자면
지상 최고의 아이템이죠! ㅋㅋㅋㅋㅋㅋ
오홍 사연깊은 도장이로군요 ㅎㅎㅎ
배병장님이 혼나긴 많이혼났어두 고마운것두 많았었나부네요
가츠님 악랄하지만은 않았던듯??????ㅋㅋ
아니면 살기 위해 주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앜ㅋㅋㅋㅋㅋㅋ
음.. 사진을 보니 후임들이 왜 무서워 하는지 이해가 가는군요?ㅎ
앜ㅋㅋㅋㅋㅋ
그나마 선하게 찍힌건데 말이예요! ㅋㅋㅋ...
도장이 럭셔리~~~~
한정판이라 그런강? ㅋㅋㅋ
요즘은 사인이 일반화되었지만....
도장이 꼬옥 필요할 때가 있지요.
집 살 때!!!
인감 만들어 잘 간직하셨다가....
매매계약서에 확실하게 꾸~~~욱 눌러주세요. ㅋㅋㅋ
하하 얼른 내 집 마련을 꿈꾸어야겠네요! ㅎㅎㅎ
계약서에 멋진 도장을 쾅! 하고 찍을게요! ㅎㅎㅎ
정말 뜻깊은 선물이로군요...
도장선물이 말이 쉽지.. 관심없는 사람에게는 하기 힘들것 같은데...
배병장과 동생분의 정성이 느껴집니다..
정말 고마운 녀석들입니다! ㅎㅎ
도장 볼 때마다 그들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서
너무 행복하네요! >.<
군생활 날로 먹은 넘아~ 배병장은 3개월 후임이 아니라 4개월 후임이라고~
4월12일 은 내가 입대날짜다 밥팅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 가츠님 천적(?) 윤이병님...ㅋㅋㅋ
고로 가츠님 긴장 안하시면 다 들통난다능...ㅋㅋㅋ
윤이병 왈
난 너가 한일을 모두 알고 있다...ㅋㅋㅋ
앗! 그렇군! ㅋㅋㅋㅋㅋㅋㅋㅋ
요즘 형이 정신이 없구나! ㅋㅋㅋㅋㅋ
가츠님 역시 인기 짱이셨는듯
ㅎㅎ 그나저나 동생분도 멋있으시네요
역시 남자의 의리와 형제애란 아흑 T^Tb
그래도 평소에는 항상 티격태격!
전쟁터가 따로 없답니다! >.<
생각해 보면 전 전역할때 가지고 나온게 별로 없군요..ㅎㅎ
요런것 보면 항상 부럽습니다. ^^
하하 저 때도 금전거출이다 말이 많아서 ㅜㅜ
딱히 많은 것을 받지 못하였어요 ㅎㅎ
그나마 몇 안되는 추억거리라 그런지
더 소중하네요 ㅎㅎ
ㅎㅎ 저는 훈련소때 만들었던 육군훈련소 마크가 찍혀있는 도장이 있다는거...ㅋㅋㅋㅋ
아주 유용하게 쓰고있죠...ㅎㅎ
호오! 훈련소에서 만드셨군요! ㅎㅎㅎ
27사단 신교대에서도 퇴소할 때,
신청받은 거 같은데, 저는 신청을 안했네요 ㅜㅜ
이럴 줄 알았으면 소장품으로 하나 만들껄 그랬네요 ㅜㅜ
아아.. 육군훈련소에서 만들라고 강요아닌 강요를 해서..
소신있게.. 안만든다고 했는데..
동기들 만들어서 온것보니.. 쫌 탐다더군요..
괜히 한우를 드시게한게 아니였군요..
가츠님의 예지에 탄복했습니다..
저도 신교대에서 만들 기회가 있었는데,
안 만들었어요 ㅜㅜ
지금 생각해보면, 기념삼아 만들어도 좋았을텐데,
아쉽네요 ㅎㅎ
가츠님 이글을 읽다가 제 눈을 끌어당긴 것은 살인의 추억 화면 캡쳐....
한국 자장면 먹고싶다.
그 사진만 한 1분간 보고 있었음....
도장까지 해 주는 후임을 두셨다니 좋으시겠네요...
가츠님 글도 글이지만 사진에 제 눈길이 더 갔던....
미안요 가츠님..
자장면! >.<
저는 한국에 있으면서도 안 먹은지 몇 달 된 거 같아요! ㄷㄷㄷ
간만에 한 그릇할까요? ㅎㅎㅎ
후우.. 마음 같아선 배달해드리고 싶지만 ㅜㅜ
제대로 뿔겠죠? ㄷㄷ
웅...그러고보니 도장은 선물로 받아본 기억이 없는데...
꽤 멋진데요? 오래 간직할수도 있고...
정말 뜻깊은 선물인것같아요...^^
저도 군대에서 처음 받아보았습니다 ^^*
오래오래 간직하며 그를 추억해야겠습니다 >.<
으음..역시나.. 선물이랑 고이고이 기억에 남는편인데
도장이라니 특히 더 한 느낌이네요...
그러나 선물은 현찰박치기가 최강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농담농담..]
도장이 매우 고급스러워 보입니다... 가죽케이스 안의 도장 모양이 궁금한걸요..? 훗..
하하 저희 어머님도,
선물보다는 현찰박치기를 훨씬 선호하셔요! 하하;;;
가죽케이스안의 도장은 위에 사진에 보면 큰 녀석이예요! ㅎㅎㅎ
매화석으로 만들었다고 동생이 침을 튀기며 자랑하더라고요! ㄷㄷㄷ
도장 이뿌네요~~ 저두 맘에 드는뎅 저런도장 ㅋㅋㅋ 이뿌다용~
감사하다뉴! >.<
근데 아직 한번도 안 찍었다능 하하;;;;
이건 뭐 소장용이네요 흑흑
사이좋게 지내는 형과 동생... 보기 좋고 부럽네요.^^
제게는 6살 위인 형이 있는데 직장생활하고 연애하느라 집에서 일찍 나가고 늦게 들어와서 얼굴 보기도 어렵습니다 ㅋㅋ
제가 막내라 그런지... 제게도 가츠님의 동생 같은 동생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하;; 저는 가끔 형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는데,
돌이켜보니, 제가 형인게 훨씬 나은 거 같아요 하하하 ㅋㅋㅋ
엄청 귀찮게 할 거 같아요! ㄷㄷㄷ
비밀댓글입니다
헤헷! 반짝반짝 예뻐요! ㅋㅋㅋ
마구마구 찍는 날이 와야할텐데,
대출서류만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
헛..동생분이 포병학교에 계셨었군요..
제가 포병학교장 운전병이었습니다.ㅎㅎ
물론 8년전 이야기이지만요..ㅎㅎ
지금도 앵간한 부사관들은 다 연락하고 지내는데..ㅎㅎ
학교 주임원사님께 전화 함 해드릴가요?
와우! 포병학교장 운전병출신이시군요! ㄷㄷㄷ
하하;;; 동생 녀석, 이제 왕고라서 ㅋㅋㅋㅋㅋ
무관심이 도와주는게 아닐까요? 앜ㅋㅋㅋㅋㅋ
어차피 경리병이라 그리 힘든 것도 없는 거 같아요.
부러운 녀석이옵니다 하하;;
그나마 포병학교에서 유일하게 여군이 있는곳이 경리쪽입니다..
저때는 여군 중위가 담당이었습니다.
맨날 세차용품 구입비용때문에 싸워서 너무나도 앙숙이었지요.ㅡ,.ㅡ
와우! 저는 군생활할 때,
여군과 생활한 적이 없어서...
가끔 병원이나 본부에 가면,
부럽더라고요! ㅎㅎㅎ
특별한 의미가 있는 도장이네요~~ 보기 좋습니다^^
네 ^^*
따뜻한 마음이 듬뿍 담긴 도장이네요! >.<
오호라.. 사진을 보니. 행정반 앞이네요.. 아~~~ 가끔 그리워지기도 하는곳~~
하하 행정반 출입문이랑 똑같죠?
아마 2소대 3소대사이 외부 출입문이었던 거 같아요.
일자형 구형 막사의 특징이잖아요 ㅎㅎㅎ